가재가 노래하는 곳

(2021.3.3. 페이스북 기록물)

가재가 노래하는 곳(델리아 오언스)

어렸을 때부터 속독을 즐겨하던 나는, 책을 음미하면서 읽는 것을 어려워 한다.

빠르고 신속하게 큼직한 사건을 읽어내고 결론을 알아내는데 익숙하다.

특히 소설을 제대로 음미하질 못하는 것 같아서 소설을 읽을 때는 의식적으로 그 행간과 단어에 집중하고자 마음을 다잡고 노력하곤 한다. 이 책도 그랬다.

첫 몇페이지는..

 

 

아 정말.. 진짜 너무 재밌었다.

완전 빠져들어서 저녁부터 새벽까지 몇 시간동안 싹다 읽어버렸다.

돌아보니 습관을 못버리고 속독모드로 읽은듯 하다.

작가님과 번역가님의 섬세한 선택까지 충분히 느끼지 못했다는 반성을 다시 해보지만.. 그럴수밖에 없을정도로 정~말 너무 재밌고 궁금했다.

그냥 잠시, 타임캡슐을 타고 노스캐롤라이나의 늪지에 들렀다가 수십년의 시간을 하루같이 보내고 온 느낌이다.

외로움 덩어리로 보여지는 카야에게 있어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카야에게 가장 익숙하고, 가장 편안하기에 카야 스스로가 그녀 자신이 되게 하는 곳 혹은 존재의 목적으로 읽혀졌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 있었기에 외로움이 아름다움이 되었다.

뭐.. 사실 이렇게 단순하게 표현하긴 어려운 것이, 그 외로움과 아름다움 사이에는 솔직히 별로 경험하고 싶지 않은, 아니 아예 없어야 할 추악한 가정사 및 연애사 그리고 ‘죽을 사’ 또한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 ‘사’들은 카야의 삶이 아름다웠다고 이야기 하는데 걸림돌이 되지 않았고, 이 깨달음은 마음에 잘 새기고 싶은 교훈이 되었다.

(2021.3.3. 페이스북 기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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