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싸이월드 블로그 기록물)
고무줄 당기기.
가위바위보를 했는데 졌습니다.
이긴 친구가 제 팔에 고무줄의 한쪽을 갔다댄 후 나머지 한쪽을 팽팽하게 잡아당깁니다.
아.. 아무리 벌칙이라긴 하지만..
팔 뿐만 아니라 온몸이 후덜거립니다.
이미 머리엔 땀이 삐질..
언제 고무줄을 놓을지 모르는 긴장감..
결국 그 얇디 얇은 고무줄에 세게 한번 당하고 엄청 고통스러워하지만,
그래도 또 가위바위보를 합니다.
고무줄 당기기.
연애를 할 때 고무줄 당기기의 기술이 있어야한다고들 하지요..??
솔직히 저는 그 심리를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좋으면 좋은거고 싫으면 싫은거지, 왜 고무줄 당기기를 해서 진땀 빼게 만드는지..!!
제게 고무줄 당기려는 사람도 맘에 안들고, 저도 고무줄, 당기려고 시도조차 안한답니다.
그렇게 감정을 소비하는 것부터 맘에 안들뿐더러, 실은 고무줄을 당기는 방법을 잘 모르기도 하구요ㅠㅠ
그런데 한가지 인정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고무줄 당기기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긴장상태에 있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헐헐~~
그가 고무줄 당기기를 시도하고 있는지 어쩐지는 몰라도, 왠지 고무줄 당기기와 비슷한 상황(예 : 아무런 예고없이 갑자기 연락이 안됨, 말이 줄었음, 그러다 다시 연락도 잘되고, 분위기도 좋아짐 등등)을 겪었을 때를 기억해보면, 확실히 온 마음이 그에게만 집중되어있었던 것 같습니다.
고무줄 당기기.
실은 요즘 왠지 하나님이 고무줄 당기기를 하고계시는 느낌입니다..
“하나님!! 이 긴장감.. 도대체 어떻게 설명되는지요. 이거, 고무줄 당기기도 아니고!!!!”
정말 이런 긴장감은 너무 낯설어서 어떻게 해결시켜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무슨 긴장감이냐면..
“나는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귀한 딸이야. 나는 특별해. 나는 늘 항상 하나님과 동행하고 있어. 하나님과 함께 하기는 정말 즐거워. 하나님도 기뻐하고 계실거야.”
VS
“너 너무 교만한거 아니니?? 넌 아무리 그래봐야 죄인이야. 니가 뭐길래 특권의식을 가지고 있니?? 예수 그리스도??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사랑 또한 습관처럼 되버린건 아니구?? 아무리 그래도 넌 죄인이야. 최소한 그 무시무시한 교만죄!!”
아.. 정말 이 둘의 긴장감 사이에서 정말 괴롭습니다.
요즘 여전히 하용조 목사님의 [로마서 강해]를 보고 있는데.. 거의 비몽사몽으로 들은 것 같은데도..아주 그냥 절 뒤집어 놓습니다. 정말 “로마서”, “로마서”하는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 50여일의 장정이 완전 끝난 후에야 진정한 감동과 기쁨으로 “아!! 진짜 이것이 로마서구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니, 꼭 그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참..불편합니다..
사랑을 충분히 받고 있다라는 만족감, 기쁨, 그리고 높아지는 자존감.
사랑을 받을만한 자격이 없다는 민망함, 우울, 그리고 낮아지는 자존감.
그나마 예수님이 이 중간에 계셔서 이 고무줄이 겨우 끊어지지 않고, 어느 한쪽으로도 튕겨 나가지 않고 있다는 건 알지만..아.. 그래도 이 긴장감은 참 진땀빼게 만듭니다.
음..
이번 2008년..한해동안 하나님을 좀 더 깊이 알게되면서, 어느 순간 한가지 결심한 것이 있었는데..
“내가 겪고 내가 아는 하나님만 말하자!! 내가 지킬 수 없는 하나님의 명령은 절대 조언하려고 하지도 말자!!”는 것이었습니다. 어느순간 보니, 제가 입으로 말하고 있는 것과 저의 모습이 너무 다르더군요. 제 가식스러운 모습이 참 역겨워서 이런 결심을 하게 되었었습니다.
이 이후의 시간은 짧았지만..그 사이에 눈치챌 수 있었던 한가지 놀라웠던 사실은, 제가 진짜 아는 하나님과 제가 직접 경험한 말씀들만을 말하고 나누더라도, 정말 뭔가 다르더라구요. 일단 제 스스로가 자신있었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들 또한 뭔가 편안해 보였습니다. 뭔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따뜻함도 그 대화가운데 느껴졌구요.
이렇게 나름대로 “종교인”이라는 껍질을 벗어내려고 시도해왔었는데..
혹시라도 내가 아직 “종교인”의 탈을 쓰고 있는건 아닐까라는 걱정이 들기시작하면서.. 그래서 예수님을 향한 참 사랑과 감사 없이, 죄인으로서의 그 회개의 진정한 감격 없이 “하나님의 자녀라는 특권의식”만 가지고 사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면서..이 긴장감은 점점 절정에 달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런 견디기 어려운 긴장감을 통해 더 하나님께로 집중하게 하시는 하나님 그분을 발견하고는, 혹시
그분이 지금 고무줄 당기기를 하고 계시는건가
라는 유치한 생각에 도달했습니다.. 그래서 실은 이 때 저도 모르게 피식 웃어버렸답니다.
아.. 지금으로서는 로마서의 50여일의 여정이 참 멀게만 느껴집니다. 이런 긴장감을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런지…
그래도 이 긴장감이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사랑의 지혜로운 전략이라는 것을 기억하며 매일 한발자국씩 나아가보려구요..아자아자!!!
하나님.
저 하나님께서 사랑해주시는 하나님의 딸 맞지요..??
그걸 자랑스럽게 생각해도 되는거지요..?? 그걸 기뻐해도 되는 거지요..??
실은 그것만큼 자랑스러운 것과 그것만큼 기쁜게 없는데.. 이것이 절 교만하게 만든건 아니었나를 다시 돌아보고 있어요.
예수 그리스도.. 솔직히 예수님 당신의 그 피흘리신 고통에 매일 진정으로 감사하지 못했거든요.
그보다도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저의 Best friend가 되어주신 그 사실을 그저 더 기뻐하고 누리고 있었거든요.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은 그 회개하는 마음과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기뻐하는 마음.. 어떻게 보면 이 극단적인 두가지의 마음 가운데서 긴장감을 지키고 있는게 생각보다 많이 힘드네요.
그래도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을께요. 늘 저와 함께해주시는 하나님 당신을 생각하며, 늘 저를 사랑해주시는 하나님 당신을 생각하며 한발자국씩 하나님께로 나아갈께요. 꼭 저와 함께해주세요^^ 아!! 그리고 그나저나 하나님. 이상하게 어금니가 조금씩 시리네요..?? 이거 썪은거면 골치아픈데..ㅠㅠ
하나님. 한국 돌아갈때까지는 치과갈 일 없게 해주세요..ㅠㅠ 히잉..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2008년. 싸이월드 블로그 기록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