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연결고리 feat.딸과 나

(2019.8.12. 페이스북 기록물)

아이랑 1분도 놀아주지 못했다. 통근버스 한시간을 겨우 버티고, 평소에 10분이면 도착할 집까지 30분이 걸려서 걸어온 후, 집에와서 엄마께 부탁하고 좀 더 누워있었는데도 두통이 가시질 않았다.

맥아리 없이 누워서 아이한테 핸드폰으로 뽀로로를 보여주고, 루돌프 동화도 틀어주고, 겨우 약발이 좀 받아 몇 번 일어나 엎어준 후 잠자리에 다시 누웠는데, 아이에게 너무 미안해서 꿈나라에서 재밌게 놀자고 했다. 뜬금없이 자동차 이야기를 하길래..

꿈나라 가서 자동차 탈까?
싫어
그럼 버스 탈까?
싫어
그럼 비행기 탈까?
싫어. 비행기에서 아파서 토했잖어.그러니까 버스타자!! 부릉부릉~

아이는.. 이번 여행 귀국길에 5시간 중 3시간동안 토했었다.

최근까지도 계속 비행기타고 후아힌 또 가자 약속~! 이렇게 먼저 고리걸길래 비행기 구토사건은 꿈중에 있나보다 했는데, 오늘 어린이집에서 비행기 그림을 보고 아이가 토했었단 얘기를 했단다. “내가 너~무 몸이 안좋아서 비행기에서 토했어.”

30분동안 주저 앉고 서고를 반복하며, 이것이 입덧하는 이의 어지럼증일까, 숙취의 현상같은 걸까 세상의 비슷한 증상을 겪을 이들과 같이 괴로워하며 걷다가 ‘하나님 제발 조금만 도와주세요.’ 하는 순간 참을 수 없이 vomit.. 아..뭐지..? 다행히 조금 걷다보니 엄청 굵은 빗줄기가 걱정말라는 듯이 쏟아졌다.

아이에게 붙어서 누워 “엄마는 OO랑 꼭 붙어있을때 너무 행복해. 꼭 붙어서 자면 내일 하나도 안아플것 같아.”라고 이야기를 해서 그런가, 조금 불편할 때 늘상 하듯이 “엄마, 비켜줄래?”라고 말하곤 1초도 안지나서 “아니야! 안비켜줘도 돼!”라며 나를 꼭 끌어안아줬다.

연결고리에 행복하고, 진짜 아프기 싫다.

(2019.8.12. 페이스북 기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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