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業一致

(2019.10.4. 페이스북 기록물)

남편이 요근래 매일 같이 언급하던 삶의 모양.

덕업일치의 삶을 살고 싶다고 매일같이 괴로워했는데 도대체 여기서 ‘덕’이 뭘 말하는 걸까 찾아봤더니 세상에, 덕후(오타쿠)의 덕질의 ‘덕’ 이었다.

결국 남편은 스피노자의 삶에서 답을 찾았다며 위로받고 있기는 하지만, 난 정말 남편이 덕업일치의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정말 즐겁게 빠져서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온몸을 던졌으면 좋겠다.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 돌아보면, 꽤 덕업일치에 가까운 삶을 살고 있다.

내가 몸 담을 수 있는 바운더리 안에서 나의 성향과 강점을 최대한 잘 살릴 수 있는, 나름 최고의 자리에 있었다. 그리고 그럴 수 있는것은 분명 하나님의 은혜이다.

나의 영역을 잘 가꿔야지라고만 생각하던 중, 새롭게 가슴 설레게 하는 도전거리가 튀어나왔다. 기회라는 생각이 되고, 뛰어들어보고 싶다. 누가봐도 덕업일치 한다고 할 수 있는 자리에 있어왔지만, 나 스스로는 진정성있게 100프로 그렇다고 이야기 하진 못했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인도해오신 삶을 돌이켜보았을 때, 나의 이런 설레는 마음이 역마살인건지 아니면 하나님의 주시는 소망인지 잘 분간이 안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최대한 침착하고 잠잠히,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며 한걸음씩 조심스럽게 나아가려고 애쓰고 있다. 이 길이 그분의 뜻이 아니라면 꼭 막아주시길, 그러나 그분이 주신 기회라면 잘 감당 할 수 있길.

어쩌면 나에게 주어진 덕업일치 삶으로의 초대일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만약 아니라 해도, 잠시동안이나마 새로운 시각으로 병원을 바라보게 되었던 이 경험이 나에게 큰 자산으로 남을 것 같다.

(2019.10.4. 페이스북 기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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