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출산을 앞두고

(2022.1.27. 페이스북 기록물)

2013년이면.. 결혼도 안하고 한참 연애하고 있을때인데.. 저때의 나는 자녀를 낳고 번성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감동으로 받았었나보다.

2014년. 세월호 이후 나는 이 세상에 내 자녀를 탄생시킨다는 것이 두려워져서, 결혼 후 한참동안 자녀를 낳고싶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러다 그냥 문득 어느순간, 내 자식이 생기는건 어떤 기분일까..라는 관심이 잠시.. 아주 잠시 생겼었는데.. 그와 동시에.. 아이가 찾아왔다.

우린 준비된 부모는 아니었지만, 아이가 자라면서 나와 성동도 조금씩 성장했던 것 같다(-ing).

아이로 인해 삶이 더 풍성해지고, 마음도 더 채워졌다.

아이는 우리에게 감동 그 자체였다.

우리의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아름답게 성장하고 세상을 살아내는 아이를 보며, 아 그냥 부모는 아이를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그 자리에 있어주는것 뿐이고, 지켜주시는 분은 하나님이시구나라고 믿을수밖에 없었다.

무서운 세상 속에서 하늘을 바라볼수 밖에 없는 현실은 2014년이나 지금이나 같지만..

이 무서운 세상에 자녀를 태어나게 했다는 죄책감보다는, 아이가 그 이름과 같이, 지혜를 친구삼는, 예수님을 가까이 하는 그런 자녀로 세상에 곧게 서주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아이가 나에게 주는 마음에 비해 내가 아이에게 줄수 있는 시간이 너무 적어서.. 그 시간을 결코 쪼개고 싶지가 않아서 다른 자녀의 존재는 상상하지도 않았었다.

그러다 그냥 문득 어느순간, 아이로 인해 기존의 삶이 완전히 pause되었던 시간은 2년 정도었고, 그 시간이 전 인생에서 보면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다고,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잠시.. 아주 잠시 추억했었는데.. 그와 동시에 두번째 생명이 찾아왔다.

처음엔 무섭고 두려워서 며칠 잠을 못자고.. 곤히 잠들어있는 아이를 보면서 눈물도 뚝뚝 흘리고 그랬었다. 내가 두 아이의 엄마가 될 자격과 역량이 있는지 의심되고 걱정되어 절로 기도가 나왔다..

제게 두 아이의 엄마로서의 지혜를 허락해주세요.

몸은 첫쨰때와 달리 너무 힘들었다.

임신이 이렇게 힘든 과정이었나, 왜 이렇게까지 해야하지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던 임신 초기를 지나고, 조금 나아지려나 싶은 때쯤 하혈이 있었다.

그렇게 집에서 3개월을 드러누워서.. 정말 오랜만에.. 아무 생각도 안하고, 아무 일도 안하고, 아무 의무도 없는 시간을 보냈다.

어찌보면 사회생활 시작하고 10여년 만의 휴식시간이었다.

그리고 아이의 평일을 함께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유치원 등하원이 내겐 그렇게 기쁜일이었다.

그 3개월. 성동은 고생했고, 달맹이는 꼭 잘 붙어있었고, 아이는 행복했다.

그리고 난 다행이 3개월만에 병가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 출산을 일주일정도 앞두고 있다.

둘이었을때 셋을 상상할 수 없었듯이, 지금은 넷이 잘 상상이 안된다.

뱃속에서부터 효도하던 이 달맹이는 과연 어떤 존재일 것인가..

첫째와 우리와 결이 비슷할까.. 아니면 정말 낮설고 새로운 존재일까.

멀티플레이에 가뜩이나 젬병인 내가 두 딸의 엄마이면서 간호사이면서 학생이면서 아내이면서 자녀이면서 며느리면서 언니면서 형수면서 친구면서.. 균형있게 잘 살아갈 수 있을까.
일단 그냥 내려놓고, 기도할 뿐이다.

우리 부부에게 두 자녀의 부모될 지혜를 주시길.. 우리 부부가 가정과 각자의 영역에서 각각 최선의 모습으로 충실하게, 맡겨진 것들을 잘 돌보아 내길.

문득 9년 전 페북에 올렸다 소환된 묵상을 보니 부모된 이후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지금도 기대보다 걱정이 더 많이 되고 있지만, 결국 감사의 고백이 터져나오겠지..라고 믿어보며..^^

(2022.1.27. 페이스북 기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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