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사마귀와의 전쟁

(2022.10.18. 티스토리 블로그 기록물)

아이 콧등과 눈꺼풀에 생긴 물사마귀 때문에 전신마취까지 할 줄이야..

아이들 전신마취 하고 깨는걸 매일같이 경험하던 저도, 막상 우리아이가 전신마취를 한다니 살짝 긴장이 되더라구요. 막, 만의 하나를 생각하게 되고..😐

그래도 결국 무사히 잘 수술 받았습니다!! ^^

우리 아이는 세브란스 안과병원의 윤진숙 교수님께 수술을 받았고, 수술은 당일입원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수술 전 준비:
수술을 받는 당사자는 3일 이내의 코로나 검사 결과지가 있어야 해서 입원 3일전에 병원 안심진료소에서 입원전 선별검사를 받았고 2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었습니다. 당일 입원 시 보호자는 별도의 검사가 필요하지 않았고 수술 접수 시 코로나 관련 증상에 대한 간단한 문진만 이루어졌습니다.

수술 전 검사는 혈액검사, 소변검사, 흉부엑스레이,EKG(만5세 이상)가 필요했고, 우리 아이는 EKG에서 애매한 부분이 확인돼서 수술 전 주 소아 심장과 진료도 보았었습니다. EKG를 더 길게 촬영하고, 심장초음파까지 한 결과, 다행히도 정상이었습니다. 모두 정상 소견으로 문제없이 마취할 수 있다고 컨펌되었습니다.

수술 전날 오후, 수술 예정시간 및 내원 시간을 전화로 안내를 받았고, 금식은 전일 자정 12시부터 하도록 하였습니다.

수술 당일 아침:
수술실은 안과병원 1층에 있었고 (입구에서 한층 내려가야 1층입니다) 접수에서 코로나 검사결과 확인 및 보안경을 제출하고 슬리퍼로 갈아신은 후 입실을 했습니다.

보안경은 안과병원 3층 안경원에서 5천원에 판매를 했습니다.

보안경

안정실 내 어린이 구역은 별도로 마련되어있었고, 우리 아이는 14번 자리로 안내를 받았습니다. 아이는 환자복으로 갈아입었고, 저는 덧옷을 받아 입었습니다.

곧 수액이 들어가는 주사를 맞았고 (역시나 소리는 질렀지만… 어린이 구역이라 다행이었다는…), 전공의 선생님이 와서 수술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주었고 저는 동의서를 작성했습니다. 그리고 교수님도 오셔서 지난번에 차마 말씀 드리지 못했던 눈썹 부위의 물사마귀의 존재도 직접 다시 말씀드릴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눈에 보이는 건 최대한 다 제거해주신다고 했습니다.

대기가 길어지긴 했으나, 안정실 간호사 선생님이 어느 정도 길어질 것 같은지 진작에 말씀해주셔서 기다림에 큰 지침은 없었습니다. 10시인 줄 알고 갔는데 12시 넘어서 수술을 받긴 했지만서도 말입니다. 여유롭게 놀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수술 대기중

다만, 전날 저녁을 8시에 먹었던 아이가 금식 14시간이 경과하자 배고프단 이야길 하기 시작했고 15시간이 경과하자 빨리 수술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더군요.이걸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다행히 16시간이 넘어가기 전에 전공의 선생님이 아이를 데리러 왔고, 아이는 수술 소식을 그렇게 반가워할수 없었습니다!

수술 및 회복:
저와 아이는 함께 수술방까지 들어갈 수 있었고, 아이가 수술 침대에 누웠을 때 저는 바로 옆 의자에 앉아서 아이 손을 잡아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까지 할 수 있다는데에서 1차적으로 감동을 받았습니다.

아이는 의사 선생님께 “저 정말 잠들어요?? 잠들지 않으면 어떡해요?? 잠들지 않으면 수술 하지 않을거죠??” 라고 재차 확인을 하다 스르륵 잠들었고, 전 다시 안정실로 와서 대기를 했습니다.

15여분 지나자 교수님이 오셔서 수술이 잘 끝났음을 알려주시고 수술 부위 사진을 보여주셨습니다. 바이러스도 좀 지져줘야 사라져서 살짝 지져주셨다고도 했습니다. 그리고 듀오덤을 잘 붙여주라고 당부해주셨습니다. 수술이 끝나자마자 직접 오셔서 설명해주셔서 또 감동받았네요.

한 30여분이 지나자 아이가 회복실로 나왔으니 회복실로 가면 된다고 안내를 받았습니다. 회복실에 갔더니 아이는 곤히 자고 있었고, 저는 바로 옆에 앉아 아이가 깰때까지 기다릴 수 있었습니다. 그때 회복실 간호사 선생님께서 아이가 지금 얼마나 안정적인 상태인지, 수술실에서의 마취 상태가 얼마나 안정적이었는지 아주 친절하게 설명해주셔서 정말 크게 안도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또한번의 감동을 받았습니다.

아이는 천천히 잘 일어났고, 회복실에서는 30여분간의 모니터링을 마치고 안정실로 돌아왔습니다.

아이는 많이 피곤해하긴 했지만 깨어있으려고 잘 노력해줬고, 물은 바로 조금씩 섭취할 수 있었습니다.

전신마취 후 안정실에서. 고생했쪄 마이 스위리~♡

안정실로 돌아와서 1시간 남짓 있었는데, 아이가 소변도 보고 걸어다니는 것을 확인 한 후 퇴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아이와 함께 본관 3층 푸드코트에서 세상에서 최고로 맛있던 죽을 먹고 베스트 드라이버 아버님 덕분에 꾸벅꾸벅 졸면서 아주 편하게 집으로 무사 귀환할수 있었습니다.

제거된 물사마귀

이게 제거된 물사마귀의 흔적입니다. 음…딱봐도 그냥은 안없어지게 생긴 놈들이네요.. 전 툭 짜면 물이 쭉 나오려나 했는데 그런 성질의 것은 아니었습니다.

지금 아이의 피부부위는 듀오덤으로 드레싱을 하고 있고, 듀오덤을 붙이지 못하는 눈의 부위에는 안연고를 발라주고 있으며, 항생제는 하루 세번 복용하고 있고, 아이는 우주인같은 보안경을 아주 잘 착용하고 있습니다. 예쁜 콧등에 흉터만 제발 안생기길 기도하고 있습니다.

우리 네 식구. 이번기회에 확실히 다짐했습니다.
무서워도, 겁이나도.. 다음부턴 뭐든지 초장에 잡자!!! 초가삼간 다시는 태우지 말자!!

닥터딥은 일년 넘게 발랐지만, 우리 아이 물사마귀에는 큰 도움이 안됐고 같이 바른 제 피부만 더 좋아졌습니다. 그리고 율무패치도, 한약도 큰 도움은 안됐습니다. 아연도, 철분도,율무차도, 율무팩도, 멀티비타민도, 유산균도, 규칙적인 운동도… 하아.. 정말 할 수 있는건 다 해봤는데.. ㅠㅠ

그래도 지속적으로 아이 면역력 강화에 힘을 써서 다시는 물사마귀 바이러스, molluscum contagiosum 의 공격에 이쁜 얼굴 괴롭히지 않게하렵니다.

 

(2022.10.18. 티스토리 블로그 기록물)

Leave a Comment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