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간호사 시험(Nclex-RN) 공부하기 (1)

(2013.04.02. 네이버 블로그 기록물)

어떻게 하다보니 2년 반이나 걸려서 겨우 하나의 시험을 마무리 지었다.

일하면서 공부하는 건 정말 쉽지 않았다. 그것도 병원에 적응하면서 또 하나의 공부를 병행하기란.. 보통일이 아니었다.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공부에 집중하지 않으면서도 지쳐갔다.

왜 이 시험을 보기로 했을까 후회도 많이 했다. 시험 볼 때쯤에는 초심은 이미 거의 잃어버린 상태였다.

나의 초심.

NCLEX-RN 인터넷 강의 사이트에 들어가서 어떤 분의 취업설명회 동영상을 보고 시험지원을 결정했다.

그분 말인 즉은, 지금 미국 간호사 진출이 닫혔다 닫혔다 하지만, 완전히 닫힌것은 아니고 다만 속도가 느려졌다는 것.

일단 빨리 접수를 시켜야 5년이 걸리든 6년이 걸리든 영주권이 나온다는 것. 따놓고도 신청도 안하고 열릴때까지 기다리는 건 어리석다는 것. 일단 빨리 따서 신청부터 해두고, 본인의 차례가 다가올 때쯤 IELTS로 비자 스크린 준비만 하면 된다는 것~!

중요한 건, 일단 번호표를 빨리 뽑아야 한다는 것!!

그래서 번호표 먼저 뽑아두려고 NCLEX-RN을 시작했다.

‘2008년 미국에서의 꿈같던 1년’과 ‘2010년 신규로서 겪어야 했던 한국 병원의 분주함과 날카로움’이 오버랩핑 되면서 미국으로의 진출이 하나의 새로운 꿈으로 자리잡았다.

“일단 가야겠다!!”

그리고 처음 등록한 강의는 1년, 100만원짜리 동영상 강의였다.
강의 시작과 동시에 원서준비를 했고, 돈을 정말 말그대로 펑펑펑 썼다.

1년동안 그 100만원짜리 강의가 남긴 건, 안타깝게도 ATT publish 가 가능하다는 fact 뿐이었다. 많은 시간 나름 강의듣기에 투자 했지만, 1년 사이에는 많은 변수들이 있었고, 엄청난 두께의 Saunders 교제와 몇백시간의 강의는 나를 지치게했다.

그래도, 이제 원하면 ATT push해서 시험일정을 잡을 수 있으니, 그것만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그리고 일단은 어떻게 되든 한번 시험이나 봐보자 하고 괌으로 일정도 잡았었다.

그,러.나.

수술실에서의 2년은 나를 완전히 탈진하게 만들었고, 내게 시급한 것은 NCLEX보다도 수술실 탈출이었다. 그러다 부서이동을 하게 되었다..

NCLEX.
I’m sorry but… See you later.

그래도 아직 끝내지 못한 숙제에 대한 부담감이 항상 있었기에, 새로운 부서에서 6개월정도의 적응기간을 끝낸 후 다시 NCLEX 준비를 시작했다. 이번엔 지혜롭게 나의 친구들이 공부해서 합격한 short term강의를 듣기로 했다.

C&C nclex.

무자비한 saunders의 압박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준 단 한권의 책 “총론”과, 깔끔한 강의 2개월 + 자가학습 1개월 + 최신족보강의 1개월. 이렇게 4개월.

일단 강의를 다 듣는것을 목표로 하고 열심히 들었다.

아무리 압축이 되어있다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시간은 꽤 많았다. 어쨌든 열심히 강의를 다 들은 후, 오사카로 시험 날짜를 잡은 후부터는 총론을 처음부터 암기하기 시작했다.

하나하나 암기해나갔다.

그냥 책을 다 외울 생각으로 머리로 읽고 손으로 쓰기를 반복했다.

머리를 쓴지 워낙 오래된지라 처음에는 속도가 나지 않아서 괴로웠다.

3일 전 분명히 암기해서 손으로 써봤던 것이 다른 지식에 밀려 기억나지 않을 때는 정말 갑갑했다.

기억에 남든 안나든 일단 한번 쭉 외우는 작업을 거친 후 다시 앞부분부터 정독하며 읽으며 보강했다.

그리고 최신족보 강의를 들으며 정리했다.

그래도 족보를 풀면 항상 새로운게 나왔다. 불안..초초..조급..
그래도 총론만 확실히 하자는 생각으로 끝까지 그 한권의 책만 붙들었다. 최소한 이것만 확실히 알아도 합격할수 있을거라고 계속 암시하고 믿으며 반복해서 보았다.

학창시절, 나는 문제집 욕심꾸러기였다.

그러나 대학에 와서 크게 깨달은 것 중 하나는, 그 많은 문제집은 다 필요 없었다는 것, 그냥 한권만 완벽하게 하면 되었다는 것이었다.

그때를 생각하며 이왕이면 얇은 책을 마스터하자는 생각으로 총론책 한권만 보았다.

아무리 암기해도, 사람은 익숙한것만 기억하고 덜 익숙하는건 무시하는 모양이었다. 시험보기 전날까지도 새로운 것들이 마구마구 등장했다. 그래도 내가 지금까지 집중해서 봐온것을 믿으며 보던 것을 계속 보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싹 암기할 것을 목표로 하였지만 75%정도만 습득해낸 것 같다.

어.쨌.든.

합격했다..

역시, 공부에는 왕도가 없었다. 하나를 하더라도 완벽하게 하는 것. 이것이 정답이었다.

마음의 큰 짐 하나를 덜어서 기쁘다.

(2013.04.02. 네이버 블로그 기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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