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싸이월드 블로그 기록물)
혹시 지금까지 신앙생활 해오면서 “너무 지나치게 믿는거 아니야?” 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전.. 있었습니다. 한번에 온 가족에게 찍히게 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원래는 우리 할아버지께서 직접 제사상을 차리지 않으셨는데, 어쩌다가 직접 맡아서 차리신 적이 있었습니다.
어렸을 때 기억을 더듬어보니 보통 여자는 절을 시키지 않았었기에 별로 걱정도 하지 않고 있었는데, 갑자기 우리 할머니 하시는 말씀!!
“요즘 시대는 여자라고 해서 절 못할것도 없어!!”
헐.. 하필 이럴 때 요즘 시대 여자를 따지시다니요..
굉장히 당황스러워 하고 있자, 당시 교회에 다니시지도 않던 아빠가 할머니께
“얘는 교회 다니니까 그냥 넘어가요.”
라며 제 편을 들어주셔서 엄청 안도가 되었었는데..
세상에서 최고로 따뜻하고 믿음 좋은 우리 엄마.. 그날따라 뾰족한 눈길로 절 무섭게 찌르시더군요.
아..주여..
정말..절망적으로..도대체 내가 어떻게 몸을 가누고있는 건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이 혼미해진 상태에서, 결국 제사상 앞에서 무릎을 꿇고 말았습니다. 두둥..ㅠㅠ 무슨 의식을 가지고 있었는지..정말 머릿속은 새햐앴는데, 그저 ‘하나님..하나님…어떡해요..죄송해요.’라고 속으로 되풀이하기만 했을 뿐인데.. 갑자기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눈물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 아닙니까??
휴우..정말 울려고 그랬던 게 아닌데..전 정말 그럴 정신도 없었는데..전혀 제 의식과는 상관없이 눈물이 쏟아져 나오더라구요.. 잠깐 찔끔도 아니고 계속 내리 죽죽..
온 가족 분위기.. 당연히 싸~~해지고.. 엄마 아빠는 이 분위기를 어떻게든 수습해보려고 애쓰셨지만 해결은 안되고..결국 전 방안에 혼자 들어가서 홀로 안정을 취할 수 있었습니다.
이 이후로 전 온 가족에게 완전히 찍혔지요. 윤혜는 믿어도 좀 지나치게 믿는다!!
그럼 혹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광신도라고 불려보신 적이 있나요..?
전.. 있었습니다.
한 3년 쯤 전에..그것도 사랑하는 엄마에게서.. 정말 믿고 신뢰하고, 나의 신앙의 성장과정을 흐뭇하게 지켜봐와준, 나의 가장 든든한 빽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엄마에게서..ㅠㅠ
그 순간 정말 머리속이 새하얘져 벼렸습니다.
엄청나게 무거운 도끼가 목과 가슴을 내려 찍은 것 같았습니다. 갑자기 사는 의미와 존재이유까지도 없어져 버렸습니다.
수치스러움, 당혹감, 절망감, 그리고 배신감.. 이런 것들이 갑자기 제 가슴속을 공격해오기 시작했고 전 정말 그것들을 감당해내기가 어려웠습니다.
일단 “광신도”라고 불렸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수치스러웠고.. “광신도”라고 불리도록 스스로 무덤을 팠던 제 어리석었던 행동에 스스로 분노했습니다.
지금은 확실히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만..철없었던 그 때 교회에서 늦게까지 시간을 보내느라 엄마와 약속한 시간내에 집에 들어가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게 하루 이틀이 아니었었고.. 저 때문에 주일에는 가족이 어디 움직이지도 못하고.. 가족과 보내는 시간보다 교회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즐거워 보였던 제게 엄마의 섭섭함이 오랫동안 쌓여 그 날 그렇게 터진 것이었습니다. 실은, 엄마는 제게 그렇게 말씀해셨다는 걸 전혀 기억하지 못하십니다. 그러셨단 걸 믿지도 못하십니다.하핫. 제가 그 때 당시 엄마를 너무 흥분시켰나봅니다
어쨌든 갑자기 가족 가운데서의 제 존재자체가 갑자기 불안불안해지고 몸을 어디 기대야할지도 모르겠고..그래서 정말 어쩔수 없이 그 때 당시 가장 신뢰하던 믿음의 친구에게 털어놓았습니다..
가족 망신 시킬까봐 얘기하고 싶지 않았지만, 제 스스로 도저히 감정적 감당이 안되서 결국 울면서 털어 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랬더니 그 친구가 대뜸 하는말!!
윤혜야!!
니가 술에 미쳤다는 것도 아니고!! 남자에 미쳤다는 것도 아니고!!
하나님께 미쳤다는건데 왜 그렇게 울고 있어?? 그건 좋은거야!!
그만큼 네가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거니까!!
어라?? 진짜 그렇네?? 광신도라는 건 하나님께 미쳤다는거네??
그 말 몇마디에 갑자기 제 마음 가운데 자유함이 생기는게 아닙니까??
정말 내가 다른 세상적인 의미없는 것에 미친게 아니고 하나님께 미쳤다는건데!! 제가 그렇게 질질짜고 아파하고 있을 일이 아니었던 것이었습니다. 😀
그러다 오늘 인터넷 설교를 봤는데, 이에 대해 또 다시 한번 마음의 확신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사랑하면 지나치게 된다.”라는 말씀이었는데, 마리아가 아주 비싼 향유를 예수님께 드리는 장면을 보면서, 사랑하면 지나치게 된다!! 그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거다!! 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너 너무 지나치게 믿는거 아니야??” 라는 소리 한번 들어보지 못했다면, 신앙생활 제대로 하고 있는게 아니라고까지 하셨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한다면 그런 소리를 못 들을 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어찌나 위로가 되던지..
다만!! 그 3년 전과 지금의 제가 다른 점이 있다면!!
3년 전의 제가 하나님밖에 모르는 광신도였다면, 지금 전 그래도 좀 나아져서, 하나님 말씀 따라 이웃까지도 사랑하게 된, 최소한 사랑하려고 노력하는 광신도라는 것입니다.
3년 전에 들었던 광신도 소리가 그렇게 뼈아프게 들렸던 이유는..아마도 그 말 때문에 저의 인격 가운데 있었던 부족하고 더러웠던 것들이 표면으로 드러났기 때문일 것입니다.
엄마가 제게 하시는 말씀 중 옳지 않았던 것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제가 그동안 가족들에게 너무 무심했었고, 부모님을 존경하지 못했었습니다.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가족 하나 제대로 사랑하지 못한다는것!! 그게 말이나 됩니까..?? 그게 너무 말이 안된단 걸 알기에..그래서 내가 이렇게 살아가다가는 하나님과 교회까지도 욕먹이는 꼴이 된다는게 너무나도 자명하게 느껴졌기에 그 “광신도”소리가 너무 무섭게 들렸던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그 때부터 제 안의 신앙생활의 색깔이 분명해진 것 같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한다면서 이웃을 사랑하지 못한다면..그건 위선이다!! 이건 반드시 동시에 가야한다!! 아니, 동시에 갈 수밖에 없다!!
최소한 하나님을 망신시키지 않으려고 이웃을 좀 더 사랑하려고 노력하고..이웃을 사랑할 수 없을 때마다 괴로워하며 “사랑의 은사”를 허락해달라고 기도하며 그렇게 3년의 시간이 지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가…??? 지금은 그 때보다는 좀 나아진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예전보다는 자신있게 “나 하나님께 미쳤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쳐도 하나님께 미치십시요.
술에 미치지 말고!! 여자에, 또는 남자에 미치지 말고!! 담배에 미치지 말고!! 컴퓨터에 미치지 말고!!
미쳐도 하나님께 미치십시요.
때로는, 제가 경험했던 것처럼, 하나님께만 미쳤다가 세상으로부터 원망과 손가락질을 받을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를 성장시키는 손가락질입니다. 우리의 인격을 성장시키는 손가락질입니다. 그래서 결국에는 하나님께 사랑받는, 그리고 사람들에게도 사랑받는 그런 존재로 새로워질 것입니다. 어쨌든 하나님께 미치면!!
(2008년. 싸이월드 블로그 기록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