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도 연습이 필요한가 봅니다

(2009.12.03. 싸이월드 블로그 기록물)

사랑에도 연습이 필요한가봅니다.
첫사랑처럼 순수하게 사랑할 나이는 지난건지..
아니면 인간이 워낙 이기적인지라 사랑이라는 것을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을 더 좋아 하는건지..

사랑하는 이가 몸이 좀 안좋다고 하더라도
내가 받아온 사랑의 수준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사랑하는 이가 내 곁에서 머물러주기를 바랍니다.

아프던 말던, 아픈척 하지 않고 내 곁에 있어주기를 원하는 것이지요.

예전, 어설프게 사랑했을 때가 생각났습니다.
헌신적으로 절 사랑해주었던 연인의 수고는 기억지도 못하고
정작 그가 아파서 헤매고 있을 때, 그래서 데이트가 취소되어야 했을 때,
매정하게 삐져버렸던 제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얼마나 이기적이었는지..

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고, 그 사람이 준 ‘사랑’을 사랑했던 제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이번에도 제 연인에게 작은 감기가 찾아왔습니다.
저의 이성은 그에게 쉼이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저의 감성은 여전히 그와 함께 있고 싶어했습니다.

겉으론 그를 쿨하게 집으로 보내주려고 했지만
제 순수한 마음은 그렇지 못했기에
그에게 정말 미안했습니다.
그를 보내면서도..

진짜 그냥 그렇게 가나 싶어 서운해 하는 제 모습을 발견하고는
제 자신에게 화가났고 그에게 미안했습니다.
아직 어렸습니다.

그가 아픈만큼 함께 아플 수 없었습니다..ㅠㅠ
그래도..
감사하게도..
약간은 컸나봅니다..^^

이번에는 진짜 사랑이란 사랑하는 이의 입장에서 생각해봐야한다는 것을 제 온 이성이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랑하는 이의 감정으로 느껴봐야한다는 것을 제 온 감성이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더이상 예전의 그 어설픈 사랑으로 그를 사랑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젠 진짜 사랑으로 사랑하는 이에게 사랑을 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작은 실천을 했습니다.

어제 아픈 사람을 서운한 맘을 품고 집으로 보낸 미안함을 감정으로만 끝내지 않고

경기도 북쪽 끝에서 경기도 남쪽 끝으로 병문안을 다녀오는 길입니다. 헤헷..너무 작은 실천이라 민망하지만..

예전엔 이정도도 못했거든요. 아..저 정말 나빴었죠?? 흐잉..

저를 보고 깜짝 놀라 기뻐 감동하며 감기가 싹 다 나아버렸다는 그의 행복한 리액션에 저까지 행복해져서 돌아오는 길입니다.

사랑에도 연습이 필요한가봅니다.

연습이 있었기에 제게 있던 부족함과 가시를 볼 수 있었습니다.

연습을 해봐서 다행입니다.

이젠 사랑하는 이에게 상처보다 사랑을 줄 수 있게 된 것 같아 다행입니다.

이젠 연습 끝, 사랑 시작입니다

(2009.12.03. 싸이월드 블로그 기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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