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욕 VS 균형

(2019.10.09.페이스북 기록물)

난 평소에 별로 가지고 싶은게 없다. 남편이 가끔 나에게 선물해주기 위해 뭐가 필요하냐고, 뭐가 가지고 싶냐고 물어보는데 그때마다 매우 난감하다. 정말 별로 필요한게 없기 때문이다. 그냥 가끔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그걸 그냥 살 수 있음에 감사할 뿐이다.

평소에 크게 꿈을 갖지도 않았다. 20대 때는 치열하게 고민도 하고 꿈이라고 설정해보기도 했으나, 요즘은 내 꿈은 오늘을 잘 사는 것으로 설정하고 매일의 삶에 충실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때가 되면 기회가 다가오고 길이 열리더라는 것을 삶으로 경험해왔기 때문이다.

내가 가진 역량을 내가 오늘 최대한으로 사용하고 발전시키는 것, 그것이 내 꿈이라면 꿈이었다.

어쩌면 그 덕분인건지, 오랜만에 내 마음을 뜨겁게 하고 나의 관심을 사로잡는 기회가 보였다. 정말 가지고 싶고, 잡고 싶었다. 어쩌면 30대 중반까지 도대체 ‘사랑’이 뭐야? 하며 이성에 전혀 관심없던 청년이 갑자기 연애에 빠지고 결혼을 결정하고 싶어하는게 이런 기분일까 싶기도 하다.

그런데 이제는 그냥 무작정 달려가기에는 세상에 하나뿐인 엄마를 잡고 서있는 아이가 보인다. 이미 나름 많은 희생을 하고 있는 딸이다. 그리고 지금 상당히 균형을 잘 맞춘 삶을 살고 있어서 누가봐도 “왜?” 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지금과 같은 균형감을 잃지않고 하고 싶은걸 주저함 없이 하고싶다. 근데 내가 아는 나는, 몰입하면 주변을 잘 못돌아본다. 이것이 실은 내가 가장 우려하는 점이다.

엄마로서 내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매일의 짧은 시간만큼은, 내가 앞으로 무슨 일을 하든지 꼭 지켜야 할 것 같다. 아무리 자랑스러운 엄마라 해도, 곁을 지켜주지 않는 엄마는 항상 아쉬울테니..

그래서 나의 눈길을 끄는 반짝이는 보석에게 알려줬다. 난 이런 사람이라고. 약간 안어울릴수 있을수 있다고. 말해주고도 후회막심. 그래도 그 보석이 날 주인으로 알아 본다면 주저하지 않고 다가오겠지. 아니라면 아쉽겠지만.

(2019.10.09.페이스북 기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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