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랑 함께 잠드는 마음

(2019.1.31. 네이버 블로그 기록물)

아이를 낳기 전에는 아기침대를 써서 아이를 빨리 스스로 혼자 자게 하고 싶었다. 출산전에 우연히 보게된 ‘똑게육아’라는 책은 엄마 및 부부의 삶을 위한 성경과 같이 읽혀지기도 했다.

그런데 막상 아이를 낳고 나니, 그리고 일을 하다 보니, 아이와 체온을 함께할 시간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나는 아이와의 동침을 결정했다.

퀸과 슈퍼싱글 침대를 바닥에 나란히 두고, 아이와 나는 슈퍼싱글에서 붙어자고 남편은 퀸침대에서 잔다. 어쩌다 보니 같은 방 동침이긴 하나 각침이다. 확실히 부부만의 시간은 예전만 못하다.

아이는 9시에 잠들고 알람과 같이 6시15분경 일어난다. 아마도 우리 부부의 출근준비시간에 맞춰서 그 인기척에 깨던것이 아이의 리듬이 되어버린것 같다. 수면 부족을 만성화 시킨것 같아 미안하다.

잠들때는 나름의 의식이 반복된다. 업어서 노래를 불러주고, 짐볼에 안고 앉아서 짐볼을 통통 튀기며 ‘꿈나라로 갈까요(우리 집만 아는 꿈나라 가기 구호 같은 것이다)’ 챈트를 읊어주고 잠깐 누었다가 다시 한번 업어주고를 한 20여분 반복하다 누워서 한 1분 뒤척이다 잠든다.

아이가 완전히 잠들길 기다리며 같이 누워 있다보면 나도 잠들기 십상이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있어야 육퇴를 하고 나름의 시간을 보내는데, 고요한 가운데 쌕쌕 거리는 숨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꿈나라 가는건 금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커가는 아이의 체온을 놓칠수가 없어서,
아이의 숨결을 느끼고 싶어서,
다 자는 밤에라도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나의 욕심에 아이를 내 옆에 두고 잔다.

혹여라도 아이가 잠든 후, 정신줄 겨우 부여잡고 일어날수 있으면 그때부턴 진정한 퇴근이다. 피로가 노곤하게 몸에 뭍어있어 금방 다시 아이 곁을 찾게 되긴 하지만, 그래도 그 시간을 얼마나 의미있게 보내느냐가 워킹맘 회복에 매우 중요하다. 한때는 야식에 드라마가, 한때는 독서가, 한때는 운동이 퇴근의 기쁨이었는데 요즘은 다시 야식에 드라마다. 다시 독서와 운동이 되길 바란다.

다시 돌아와 쌔근히 잘 자고 있는 소중한 아이을 감싸안으면 너무나도 행복한 잠자리다. 오늘 하루도 건강하게 하루를 살아내줬음에 감사하며 진정한 잠자리에 든다.

(2019.1.31. 네이버 블로그 기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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