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드린다는 것.

(2022.9.26. 티스토리 블로그 기록물)

어쩌다 보니 3주 연속 교회를 못갔습니다.

첫번째 주에는 명절이라서, 두번째 주에는 몸살이 나서, 세번째 주에는 강의 일정으로 여차저차 하는 바람에..

첫번째 주와 두번쨰 주는 제 스스로 그나마 인정할만 한데, 세번째 주는 좀 양심에 거리낌이 생깁니다.

마음만 먹었다면 충분히 예배드릴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전 부지런하게 예배에 참여하기 보다는, 느긋하게 놀기를 선택했습니다.


일요일을 주일이라 부르며 교회를 간다는 것, 그건 단순한 규칙적인 의식을 치루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일주일 중 단 하루, 그리고 그 하루 중 아주 잠시만의 시간을 떼어 나를 존재하게 하신 하나님을 기억하고 그분과의 교제에 집중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부모님의 존재가 너무 당연하면서 안부에 소홀하게 되어 당신들을 외롭게 하기 쉽게 되듯이, 예배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것, 그렇게 하나님의 은혜를 잊어버리는 것은 너무나도 쉽습니다.

중고등학생 시절, 예배를 드릴때마다 의아했던 점이 있는데, 대표기도를 하시는 어른들께서 거의 매 주일마다 “지난 일주일간 하나님을 기억하지 못하고 제멋대로 살아가는 인생을 부끄럽게 고백하며 회개합니다” 라는 기도를 하신다는 점이었습니다.

순수하게 하나님과의 사랑에 푹 빠져있던 저는, 도대체 그게 이해가 되지 않았었습니다. 왜 매주마다 저렇게 회개만 하실까, 평소에 잘 하시지.. 라고 의아해하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른이 되어 현실세계에서 살아보니, 그나마 매 주일 그렇게 교회에서 회개할 수 있다는 것 그 자체가 상당히 칭찬받을 일이겠다 싶어집니다.

그나마 다행히도 오늘 아침 저의 양심이 저를 깨워 출근길에 말씀을 들었습니다.

“너는 피투성이라도 살아있으라 (에스겔 16:6).”

어느덧 세상에 젖어 그리스도의 향기는 사라진채 피투성이와 같은 모습으로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할지라도, 살아 있으라.. 살아있으라.. 내가 너를 기억하고 너를 보듬어 주겠노라..

하나님의 애닳는 마음을 조금이나마 가늠해보며,
너무 쉽게 저의 우선순위에서 벗어나 버리시는 그분을 다시 우선순위로 돌이켜보며,
다시금 고백하고 마음을 다잡으며 기도해봅니다.

하나님 아버지.
주님을 기억하지 않고 저의 의지와 욕망대로만 살아갔던 저의 시간을 용서하시고, 저의 이성과 감성과 영성의 온전한 주인이 되어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2022.9.26. 티스토리 블로그 기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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