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동의 장점과 단점, 아니 강점과 약점 (2)

(2022.06.12. 티스토리 블로그 기록물)

아이가 두돌 쯤 되었을 때,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동생이 있었으면 좋겠냐고. 동생이 뭔지도 모르는 아이는, 응이라고 대답했고, 전 왜그랬는지,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동생이 생기면 좋긴 좋을텐데,
동생을 안아주고 업어주느라..
우리 자몽이를 못안아주고 못업어줄수도 있어..

아마 이때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동생은 필요 없고, 동생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하기 시작한 것이 말입니다.

제가 전해준 팩트가 두돌 아이에겐 퍽 충격이었나봅니다실은,  현실을 인식하게 한다는 명목이었지만, 저 사실을 감당하면서까지 동생을 갖고 싶다고  한다면 진지하게 새로 고민을 해봤을것 같기도 합니다.

어쨌든 아이 눈치 안보고 선택할 수 있었던, 외동 부모로서 딸래미를 6년간 키우면서 느낀 외동의 단점.. 두구두구…

거의 없었습니다!!

나중엔 어쩔런지 모르겠으나, 특히 미취학 아이 차원에서는, 좋으면 좋았지, 큰 단점이 없는것 같습니다.

경쟁 없이 누릴 것을 충분히 누릴 수 있고, 형제관계에서 얻을 수 있을 것 같은 사회성은 일찌감치 어린이집이나 교회 유치부 생활을 하며 키울 수 있었습니다.

보통 외동에 대한 편견중 큰 것이 아이의 사회성에 대한 부분인데, 감사하게도 아이는 잘 성장해주었습니다. 이기적이지 않고 오히려 나눌 줄 알고, 리더십있는 아이라고.. 유치원과 동네 놀이터와 교회 유치부에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뭐, 가끔 형제끼리 자매끼리 노는 걸 보면, 제가 괜히 부러워한 적이 있긴 했지만, 아이는 그냥 본인이 놀 친구만 있으면 충분했습니다.

결국, 아이 입장에서는 딱히 단점은 없는것 같습니다.

그.러.나.부모로서 경험하게 되는 외동의 약점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가정에서 아이와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주요 대상이 부모(혹은 조부모)밖에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쉽게 말해

계속 놀아줘야합니다 ㅠㅠ

형제나 자매가 있다면 그만큼 아이의 에너지가 분산이 될터인데..

지칠 줄 모르는 아이와 끊임없이 놀아주고 반응해주고 하는 게 오롯이 부모(혹은 조부모)의 몫이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그러다보니, 어느정도 커서도 아이는 부모의 적극적인 반응을 기대합니다. 점점 주말이 두려워지고..

“조금 더 커서 친구가 더 좋아질 때쯤은 나아지겠지.. “, “이렇게 부모를 찾을 때도 지금 잠깐일거야.. ” 하며 힘을 내볼때가 많았습니다.

실제로 다른 다양한 형제 구조 보다 외동의 경우에서 부모자녀간의 관계가 돈독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데, 이런 차원으로 생각보면 이러한 다소 피곤할 수 있는 관계 또한 큰 약점은 아닌것 같긴 합니다.

지혜롭게 아이와 잘 지낸다면, 오히려 강점에 더 가까울 수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아빠엄마는 아이와 상호작용하느라 좀 피곤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는 외동이라 나쁠건 없을것 같고, 부모의 괴로움도 결국엔 강점이 될수 있다.

라는 것이 만 6년간의 경험끝의 외동의 약점입니다.

공감, 혹은 도움이 되시는지요? 아니면 혹시 다른 어떤 경험을 해보셨는지요?

가족계획. 부모의 결정이 중요하긴 하지만, 실은 부모만의 노력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부모의 결심대로 되는 것도 아닙니다.

인간의 계획을 초월한, 어떤 생명에 대한 의지가 분명히 있는것 같습니다. 외동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선택한 우리 부부에게도, 뜻하지 않게 또 하나의 생명이 찾아와버린것을 보면, 분명히 그렇습니다.

(2022.06.12. 티스토리 블로그 기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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