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향성 (단 자하비 “현상학 입문” 중 제 1부, 제 2장)

1. 지향성 (Intentionality)이란?

현상학을 공부할 때 자주 등장하는 “지향성”. 그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우리가 무언가를 할 때 어떤 의지나 목적이 있다는.. 그런 성질을 말하는 것일까?

네이버 사전에 “지향”을 검색해보니 다음의 3가지 정의가 나온다.

  1. 어떤 목표로 뜻이 쏠리어 향함. 또는 그 방향이나 그쪽으로 쏠리는 의지.
  2. 의식이 어떤 대상을 향하고 있는 일
  3. 동기가 되는 목적의 관념이 아니라, 그것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수단과 예상되는 결과의 관념을 이르는 말.

처음에 생각해봤듯이, 보통 지향이라고 하면 1번의 정의를 생각하기 쉬운 것 같다.

하지만 현상학에서의 “지향성”은 2번의 정의를 의미하며(의식이 어떤 대상을 향하고 있는 일), 이는 의식의 속성을 말한다 (네이버 사전에 있어서 살짝 감동했다).

의식은 의식 자체와만 연관되거나 의식으로 점유된 것이 아니라 ‘어떤 것’에 대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 ‘어떤 것’에 대한 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생각해보면 너무 당연한 사실.

2. 현상학과 지향성

그렇다면 현상학에서는 왜 그토록 지향성을 중요하게 다루는가?

그 이유는 이 “지향성”에 대한 연구가 주체와 대상 간의 차이 뿐 아니라, 그 둘의 연결성에 대한 이해를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마음의 “지향적” 속성은 자기-초월적 성격을 의미하기도 한다. 지향적 속성을 가진 마음은 평소 폐쇄된 곳에 갇혀 있다가 어떤 자극에 의해 세계로 나서는 것이 아니라, 이미 세계 내에 자리 잡고 있으며 세계에 관여 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세계 내 존재). 또한 우리가 의식하는 ‘대상(세계)‘들은 단순히 의식 안에서만 발견될 수 있게끔 단순히 의식 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나타내고, 현시하고, 그 자체로 존재하는 그대로 현전하도록 구성되어 우리의 의식과 연관된다.

우리는 평소 우리에게 나타내는 대상에 대해 성찰하지 않고 당연하게 여기기 쉬우나, “지향성”을 주요 관점으로 삼는 현상학은 이러한 사유 작용(cogito)사유 대상(cogitatum)의 상관관계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그렇게 함으로써 주관적인 것과 객관적인 것 사이의 관계를 정확하게 설명하고자 한다. 즉, 현상학은 주관적 경험 자체에 대한 좁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대상이 어떻게 있는 그대로 나타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것들이 지닌 의미와 더불어 나타날 수 있는지를 이해하고자 한다. 대상에 대한 철저한 철학적 검토는 대상들의 나타냄의 방식과 상관된 경험의 구조로 우리를 이끈다. 그리고 나타내는 대상들을 탐구할 때, 우리는 또한 우리 자신을 나타나는 대상들에게 있는 자로서 드러낸다.

결국 지향성의 교훈은 마음은 본질상 열려있고, 세계는 본질상 현시 가능하므로 마음과 세계는 동시에 탐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3. 나의 성찰

나는 현상학자가 아니니 의식의 지향성 그 자체에 대해 연구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내가 간호 대상자들과 그들의 세계를 다루는 간호 현상을 연구할 때, 이 의식의 지향성은 놓치지 않고 가져가야 할 관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간호 대상자들은 그들의 세계(혹은 질병)를 어떻게 인식하고 경험하는가, 그리고 그 세계(질병)는 간호대상자에게 자신을 어떻게 나타내는가?

본 글은 단 자하비의 “현상학 입문”을 공부하며 정리하는 글임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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