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12. 티스토리 블로그 기록물)
기억이 가물하다.. 그와중에 블랙박스는 왜 먹통이었는지, 기억을 되살려보기도 쉽지 않다.
처음엔 너무 당황스러워서, 내가 차선을 변경하려 했었나 싶었는데, 사진 찍어본걸 보고 기억났다.
‘아 맞다.. 차선밖으로 버스가 좀 튀어나와있어서 왼쪽으로 살짝 더 간다고 가면서 박았구나.. 버스가 정류장에서 멈출걸 왜 생각 못했을까.. ‘
사고 순간 너무 당황하며,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어서 옆으로 슁슁 달려가는 차를 멍청하게 바라보며 안절부절 하다 겨우 차에서 내렸다.
기사님도 내려서 걸어오시더니, 보험회사에서 접수하고 언제 올수 있는지 먼저 알아보라고 하셨다. 그래서 네네!! 하고 차로 돌아와서 보험회사에 접수.. “제가 버스를 박았어요..”
접수하고 남편에게도 연락하고 이래저래 하는 동암, 버스에서는 승객들이 내려서 정류정 근처에 서성이고, 누구는 사고장면을 찍고.. 그랬는데, (미안해 우리 하브.. )
나중에 출동매니저가 전화로 먼저 물어보는것이 일반버스였냐 마을버스였냐, 그리고 승객은 얼마나 타있었냐 였다.
아.. 난 전혀 기억할 수 없었다 승객이 얼마나 내렸는지.. 갑작스레 분주해져보인 정류장을 돌아보면 그래도 십여명은 되지 않을까 싶지만.. 그걸 세고 있을 정신이 없었다.
버스는 살짝 기스가 난 정도였고 우리차만 찌그러져서 누가 다쳤을 가능성을 생각하지 못했다. 휴우.. 초보 맞다. 그것 먼저 인식하고 승객이 괜찮은지를 확인했어야 했는데..
기사님께 괜찮으신지 여쭤봤더니, 괜찮을거 같은데 나쁜 사람이 없어야 할텐데.. 라셨다. 그게 무슨 말이고…?
뒤에 차가 계속 오고 있으니, 기사님이 일단 트렁크를 열으라고 알려주셨다. 사고난다고.. 아, 그렇구나. 트렁크를 열어야하는구나..
기사님은 멀찌감치 뒤에서 교통 정리를 해주고 계셨다.. 내가 해야하는거였을텐데 ㅠㅠ 죄송해라..
뒤에서 차가 아무래도 너무 막혀서 민망함을 감추질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내 과실이 분명하면 그냥 차를 빼라고 하셔서 그게 났겠다 싶었다. 그래서 기사님에게 이야기 하고 차를 빼서 버스 뒤에 세우려는데, 차가 R을 놔도 안빠지네..?? 이게 이상하게 박혔는지 자연스럽게 안빠졌다. 그래서 무리해서 빼긴 어려울것 같았는데, 기사님이 이러나 저러나 비슷하니 그냥 빼라 그래서 뺐더니, 희안하게 차가 붕 떴다가 떨어졌다. 내가 무리한거 같다 ㅠㅠ 허리가 아프다 ㅠ
현장 출동 매니저가 오더니 기사님과 이래저래 처리하고, 내 차는 조금 앞에 골목에 대라고 해서 거기까지 차를 몰고 가는데 이게 뭔가 이상하다.. 바퀴가 무슨 판대기에 계속 쓸리는 느낌..아무래도 주행은 어렵겠다.
결국 레카차 불러 공업소에 맡기고.. 얼빠진 상태로 경의선을 타고 돌아오는데, 버스랑 사고 검색하니 대부분 버스 과실 사고이지 승용차 과실 사례는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하긴.. 눈뜨고 버스를 박는다는게 내가 생각해도 황당하다..
그런데 승객이 다치거나 치료를 받는 상황이 무서운 상황이라는걸 알게됐다. 아 그래서 몇명이 탔는질 물어보셨구나.. 그래서 나쁜사람이 없어야 할텐데라고 하셨구나..
하아..좀처럼 마음이 진정이 안되는데.. 회사에사 교통사고 처리만 십년 이상 하신 아버님이 진정시켜주시고 (결론은 사망사고만 아님 괜찮다..), 남편도 보험회사에 맡기고 나중에 보험료만 더 내면 된다는 식으로 안심시켜준다.
아무 새로운 일도 없는 평안한 하루가 얼마나 특별한 일인지, 또 느꼈다.. 요즘 이걸 느낄일이 너무 잦아서 좀 힘든데.. 그래서 또 느끼기가 좀 버거운데.. 부디 당분간, 몇달 만이라도 조용했으면 좋겠다.
(2023.03.12. 티스토리 블로그 기록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