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2011년. 페이스북 기록물)

지금까지는 국가와 정치를 바라볼 때 순종적인 국민의 시각으로 바라보아왔다. 그것이 크리스챤의 역할이라고 믿어의심치 않았다. 권위에의 순종이라는 이름 하에.

지난 대선때는 하나님의 사람이 대통령으로 세워지길 바랐고, 장로의 직분을 가지고 있는 분이라면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두려운 마음으로 겸손하게 국가를 이끌겠지라는 순진하고도 순진한 마음으로 그의 당선을 위해 청년들과 함께 두손모아 중보했었다.

그리고 그의 당선과 치세.

좋은것만 보려고 했고, 설사 마음에 거리낌이 있는 치세를 펼친다 해도 분명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겠지하고 믿으려 애썼다. 눈에 보이는게 전부가 아니니까.

그런데 정말 눈에 보이는게 전부가 아니었다.

귀에 들리는것도 전부가 아닐수도 있겠지만.. 나꼼수 나꼽살을 들어보니 일단 그 소리의 진실성 여부를 떠나서 내가 얼마나 맹목적, 수동적으로 정부을 신뢰해왔는가 절로 반성하게 되었다. 묻지고 않았고, 따지지도 않았다. 깊이 사고하지 않았고, 그냥 막연하게 신뢰했다.

직접 피부로 경험하는 현실의 어려움도 그저 내 개인적인 문제, 인간 본성에 따라 발생할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현상으로 인정하고 정부탓 정치탓은 할 생각도 못했었다.

그토록 무지했다.
그토록 순진했다.
그토록 연약했다.

하지만 나를 비롯한 많은 청년들이 조금씩 깨어나고 있는 움직임이 느껴진다. 더딜지라도 조금씩, 그리고 철저하게 민주시민의식으로 무장해나갈 것이다. 그리고 권위앞에 깨갱하는 멍청한 강아지로 살지 않고 개인 그 자체의 존재만으로서의 충분한 가치를 인식한채 세상의 권위 앞에 평등하게 서서 요구할 것이다.

갓 20대가 된 직후에 의식없이 던져냈던 무책임했던 한 표에 대해서는 책임을 통감하는 바이다.
(2011년. 페이스북 기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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