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생이 온다

(2020.1.6. 페이스북 기록물)

90년대생이 온다.
임홍택 저.

비록 난 86년에 태어난 80년대 생이지만, 밀레니얼 세대로 구분되는 세대로 이 책에서 말하는 90년대 생의 특성을 상당히 많이 지니고 있었다.

뭐, ‘줄임말’이라던지 ‘병맛’을 좋아하진 않으나, ‘일’을 대함에 있어 워라벨이라던지 일터에서의 즐거움, 일터에서 실현하고 싶은 자아, 자유로운 휴가를 추구하는 자세 등은 나의 모습과 같았다.

그런 차원에서, 상당히 이해하고 적응하기 어려웠던 병원이라는 조직에서 10년을 버텼다는 사실에 내 스스로를 토닥이게 된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나 라는 ‘자아’가 강하고, 할말을 담아두지 못하고 해야만 하는 ‘추진력(?)’을 지닌 요상한 젊은이에게 적응해 준 우리 조직에도 감사하다. 적응 해주셔서 망정이지 이곳이 아닌 다른 부서에 있었더라면 진작에 다른 살길을 찾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실제로 병원은 넓고, 복잡하고, ‘기존’ 조직’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어보니 점점 신규 간호사 및 병원의 일반직 사직률이 높아지는 이유도 이해가 된다.

아마도 90년대생은 ‘나’라는 존재를 도저히 받아주지 못할 것 같은 대형병원이라는 조직에 회의감을 갖고 포기해버렸을 것이고, 병원은 이렇게 통통튀는 것 같아 보이는 90년대생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기에는 기존의 상식에 비추어 봤을 때 도저히 이해도 안되고, 이해가 된다고 하더라도 너무나도 많은 이해당사자가 엮여있기에 감히 어떻게 해야할지 방향조차 설정이 안됐을 것 같다.

나의 사례를 돌이켜보면,

1)일단 내가 속한 부서가 15명내외의 작은 규모의 부서였고(인력 운용이 아주 복잡하지 않을 수 있는),

2)부서 안에서 구성원들끼리 듀얼잡/트리플잡이 가능하게 훈련되었고(배워야 할때는 상당히 괴로웠으나),

3)리더십이 비록 기존세대이지만 귀를 닫고 있지 않았고, 구성원이 조직에 헌신하는 만큼 그 구성원의 니즈를 이해해주었다(실제로 리더십의 결단력과 포용력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리더십이 요구한 것은 조직의 발전을 위한 구성원의 몰입이었고, 내가 원하는 것은 나 자신이 이 조직에 있어야 하는 이유가 있어야 했고, 가능하면 이 조직을 통해서 내 스스로가 발전함과 동시에 나의 일터 밖에서의 시간도 존중받는 것이었다. 아마 서로 100%는 아닐지라도 어느 정도 만족할 수 있는 정도로 맞춰오지 않았나 싶다.

90년대 생이 옳은 것도, 기존세대가 옳은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냥 90년대생은 이런것이고, 기존세대는 이런것일 뿐. 하지만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90년대생에게도 기존세대에게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쌍방의 노력이 있다면 분명히 긍정적인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아마도, 이도 알고 저도 이해하는 세대로서의 역할을 해나가야 겠지.
내가 벌써 꼰대가 됐나? 라고 생각해본적 있는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충분히 의미가 있다!

(2020.1.6. 페이스북 기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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