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를 클래식에 입문하게 만든 임윤찬님의 CD와 손열음님의 책 “하노버에서 온 음악편지”.. 남편으로부터의 선물을 준비했다는 사진을 받고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요즘 제 임윤찬님 사랑은 남편이 시샘을 할 정도이고, 손열음님의 책은 제가 요즘 전자책으로 대여해서 막 읽기 시작했던 책이었던지라.. 정말 감동을 받았습니다.
피아노는 제가 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배우기 시작했었고, 남들 하듯이 바이엘, 체르니 100, 30, 40을 하다가 50을 할때쯤 렛슨은 그만두었습니다. 그러다 중학교 1학년 친구 따라 간 작은 교회에서 반주를 하기 시작했고, 그 덕분에 전 계속 피아노와 아주 멀지 않은 사이로 지내올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클래식에는 별 관심이 가지 않았었습니다. 클래식 명곡을 배울 때 그 과정이 지루해서였을까요, 아니면 제게 클래식을 즐길만한 감성이 없었었을까요. 모차르트나 베토벤, 슈만, 쇼팽.. 그냥 넘어야 할 과제물 정도로만 인식이 되었었습니다. 음악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즐겨본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최근 아름다운 피아니스트들을 만나면서 클래식을 대하게 되는 마음이 조금씩 바뀌어감을 느낍니다.
음악에 대해 주어진 천부적인 재능과 주어진 시간에 대한 최선의 열심을 합쳐 세상에 아름다움을 불어넣어주는 젊은 연주가들의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제가 살고있는 이 시간을 다시금 돌아보게 되기도 하고, 그동안 제 마음을 움직이는 음악은 찬송밖에 없었던것 같은데, 역시 신께서 세상에 음악을 있게하셨구나. 를 새삼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오늘 처음으로 피아노리사이틀 티켓을 구입했습니다. 임윤찬님의 스승이신 손민수님의 피아노리사이틀이 가까운 고양아람누리에서 한다는 것을 알고 부랴부랴 티켓팅을 했는데 기적적으로 한자리 남은 R석을 맡았습니다. 아이들은 남편에게 맡기고 행복한 저만의 100분의 시간을 누릴 호사를 생각하니..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이제는 첫째가 되어버린 자몽이에게 어떻게 동생 소식을 전해야할지가 저희 부부에겐 무엇보다 큰 과제로 다가왔습니다.
언제쯤 알려야 좋을까.
어떻게 설명해야 아이가 잘 받아들일까.
노심초사하며 고민하던 끝에, 저희 부부는 그냥 아예 처음부터 함께하기로..아이와 함께 임신기간의 전 과정을 공유하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른 두줄을 본 후 지독히도 안가던 그 느린 일주일의 시간을 겨우 버틴 후, 초음파를 보러가기 하루 전 아이에게 이야기했습니다.
다음과 같은 단계로 말이지요.
단계 1. 뭔가 특별한 일이 생겼음을, 매우 기대되고 흥분된다는 밝은 뉘앙스로 알림.
자몽아. 자몽아. 이리와서 앉아봐. 엄청 놀라운 소식이 있어!!
단계 2. 동생은 큰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하늘에서 천사일 적에 가장 친한 친구였다는 설정 (진짜 베스트프랜드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선한 거짓말).
자몽이가 천사로 있을 적에 가장 친하게 지냈던 천사 친구 기억나? 기억 안날수도 있긴 한데 하나님께서 우리집으로 보내주셨대. 그런데 자몽이보다 조금 늦게 출발해서 이제 막 도착했다네!!??
이 이야기를 듣자, 아이는 처음엔 신나하는 듯 하더니 곧내 눈빛이 살짝 흔들렸고, 조심스럽게 말하다군요.우리집이 아니라 다른 집이였으면.. 이라고 말입니다.
단계 3. 엄마 아빠도 아직 확실하게는 모르고, 우리 온가족이 함께 가서 확인해봐야 함을 알림. 마치 미션과도 같이 (비장한 뉘앙스로!)
그런데 아기 천사가 진짜 잘 도착했는지 내일 병원가서 엄마 뱃속 사진을 찍어봐야해.
단계 4. 천사친구가 우리집에 무사히 도착한 것이 맞다면, 이건 누구보다도 큰 아이가 축하받아야 할 일임을 강조, 또 강조!! (선물은 필수!!)
만약 진짜 도착한게 맞다면, 이건 자몽이가 엄청 엄청 축하받을 일이야!! 그래서 아빠엄마가 선물도 사줘야할것 같어!
엄마 아빠의 기대되고 흥분되는 모습 때문이었을까, 선물을 받을수 았다는 사실 때문이었을까.. 아이는 조금씩 같이 들뜨기 흥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우리 온 가족은 동네 산부인과로 향했고, 전 큰 아이때보다도 떨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초음파를 찍었습니다. 그리고 작은 난황이 보였습니다.
자몽아. 자몽이 친구 아기 천사가 무사히 도착해서 집을 지었네^^
아이는 뭐가 그렇게 신기한지.. 초음파에서 난황밖에 안보이는 그 존재를 바라보며 귀엽다, 귀엽다 하며 흥분해했습니다. 휴우.. 안도..
언니 된거 축하해♡
그날 아이는 1차로 엄청 큰 캐치티니핑 하우스를 받고서는 2차, 3차 선물까지 받은, 진정한 축하 파티, 선물 세레모니의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아기천사가 우리집에 왔음을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