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고민을 하며 썼던 기록.

아이가 만 4년하고도 5개월일 적에, 치열하게 둘째고민을 하다 써내려간 편지. 언젠가 아이가 왜 본인은 외동인가하며 아빠엄마에게 속상해할때 보여줄려고 써내려갔던 고민의 기록.

우리편

요즘 엄마가 많이 하는 고민이 있어. 원래는 고민을 정말 많이 하다가(네가 2-3살 정도일때까지) 더이상 고민하지 말아야지 결정했다가 (네가 5살될때까지) 요즘 들어 다시 고민을 하게 되었어.

네가 컸을때도 어쩌면 기억할지도 몰라. 바로 동생에 대한 이야기야.

엄마 아빠는 너에게 수시로 물었어.” 동생 있으면 어떨것 같아??”

너는 단호했어. “없는게 좋을것 같아.”

그런 단호한 답을 들었는데도 또 듣고 또 들으면서 어쩌면 마음을 다잡은 것 같기도 해.

엄마가 너를 하나뿐인 외동딸로 키우고 싶다고 생각하고 결정한 이유는 분명했어.

엄마는 일을 했고, 일하고 돌아온 후 너와 함께 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은 매우 짧았고, 그 시간을 누구와도 나누고 싶지 않았다는 것. 너에게 물질적으로 부족함 없이 해주고 싶다는 것. 동생이 생긴다면 아빠나 엄마 둘 중 한명은 휴직을 하고, 경력단절도 각오해야 할 수 있으니까.

너의 단호함 & 아빠의 단호함. 너도 그렇지만, 네 아빠도 많이 단호했어. 우리 상황에 맞지 않다고 이야기 하면서 이 주제 자체를 외면했어.

그래서 마음 결심하고 우리 셋이 행복한 시간을 보냈지!! 지금도 그래. 그런데 갑자기 엄마 마음이 흔들리게 된 계기가 있어. 아빠의 단호함에 살짝 틈이 열린거야.

그 안에서 꿈틀대는 마음이 보인거지.. 엄마 눈에는 이렇게 보였어. 이 세상에 우리 편이 한명 더 있어도 좋겠다. 그런데 너의 단호함도 희안하게 좀 누구러졌더라.

이왕이면 여동생이면 좋겠다고. 남동생이라도 내가 여자라서 괜찮다고.

아빠엄마에게 자녀가 한명 더 생기고, 너에게 형제가 생긴다는 것이 1),2)의 희생보다 값진 가치일까에 대해 고민해보게 돼. 긍정적으로 한번 생각해볼께.

막상 돌이켜보니, 시간은 양보다 질로 살아낼 수 있더라. 짧은 시간으로도 너와 아빠엄마는 충분히 친밀해졌고 사랑을 나눴다는 것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어. 그렇다면 동생이 생기더라도 주어져있는 짧은 시간을 소중히 잘 사용할 수 있을것 같기도 해.

가정의 재정과 아빠엄마의 경력 문제. 그건 세상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그냥 팩트야. 하지만 제대로 된 신앙고백과는 멀어져있긴 하지 . 어쩌면 그 고민 하는 그 수준이 아빠 엄마 신앙의 수준이기도 하겠다. 지금까지 아름답고 건강하게 살아오게 하신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드러내는 고민.

물론 이성적으로 대책에 대해서는 고민을 하고 준비 해야하긴 하겠지?

그래도 기본적으로 사람은 계획을 하고, 그 길을 인도하시는 건 하나님이라는 믿음이 필요할것 같아. 이 단점을 극복하고 나면 얻게되는 장점은 무엇일까?

  1. 만약 새로 태어나는 존재가 아빠,엄마,너와 결이 비슷하고 건강하게만 태어난다면, 평생을 기쁘게 함께 할 우리편이 한명 더 생긴다는 것일것 같아. 지저분하게 앞에 조건을 단 이유는, 결이 너무 다르고 건강하지 않은 존재가 우리에게서 태어나는 사실은 엄마가 감당하기엔 너무 무섭기 때문이야. 막상 생각해보니 그것만 아니라면 다 감당할수 있을것 같기도 하다.
  2. 엄마 아빠는 하고싶은것도 많고, 살아보고 싶은 삶도 다양하고, 영향력 있는 존재가 되고 싶은데 나이가 한살 한살 들어갈 수록 인간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가를 깨닫게 돼. 우리편이 많으면 많을수록 세상에서의 우리 포션이 더 커질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

3.만약 너에게 형제가 있다면, 언젠가 엄마 아빠가 먼저 하늘에 가더라도 그 슬픔을 같이 이겨낼 혈육이 있다는것..뭐 세상엔 웬수보다 더 한 골육지간도 있긴 하더만, 우리와 같은 결의 존재라면..괜찮은 관계가 되지 않을까.

너는 어느덧 태어난 지 만으로 4년하고도 5개월이 되었고, 그 사이 엄마도 엄마로 자리잡고 아빠도 아빠로 자리잡고 엄마는 엄마대로 아빠는 아빠대로 열심히 사회생활도 자기발전도 하고 있어. 지금의 시간이 너무 만족스럽고 지금대로만 유지된다면 더할나위 없을것 같아.

그럼에도 새로운 생명에 대해 고민을 하는 건, 어쩌면 본능적 고민 일 것 같기도 해. 밥 먹어도 될까? 잠 자도 될까? 이런 고민. 근데 밥도 너무 먹으면 살찌고, 잠도 너무 많이 자면 생활이 안되니까.여러모로 비교해보고 따져보는 거지 뭐.그래도 어쨌거나 이 고민도 빨리 털어버렸으면 좋겠어. 어떻게든 확고하게 결정을 빨리 내려야지.

고민하느라 보내는 시간도 아까우니까.미리 말해두지만, 동생 생기면 어떨것 같냐고 자꾸 물어봤던것 미안해.엄마 아빠가 너에게 보여준 가장 혼란스럽고 헷갈리는 모습중에 한 장면이지 않을까 싶네. 아빠 엄마의 인간적인 모습이었다고 기억해주길 바라.

(2022.06.15. 티스토리 블로그 기록물)

외동의 장점과 단점, 아니 강점과 약점 (2)

아이가 두돌 쯤 되었을 때,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동생이 있었으면 좋겠냐고. 동생이 뭔지도 모르는 아이는, 응이라고 대답했고, 전 왜그랬는지,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동생이 생기면 좋긴 좋을텐데,
동생을 안아주고 업어주느라..
우리 자몽이를 못안아주고 못업어줄수도 있어..

아마 이때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동생은 필요 없고, 동생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하기 시작한 것이 말입니다.

제가 전해준 팩트가 두돌 아이에겐 퍽 충격이었나봅니다실은,  현실을 인식하게 한다는 명목이었지만, 저 사실을 감당하면서까지 동생을 갖고 싶다고  한다면 진지하게 새로 고민을 해봤을것 같기도 합니다.

어쨌든 아이 눈치 안보고 선택할 수 있었던, 외동 부모로서 딸래미를 6년간 키우면서 느낀 외동의 단점.. 두구두구…

거의 없었습니다!!

나중엔 어쩔런지 모르겠으나, 특히 미취학 아이 차원에서는, 좋으면 좋았지, 큰 단점이 없는것 같습니다.

경쟁 없이 누릴 것을 충분히 누릴 수 있고, 형제관계에서 얻을 수 있을 것 같은 사회성은 일찌감치 어린이집이나 교회 유치부 생활을 하며 키울 수 있었습니다.

보통 외동에 대한 편견중 큰 것이 아이의 사회성에 대한 부분인데, 감사하게도 아이는 잘 성장해주었습니다. 이기적이지 않고 오히려 나눌 줄 알고, 리더십있는 아이라고.. 유치원과 동네 놀이터와 교회 유치부에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뭐, 가끔 형제끼리 자매끼리 노는 걸 보면, 제가 괜히 부러워한 적이 있긴 했지만, 아이는 그냥 본인이 놀 친구만 있으면 충분했습니다.

결국, 아이 입장에서는 딱히 단점은 없는것 같습니다.

그.러.나.부모로서 경험하게 되는 외동의 약점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가정에서 아이와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주요 대상이 부모(혹은 조부모)밖에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쉽게 말해

계속 놀아줘야합니다 ㅠㅠ

형제나 자매가 있다면 그만큼 아이의 에너지가 분산이 될터인데..

지칠 줄 모르는 아이와 끊임없이 놀아주고 반응해주고 하는 게 오롯이 부모(혹은 조부모)의 몫이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그러다보니, 어느정도 커서도 아이는 부모의 적극적인 반응을 기대합니다. 점점 주말이 두려워지고..

“조금 더 커서 친구가 더 좋아질 때쯤은 나아지겠지.. “, “이렇게 부모를 찾을 때도 지금 잠깐일거야.. ” 하며 힘을 내볼때가 많았습니다.

실제로 다른 다양한 형제 구조 보다 외동의 경우에서 부모자녀간의 관계가 돈독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데, 이런 차원으로 생각보면 이러한 다소 피곤할 수 있는 관계 또한 큰 약점은 아닌것 같긴 합니다.

지혜롭게 아이와 잘 지낸다면, 오히려 강점에 더 가까울 수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아빠엄마는 아이와 상호작용하느라 좀 피곤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는 외동이라 나쁠건 없을것 같고, 부모의 괴로움도 결국엔 강점이 될수 있다.

라는 것이 만 6년간의 경험끝의 외동의 약점입니다.

공감, 혹은 도움이 되시는지요? 아니면 혹시 다른 어떤 경험을 해보셨는지요?

가족계획. 부모의 결정이 중요하긴 하지만, 실은 부모만의 노력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부모의 결심대로 되는 것도 아닙니다.

인간의 계획을 초월한, 어떤 생명에 대한 의지가 분명히 있는것 같습니다. 외동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선택한 우리 부부에게도, 뜻하지 않게 또 하나의 생명이 찾아와버린것을 보면, 분명히 그렇습니다.

(2022.06.12. 티스토리 블로그 기록물)

외동의 장점과 단점, 아니 강점과 약점 (1)

6년간 외동딸을 키워본 개인적인 경험입니다.

제 스스로가 2녀의 맏이라서인지, 가족의 완성은 마치 자녀가 둘이 되어야 하는것만 같았고, 그래서 외동을 결심하고도 외동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치열하게도 고민했었습니다.

물론 출산이라는 것이 계획대로 되는것은 아니지만, 계획을 할 수 있다면 가장 적절한 시기에 건강하게 하고 싶었기 때문에..그리고 이왕이면 아이들에게도 좋은 터울이면 좋을것 같아, 아이가 만 2-3살을 지낙 즈음에 가장 크게 고민을 했던것 같습니다.

아마 이 글을 찾아서 읽으시는 분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시는 분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6년간 외동을 키워본 결과, 외동의 강점과 약점에 대해 나눠보고자 합니다.

100프로 장점과 100프로 단점은 없고, 다만 강점이 되는 부분과 약점이 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이 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앞으로 어떨것이다라는 예상되는 예후가 아니라 직접 경험한 내용 위주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외동의 강점

<엄마 차원>
외동의 장점과 단점, 혹은 강점과 약점을 고민하는 분들은 아마 아빠보다도 엄마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특히 워킹맘이 많지 않을까 감히 유추해봅니다 (엄마들은 참 고민할 것도 많습니다).

  • Quality time
    워킹맘에게 외동은 어떻게보면 너무 당연한 선택인것 같기도 합니다. 아이에게 집중할 수 있는 짧은 시간을 오롯이 한 아이에게만 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강점입니다. 일터에서 돌아온 뒤 주어진 애틋한 짧은 시간은 저로하여금 아이에게 온전히 집중하게 해주었고, 그 대상이 하나라 참 좋았습니다. 퇴근후 집으로 출근을 하며 보살펴야 할 대상이 더 있었다면, 아이에게 상쾌한 감정을 전달하지 못했을 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 엄마의 커리어 및 자기개발
    자녀가 한명이고, 친정엄마의 도움을 받아 일을 지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온전히 제 일에 집중하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매일같이 현자타임을 갖으며 정신줄은 항상 집에 두고 출근을 하게됐고, 다른 생산적인 것을 할 에너지는 전혀 없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두돌이 되자, 조금씩 이전과 같은 에너지가 스물스물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일터에서도 다시 생산성을 갖게 되었고, 다시금 제 자신의 의미있는 인생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학창시절의 꿈이었던 박사과정에 발을 디디게 되기도 했구요. 양육, 일, 그리고 새로운 도전.. 자녀가 한명이라 가능했습니다.

<자녀 차원>

  • 아이 몫
    저희 부부는 맞벌이 수입이 수입의 전부이고, 다른 형태의 수입원이 전혀없는 생계형 맞벌이를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 명의의 주식계좌를 일찌감치 개설해서 조금씩 아이몫을 준비해줄 수 있었는데, 아이가 한명이라 이런 여유가 가능했던것 같습니다.
  • 사랑 많은 아이
    아이는 다행히 자신이 사랑을 듬뿍 받고있다는 것을 분명히 아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을 나눌 줄 아는 아이로 자랐습니다. 어린이집, 유치원 생활을 하면서 친구들과 그리고 선생님들과 아주 원만한 생활을 했고, 자신의 것을 나눠주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로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부모에게, 선생님에게, 친구에게 사랑을 언어로, 행동으로 표현을 잘 할 줄 압니다. 아이 덕분에 마음이 따뜻하지고, 세상에 감사하게 될 때가 참 많습니다.꼭 외동이라서는 아닐수 있겠으나, 아이가 부모의 온전한 관심을 필요로 하는 시기에 그것을 채워줄 수 있기에 용이한 환경임은 분명했습니다.

이렇게 오늘은 제가 6년간 외동딸을 키워본 경험을 통한, 외동 자녀의 장점이자 강점을 나눠보았습니다. 공감, 혹은 도움이 되셨는지요?다음시간에는 제가 생각한 외동의 약점을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2022.06.06. 티스토리 블로그 기록물)

둘째고민과 외동확정

아이 출산 후, 출산 휴가 90일만 사용하고 복직을 한 저는 일찌감치 외동을 선언했습니다. 몇가지 분명한 이유가 있었는데,

첫째는, 부족한 시간. 제가 아이와 보낼 수 있는 시간이 평일엔 약 2시간, 그리고 주말 이틀 뿐이었습니다. 이 짧은 시간때문이었을까, 아이는 저를 유난히 좋아해주었고, 항상 저흰 애틋했습니다. 그 짧은 시간을, 다른 존재와 나눌 수는 없었습니다.

둘째는, 친정 엄마의 희생. 친정엄마께서 아이 양육을 도와주셔서 워킹맘으로 근무를 이어나갈 수 있었지만, 둘째까지 친정엄마에게 의지할 순 없었습니다. 친정 엄마의 희생이 너무 컸습니다.

셋째는, 경제적 한계. 둘째 탄생 후 예상되는 저의 육아휴직은 경력단절(부서 이동 혹은 그에 따른 퇴사 등)을 의미했습니다. 육아휴직을 하면 제가 일하던 직무는 새로운 인력이 하게 되었고, 전 복직 후 다른 삼교대 부서로 가게 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그러나 전 제 일이 좋았고, 다른 삼교대를 하는 부서에 적응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퇴사각). 그러나 생계형 맞벌이이기도 한 우리 부부에겐 제 수입이 꼭 필요했습니다. 저흰 아이에게 든든한 경제적 뒷배가 되어주고 싶었는데.. 두명은..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였습니다.

넷째는, 잠에 대한 트라우마. 특히 남편은, 아이의 출생 직후부터 약 1년여간의 시간을 트라우마로 여기고 있었습니다. 아이는 잠을 자기 싫어했고, 두돌이 넘을 때까지 수면의식만 한시간이 넘게 걸리곤 했었습니다. 남편은그때의 경험을 다시 할 자신이 도저히 없다고 했습니다.

더군다나 아이도 동생을 무슨이유에서였는지 원하지 않았습니다. 다른건 다 원했으면서 말입니다. 그래서 저희 부부는 대내외적으로 일찌감치 외동을 선언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게 외동에 대한 편견이 있었기 때문인건지 잊을만 하면 한번씩 “외동 장점”, “외동 단점”, “외동 편견”, 그리고 “둘째 고민” 을 검색하곤 했습니다.

가장 거슬리는 편견은 바로 “외동은 외롭다” 였습니다.

언젠가 그토록 의지했던 부모가 세상을 떠났을 때, 함께 부모를 그리워할 형제가 없이 혼자 남는 느낌은 무엇일까.. 우리 아이가 잘 감당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이 들 때마다 다음과 같은 반박하는 의견으로 불안한 마음을 덮곤 했습니다.

부모가 죽을 때쯤 자녀는 배우자와 자녀가 있을것이고, 5-60대 이후일 가능성이 높으니 걱정할 거 없다.

첫째가 외로울까봐 둘째를 낳는다는건 무슨 논리냐. 그렇게 태어난 둘째가 불쌍하지 않냐.

어차피 인생은 혼자 사는거다. 누구나 외롭다.

끄덕끄덕. 여전히 장례식장을 지나가다 전광판에 쓰여진 자녀 이름이 한명인 경우를 알아차리게 될 때마다 마음이 크게 흔들리곤 했지만, 우리 아이가 나중에 진정한 사랑과 우정을 나눌 수 있는 건강한 아이로 성장하도록 잘 양육하자는 마음을 굳게 다잡으며, 그렇게 저희 부부는 외동을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궂이…정관 수술의 온갖 부작용 사례를 찾아보며 수술은 차마 못하겠답니다. 본인은 아무래도 생산직이 서비스직보다 좋다나 뭐라나..

(2022.05.28. 티스토리 블로그 기록물)

둘째 출산을 앞두고

2013년이면.. 결혼도 안하고 한참 연애하고 있을때인데.. 저때의 나는 자녀를 낳고 번성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감동으로 받았었나보다.

2014년. 세월호 이후 나는 이 세상에 내 자녀를 탄생시킨다는 것이 두려워져서, 결혼 후 한참동안 자녀를 낳고싶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러다 그냥 문득 어느순간, 내 자식이 생기는건 어떤 기분일까..라는 관심이 잠시.. 아주 잠시 생겼었는데.. 그와 동시에.. 아이가 찾아왔다.

우린 준비된 부모는 아니었지만, 아이가 자라면서 나와 성동도 조금씩 성장했던 것 같다(-ing).

아이로 인해 삶이 더 풍성해지고, 마음도 더 채워졌다.

아이는 우리에게 감동 그 자체였다.

우리의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아름답게 성장하고 세상을 살아내는 아이를 보며, 아 그냥 부모는 아이를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그 자리에 있어주는것 뿐이고, 지켜주시는 분은 하나님이시구나라고 믿을수밖에 없었다.

무서운 세상 속에서 하늘을 바라볼수 밖에 없는 현실은 2014년이나 지금이나 같지만..

이 무서운 세상에 자녀를 태어나게 했다는 죄책감보다는, 아이가 그 이름과 같이, 지혜를 친구삼는, 예수님을 가까이 하는 그런 자녀로 세상에 곧게 서주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아이가 나에게 주는 마음에 비해 내가 아이에게 줄수 있는 시간이 너무 적어서.. 그 시간을 결코 쪼개고 싶지가 않아서 다른 자녀의 존재는 상상하지도 않았었다.

그러다 그냥 문득 어느순간, 아이로 인해 기존의 삶이 완전히 pause되었던 시간은 2년 정도었고, 그 시간이 전 인생에서 보면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다고,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잠시.. 아주 잠시 추억했었는데.. 그와 동시에 두번째 생명이 찾아왔다.

처음엔 무섭고 두려워서 며칠 잠을 못자고.. 곤히 잠들어있는 아이를 보면서 눈물도 뚝뚝 흘리고 그랬었다. 내가 두 아이의 엄마가 될 자격과 역량이 있는지 의심되고 걱정되어 절로 기도가 나왔다..

제게 두 아이의 엄마로서의 지혜를 허락해주세요.

몸은 첫쨰때와 달리 너무 힘들었다.

임신이 이렇게 힘든 과정이었나, 왜 이렇게까지 해야하지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던 임신 초기를 지나고, 조금 나아지려나 싶은 때쯤 하혈이 있었다.

그렇게 집에서 3개월을 드러누워서.. 정말 오랜만에.. 아무 생각도 안하고, 아무 일도 안하고, 아무 의무도 없는 시간을 보냈다.

어찌보면 사회생활 시작하고 10여년 만의 휴식시간이었다.

그리고 아이의 평일을 함께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유치원 등하원이 내겐 그렇게 기쁜일이었다.

그 3개월. 성동은 고생했고, 달맹이는 꼭 잘 붙어있었고, 아이는 행복했다.

그리고 난 다행이 3개월만에 병가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 출산을 일주일정도 앞두고 있다.

둘이었을때 셋을 상상할 수 없었듯이, 지금은 넷이 잘 상상이 안된다.

뱃속에서부터 효도하던 이 달맹이는 과연 어떤 존재일 것인가..

첫째와 우리와 결이 비슷할까.. 아니면 정말 낮설고 새로운 존재일까.

멀티플레이에 가뜩이나 젬병인 내가 두 딸의 엄마이면서 간호사이면서 학생이면서 아내이면서 자녀이면서 며느리면서 언니면서 형수면서 친구면서.. 균형있게 잘 살아갈 수 있을까.
일단 그냥 내려놓고, 기도할 뿐이다.

우리 부부에게 두 자녀의 부모될 지혜를 주시길.. 우리 부부가 가정과 각자의 영역에서 각각 최선의 모습으로 충실하게, 맡겨진 것들을 잘 돌보아 내길.

문득 9년 전 페북에 올렸다 소환된 묵상을 보니 부모된 이후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지금도 기대보다 걱정이 더 많이 되고 있지만, 결국 감사의 고백이 터져나오겠지..라고 믿어보며..^^

(2022.1.27. 페이스북 기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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