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그려준 예쁜 엄마

서우가 그려준 예쁜 엄마.
그러고 보니
노란리본이 보이네.
몇년전 오늘, 하필 오프인지라
하루종일 뉴스를 보며 울면서 기도했고..
가라앉는 배를 하루종일 바라본 그 충격에
결혼해도 아이는 못낳겠다 싶었고,
정말 아이를 낳을 생각이란게 전~~혀 안들었는데.
너무 무서워서..
어느 순간 마음문 열리더니 찾아온 예쁜 딸. 너.
니가 살아갈 세상이,
노란리본을 외면하지 않고 기억하는 세상이 되길.
그리고 너는
같이 그 배를 들어올리는
그런 사람으로 자라나길.

(2021.4.16. 페이스북 기록물)

좋은 소식

좋은 소식입니다.

일상에서 소변줄로 소변을 스스로 빼야하는 (자가 도뇨) 사람들이 있는데 혹시 들어보셨나요? 너무 이상하게 느껴지시지요..?

소변 보는데 무슨 문제가 있을수 있을까 싶지만, 하루 대여섯번 소변줄로 소변을 빼야만 합니다. 살기 위해서요.

그리고 평생 요실금으로 패드나 기저귀를 착용해야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모자라서가 아니라, 자기관리 안해서가 아니라, 그냥 그렇게 태어나서, 혹은 그렇게 되도록 다쳐서..(누구라도 그렇게 태어날수 있고, 누구라도 그렇게 다칠수 있습니다).

남들에겐 자연스러운 배뇨훈련이라지만.. 그게 의지와 다르게 안되고, 남들처럼 쉽게 할 수 없는 특별한 기술이 되어버려서, 남들 모르게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상상이 되시나요?

정말 그럴수 있을까 싶으시지요?

제가 매일 만나는 친구들입니다.

그렇게 남들과 다른 하루를 매일같이 살아내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너무 안타까웠던 사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이 질환을 국가도 잘 보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감사한 것은 2012년, 환자 및 보호자, 한상원 교수님과 최은경 교수님의 헌신으로 선천적 질환 자가 도뇨 소모성 재료에 대한 급여 지원 시행이 시작된 바 있었고, 이는 2017년엔 후천적 질환까지도 확대 적용되었습니다. 정말 환자 보호자에겐 엄청 의미있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평생 도뇨를 해야해도,

평생 소변이 그냥 나와도..

장애는 아니었습니다.

왜 아닐까.. 왜 아니어야 할까??

대부분의 도뇨하시는 분들이 이미 ‘마비’ 관련으로 장애를 받으셔서, 추가로 장애 명목을 만들어야 하는 니즈가 없었기 때문인걸까… 라는 나름의 추론 후, 우리 소수정예 선천적 질환 친구들은 얼마나 더 힘을 모아야 이게 가능해질까 싶었고, 항상 미안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어느 젊은 청년 환자분이 개정된 사항을 봤다고 문의전화를 줬고 , 아직까지 들은건 없다고 전화를 마무리하고 끊었는데..

설마 하는 마음으로 찾아봤더니!!

정말??!!

심사 기준이 생겼고 공포되었습니다!! 바로 어제!!!

이게 뭐 대단한거냐고,

장애등록을 해준다 해도 안하고 싶은 사람도 있지 않겠냐고 생각하실수도 있겠지만,
자녀가 어릴땐 ‘내가 다 해주면 되지’ 라고 생각했지만, 아이가 커가는 걸 보면서 새로 생길수밖에 없는.. ‘내가 없을때 우리 아들딸들은 괜찮을까, 사회적으로 배려 받을수 있는 방법을 없을까’ 하며 노심초사 무겁게 근심하시던 부모님들의 간절함과 미안함을 알기에..

이런 사회적 관심과 배려는 너무 기쁘고 감사한일입니다.

전 멀리서 환자만 보고, 마음만 있었지, 이런일이 진행이 되는줄도 모르고, 아무것도 못했는데..ㅠㅠ 애써주신 모든 분들과 정책적 의사결정을 내려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1.4.14. 페이스북 기록물)

카리스마와 다정함

아무래도 경력이란게 조금 쌓여왔고, 내가 몸담은 영역이 아주 일반적인 분야는 아니라 그런지.. 드물지만 가끔씩 강의 의뢰가 들어온다 (강의 가능 영역이 매우 협소하다는건 안비밀..ㅋ)

나는 본래 말을 잘 하는 사람이 아니고, 말보다 글이 편한 사람이고, 일반적인 대화에서 화법이나 센스가 많이 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내가 아는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 그걸 최대한 설명하고 청중을 몰입하게 하는건 학부때 발표하던 시절부터 큰 즐거움이었다. 발표하고 가르치기 좋아하는건 엄마피가 흐르는 덕분인듯하다 ㅎㅎ

여하튼.. 강의를 하거나, 초록 발표를 하거나, 병원에서 실습 지도를 하는 등 그런 기회가 있으면 엄청 신나게 준비하고, 진짜 즐겁게 지식과 경험을 나눈다.

지난주에 강의한 소아 도뇨 관련 강의도 그랬다.

그런데 남편이 동영상을 보더니~ 강의는 쏙쏙 들어오고 이해도 잘되는데 조금 더 카리스마있고 전문가적인 발성을 하면 좋겠다고 조언을 해줬다.

청중 입장에서는 상대방이 확실하게 보여주는 전문가 포스가 있을 때 더 몰입하고 신뢰하게 된다고.

오 맞는 말인듯..?

남편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나의 강의나 지도 방식은 과도하게 친절하고 다정했던것 같았다.

나도 학부때 가장 기억나는 강의를 떠올려보면, 무섭지만 카리스마가 넘치던 교수님의 강의였던것 같기도 하다. 언젠가 시간을 내서 아나운서 발성법을 배워야 하나, 단호한 분위기를 연출해봐야하나 싶기도 하고.. 한편으론 전문가 포스 뿜뿜 카리스마는 절대 흉내 못낼것 같다.. ㅋㅋ

하지만 좀 고민해 볼 일은 맞는듯 하다!!^-^

(2021.4.8. 페이스북 기록물)

가재가 노래하는 곳

가재가 노래하는 곳(델리아 오언스)

어렸을 때부터 속독을 즐겨하던 나는, 책을 음미하면서 읽는 것을 어려워 한다.

빠르고 신속하게 큼직한 사건을 읽어내고 결론을 알아내는데 익숙하다.

특히 소설을 제대로 음미하질 못하는 것 같아서 소설을 읽을 때는 의식적으로 그 행간과 단어에 집중하고자 마음을 다잡고 노력하곤 한다. 이 책도 그랬다.

첫 몇페이지는..

아 정말.. 진짜 너무 재밌었다.

완전 빠져들어서 저녁부터 새벽까지 몇 시간동안 싹다 읽어버렸다.

돌아보니 습관을 못버리고 속독모드로 읽은듯 하다.

작가님과 번역가님의 섬세한 선택까지 충분히 느끼지 못했다는 반성을 다시 해보지만.. 그럴수밖에 없을정도로 정~말 너무 재밌고 궁금했다.

그냥 잠시, 타임캡슐을 타고 노스캐롤라이나의 늪지에 들렀다가 수십년의 시간을 하루같이 보내고 온 느낌이다.

외로움 덩어리로 보여지는 카야에게 있어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카야에게 가장 익숙하고, 가장 편안하기에 카야 스스로가 그녀 자신이 되게 하는 곳 혹은 존재의 목적으로 읽혀졌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 있었기에 외로움이 아름다움이 되었다.

뭐.. 사실 이렇게 단순하게 표현하긴 어려운 것이, 그 외로움과 아름다움 사이에는 솔직히 별로 경험하고 싶지 않은, 아니 아예 없어야 할 추악한 가정사 및 연애사 그리고 ‘죽을 사’ 또한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 ‘사’들은 카야의 삶이 아름다웠다고 이야기 하는데 걸림돌이 되지 않았고, 이 깨달음은 마음에 잘 새기고 싶은 교훈이 되었다.

(2021.3.3. 페이스북 기록물)

뉴노멀

이분척추증클리닉 공개강좌가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시행됐고, 무사히 마무리됐다.

워낙에 지방에 계셨던 분들께서 2-3년 전부터 요청해주셨었지만 차마 엄두가 안났었는데, 온라인 강의는 이제 대세가 되어버렸다.

타칭 원격 전문가 박지은 간호사 덕분에 시도할 수 있었고, 잘 진행할수 있었다. 우리 방재실 맨파워.. 인정!!! 모든 공을 박지은 간호사에게 돌립니다.

교수님들도 원격강의에 큰 거부감 없이 잘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고, 어느때보다도 보호자 환자의 만족도가 높았던것 같아 기쁘다!!

참여자분들간에 대화의 시간을 위해 강의 종료 후 방을 잠시 열어두었던 것도 의미있었던 것 같다.

캠프도 원격으로 고민해보라는 지침이 떨어지긴 했지만 ㄷㄷㄷ 중요한 연례행사 하나를 잘 마무리할때마다 기분이 너무 좋다!!♡

(2021.1.16. 페이스북 기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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