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는 환자가 자기자신을 믿도록 돕는 것이다.

병원에서 이런저런 처치를 하다보면 유난히 겁이 많은 아이들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병원에서 뭔가 해야하고, 그게 자기를 불편하게 한다는 걸 안다면 싫은게 당연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씩씩하게 잘 하는 아이가 있는가하면, 유난히 공포에 사로잡히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이전에는 그렇게 울며불며 몸으로 버티는 아이들을 마주하면, 처음에는 어르고 달래보지만 나중에는 쫒기는 시간에 조바심이 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었습니다. 우리 딸래미 치과 치료 전까지는 말이죠. 제 딸은.. 병원 포비아로 치면 제가 그동안 마주한 모든 아이들 중 최고였습니다. 아마도 충치 치료의 첫 경험이 아이에게 배신감을 줬던게 분명합니다. 제가 고집을 부려 갔던 (수면이나 웃음가스를 하고싶지 않아) 일반 치과에서, 아이에 대해 섬세하게 접근하지 못하고 가장 심각하게 썩은 이부터 건드리는 바람에 아이가 … 더 읽기

간호는 진정성 있는 눈맞춤이다

전 Jean Watson의 돌봄이론을 좋아합니다. 돌봄이론은 간호의 본질을 생각하게 하고, 간호사로의 소명을 인식하게 하며, 간호사도 간호를 통해 성장한다고 믿는 이론이기 때문입니다. 왓슨의 돌봄 이론은 하루의 간호를 시작하기에 앞서 성찰할만한 내용이 무척이나 많습니다. 그리고 전 그것을 인스타그램에 조금씩 공유를 하며 저 또한 그 내용을 성찰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는 오늘 하루 대상자와 진정성 있는 눈맞춤을 하겠다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아침의 이러한 다짐은 오늘 저의 하루를 조금 더 나은 하루로 만들어주었습니다. 오늘 마주친 수많은 눈들 중 한 어머니의 눈이 제게 많이 남습니다. 초등학생 2학년이 된 여자아이의 어머니의 눈은, 처음엔 다소 피곤해보이셨습니다. 아이는 다리에 힘이 부족하여 휠체어보행을 하고 있었고, 아이의 어머니는 여전히 하루 종일 … 더 읽기

간호법

간호사의 학력(4년제 졸업 vs not), 경력 그리고 간호사의 소진 정도가 실제 환자의 사망률 및 재입원률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들어보셨나요? 처음 들어보셨다면.. 이제 아셔야 합니다!! 그리고 4년제 학위 후 면허를 취득한 ‘간호사’에게 간호를 받으셔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간호사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하게 규정하는 간호법이 없습니다. 간호법 제정에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그 관심이 향후 직접적인 삶의 모양(건강 vs 건강하지 않은; 무엇을 원하세요?) 을 달라지게 할 것입니다. (2021.4.17. 페이스북 기록물)

면허

운전면허가 있어야 운전을 할 자격이 생기지만, 마음대로 운전해도 될 권리가 부여되는 건 아니다. 사회적 합의에 따라 면허를 득한 사람에게만 질서에 맞게 운전 할 자격을 주자고 결정이 된 것 뿐이다. 간호사면허가 있어야 병원에서 환자를 돌볼 자격이 생기지만 그것이 환자의 굉장히 사적인 영역인 ‘신체’를 함부로 해도 될 권리가 부여되는 건 아니다. 마찬가지로 사회적 합의를 기반으로 하여, 특정 기준에 따라 면허를 득한 사람에게 윤리적으로 인간의 건강을 돌볼 자격을 주자고 결정이 된 것 뿐이다. 네이버 지식백과의 ‘국가자격시험’에 따르면, 국가자격시험은 국가기관 또는 그 대행기관이 전문직업분야에 종사할 사람들의 능력과 자질을 검정하여 자격을 인정함으로써 그들에게 일정한 권리와 의무가 발생하게 하는 것인데, 그렇게 하는 까닭은 전문직업분야의 용역거래질서를 확립하고 … 더 읽기

간호인력개편안을 바라보며

상식적으로, 합리적으로 생각해본다. 현 정규 간호사의 병동 업무를 돌아보면, 한명의 간호사는 10명 가까운 환자(때로는 15-6까지도)의 의사 처방을 수행하느라 정신 없다. critical 한 판단이나 질적인 간호를 제공할 여유가 전~~ 혀 없다. 우리가 대학에서 배운 질적인 간호를 실현하기엔 너무 열악한 현실이다. 간호인력은 반드시 늘어나야 한다. RN 양성에는 한계가 있으니, 미국에서는 LPN과 NA가 함께 일한다. RN : registered nurse LPN : licenced practical nurse NA : nurse aide 미국은 RN, LPN, 그리고 NA가 있다. RN은 환자를 간호할 때 우선순위를 판단하고 critical하게 문제를 사정해낼수 있는 리더십 집단이다. LPN은 간호 술기를 구사할 수 있어 소위 말하는 acting을 하는 집단이다. NA는 간호술기는 행하지 못하지만 환자의 간호를 … 더 읽기

미국간호사 시험(Nclex-RN) 공부하기 (2)

슬슬 병원일이 조금씩 적응되어가기 시작한 지난 6월경, ‘아 이제 슬슬 미국 간호사 시험 준비를 해야겠다’ 싶어서 무작정 인터넷 동영상 강의를 신청했습니다. 큰맘 먹고 거금 썼죠!! 동영상 강의가 생각보다 비싸더라구요 ㅋㅋ 학원 선생님의 말씀에 따르면, 시험 서류 접수부터 실제로 시험 볼수 있는 시기까지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걸리기 때문에 공부 시작하면서 서류접수먼저 하라고 하셔서 바로 서류를 접수했습니다. 이것도 꽤 이것저것 복잡하더라구요. 6월달의 목표는 빡세게 해서 올해가 가기 전에 시험을 보자!! 올해가 가기 전엔 시험 볼 자격이 나오겠지!!!!싶었는데!!! 실제로 그 자격은 6개월이 지난 지금에서야 받게 되었습니다^^ 서류를 철저하게 준비해서 (외국인의 미국 간호사 시험을 관장하는 )CGFN과 (제가 면허를 취득하고자 한 )뉴욕의 면허 센터에 보냈는데 전 … 더 읽기

미국간호사 시험(Nclex-RN) 공부하기 (1)

일하면서 공부하는 건 정말 쉽지 않았다. 그것도 병원에 적응하면서 또 하나의 공부를 병행하기란.. 보통일이 아니었다.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공부에 집중하지 않으면서도 지쳐갔다. 왜 이 시험을 보기로 했을까 후회도 많이 했다. 시험 볼 때쯤에는 초심은 이미 거의 잃어버린 상태였다. 나의 초심. NCLEX-RN 인터넷 강의 사이트에 들어가서 어떤 분의 취업설명회 동영상을 보고 시험지원을 결정했다. 그분 말인 즉은, 지금 미국 간호사 진출이 닫혔다 닫혔다 하지만, 완전히 닫힌것은 아니고 다만 속도가 느려졌다는 것. 일단 빨리 접수를 시켜야 5년이 걸리든 6년이 걸리든 영주권이 나온다는 것. 따놓고도 신청도 안하고 열릴때까지 기다리는 건 어리석다는 것. 일단 빨리 따서 신청부터 해두고, 본인의 차례가 다가올 때쯤 IELTS로 비자 스크린 준비만 … 더 읽기

한국 전문간호사제도 발전 방안 모색

필자는 2017년 여름, 아동전문간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임상에서의 역량 강화를 위해 선택한 과정이었다. 상근직으로 근무하면서 야간에 수업을 듣는 것도, 조직 구성원들의 배려를 받아 off를 받고 실습을 다니는 것도, 여러모로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 와중에 첫째를 임신하고 출산했고, 남편과 친정 엄마의 배려를 받아가며 퇴근 후, 그리고 주말에 공부를 했다. 여러 우여곡절 끝에 결국 전문간호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자격증을 취득한다고 특별히 어떤 인센티브가 생기는 건 없었다. 실은 알고 시작하긴 했다. 너무 힘들 때는 내가 진짜 뭘 위해 이 고생을 하나 싶어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지만, 환자에게 조금 더 이로운 돌봄을 제공할 수 있으리라는, 분명히 어딘가는 써먹을 데가 생기리라는 초심으로 버텼고, 결국 끝은 났다. 경제적 차원에서 … 더 읽기

Nurse’s balance, between caring and caring.

A nurse is someone who professionally cares for individuals with health deficiencies. As human beings, we are inherently finite beings destined to eventually die, and as such, we are designed to take care of ourselves. Additionally, as social beings, we may find ourselves in situations where we need to care for others because no one can live entirely alone. Caring for oneself while caring for others requires a tremendous sense of balance. For example, someone who only knows how to care for themselves should never become a nurse. If all attention and energy are directed solely towards personal well-being, one … 더 읽기

간호사의 균형감, 돌봄과 돌봄 사이

간호사는 건강 상의 결핍이 있는 사람을 직업적으로 돌보는 사람이다. 사람이라는 존재는 언젠가는 죽는 유한한 존재이기 때문에 본인 자신을 돌보게 끔 설계되어 있다. 그리고 사람이라는 존재는 결코 혼자 살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타인을 돌봐야 하는 상황에 놓여져 있을 수 있다. 자신을 돌보면서, 타인을 돌본다는 것. 그것은 엄청난 균형감을 요구한다. 일례로 자신만 돌볼 줄 아는 사람은 결코 간호사가 되어서는 안된다. 모든 관심과 에너지가 자신의 안위에만 향해 있다면, 간호사로서 다른 사람의 건강을 책임지는 위치에 있을 자격이 없다. 이는 오히려 악에 가깝다. 그로 인해 수많은 환자가 진정한 돌봄을 받을 기회를 박탈 당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로 인해 주변의 동료 간호사들도 피해를 입고 제대로 … 더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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