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소식

달맹아 이제 엄마가 좋은 생각만 하고 좋은 것만 보고 좋은것만 들을께!!^-^ 오늘은 엄마 회사에 너의 소식을 알렸어. 아무래도 한 여직원의 임신은 회사의 여러 배려를 필요로 하다보니까.. 그 관리자의 입장도 이해하는 입장에서 신경쓰이는 부분이 적지 않은게 사실이야. 당연하게 배려받아야 할 부분이지만, 주변의 희생을 요구하는 현 시스템이 부적절하지.. 임산부가 배려받아야 할 시간에 다른 인력의 지원이 추가되어야 형평성에 맞지 않겠어? 지금은 그냥 상부상조 할것을 암묵적으로 강요하고 있지. 하여간, 아이를 기다리는 동료들도 많고 하여.. 소식을 알리는데에 약간의 떨림과 긴장이 있었는데, 다행이 모두들 축복해주셨어♡♡ 이제 너의 소식은 세상에 알려졌단다. (2021.6.25. 구글 드라이브 기록물)

두 줄

고민을 정말 치열하게 많이 했었는데.. 그 고민과 상관없이, 의도하지 않았던 때, 행복한날 찾아온. 자리는 잡은건지.. 너무 또 일찍 알아버려서, 내가 외동고집하는건 주변 사람들이 다 아는데.. 어떻게 소식을 전해야하나 걱정도 되고 엄마만 바라보는 아이를 보니 마음도 괜히 울컥하고. 한 36시간 동안.. 정말 마음이 치열했다.. (2021.6.7. 구글 드라이브 기록물)

나, 다니엘 브레이크

“나, 다니엘 브레이크” 라는 영화를 보았다. 다른 무엇보다 마음에 걸렸던 부분은, 복지 신청 과정이 낯설고 복잡해서 다니엘 브레이크가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을 때, 한 사회복지사가 그를 도왔고, 그것을 목격한 그녀의 상사가 그 복지사를 불러 한소리 하는 장면이었다. 내용인 즉은, 그렇게 선넘어서 해주다버릇하면 우리까지 제대로 일을 할수가 없게 돼요. 그 상사 뿐 아니라, 관료제 속에서 부속품같이 일하는 직원들이 한결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었고, 그것은 도움이 필요한 소외된 시민을 더욱 초라하게 만들었다. 시스템 속 인간성의 상실. 이 영화를 본 다음날 하루종일 우울했다 그것이 내 안에 더 오래 남아 답답하고 괴로웠던 이유는, 병원 환경에서도 쉽게 경험하는 모습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는 때로 … 더 읽기

6살의 에너지

세상에 태어난지 만 5년이 된 이 아이는 넓디 넓은 공원에서 엄빠없이 무려 5시간 동안 놀 수 있을만큼 컸다. 엄마아빠는 이제 돗자리에 앉아서 멀찌감치서 지켜보기만 해도 괜찮아졌고, 아이는 그 5시간동안 돌아가며 3-4명의 친구와, 적당히 나이를 물어본 뒤 친구가 되어 함께 뛰어 돌아다녔다 (놀이터에서 쭉 지켜보니, 아이들이 서로 친해지려고 할때 이름보다 나이를 묻고 친구인지 오빠인지 동생인지 파악을 해야 그 다름스텝이 가능하더라 ㅋㅋ 어데서부터 전수받은 문화인지.. ) 같이 놀자고 불러세워보는 상대아이가 항상 호의적이지만은 않았지만, 그리고 그걸 멀리서 지켜보는건 마음이 시렸지만, 아이는 이제 그런 사회적 반응 조차 그러려니 이해하는 듯 했다. 곧 자신과 함께 즐겁게 뛰어놀 파트너를 찾아내며 말이다. 미끄럼틀에서 친구들 출동하라고 저렇게 큰 … 더 읽기

㥠友

엇그제, 괜시리 더 피곤하고 지쳐있었는가, 남편이 운동하러 나간다는 게 마음에 안들었다. 그래서 운동 다녀올수도 있다고 말하는 남편에게 “알겠어. 운동이나 가!’” 라고 볼멘소리를 던졌고, 남편은 당황해하며 “잘 다녀오라고 부드럽게 얘기해도 겨우 다녀올텐데 그렇게 얘기하면 어떻게 가” 냐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난 괜히 더 뾰루퉁 해져서 그런거 아니라고, 다녀오라고. 운동 한다 하지 않았냐고, 빨리 가라고 쏘아 붙였다 (거참..성격 이상하네..) 옆에 누워있던 아이가 깜짝 놀라며 나를 꼭 안았다. 그러더니 나의 얼굴을 쓰다듬다가, 아빠에게 더 그러지 말라는 듯이 나의 입을 조심스럽게 막고 속삭이기 시작했다. “엄마~ 아빠 가지 말라그래~.” “응?” “아빠 가고싶지 않은걸 수 있잖아~” 그래서 내가 다시, “아빠는 운동 가고 싶었는데, 엄마가 가지 말라그랬다가(실은 마음만 … 더 읽기

아이가 그려준 예쁜 엄마

서우가 그려준 예쁜 엄마. 그러고 보니 노란리본이 보이네. 몇년전 오늘, 하필 오프인지라 하루종일 뉴스를 보며 울면서 기도했고.. 가라앉는 배를 하루종일 바라본 그 충격에 결혼해도 아이는 못낳겠다 싶었고, 정말 아이를 낳을 생각이란게 전~~혀 안들었는데. 너무 무서워서.. 어느 순간 마음문 열리더니 찾아온 예쁜 딸. 너. 니가 살아갈 세상이, 노란리본을 외면하지 않고 기억하는 세상이 되길. 그리고 너는 같이 그 배를 들어올리는 그런 사람으로 자라나길. (2021.4.16. 페이스북 기록물)

가재가 노래하는 곳

가재가 노래하는 곳(델리아 오언스) 어렸을 때부터 속독을 즐겨하던 나는, 책을 음미하면서 읽는 것을 어려워 한다. 빠르고 신속하게 큼직한 사건을 읽어내고 결론을 알아내는데 익숙하다. 특히 소설을 제대로 음미하질 못하는 것 같아서 소설을 읽을 때는 의식적으로 그 행간과 단어에 집중하고자 마음을 다잡고 노력하곤 한다. 이 책도 그랬다. 첫 몇페이지는.. 아 정말.. 진짜 너무 재밌었다. 완전 빠져들어서 저녁부터 새벽까지 몇 시간동안 싹다 읽어버렸다. 돌아보니 습관을 못버리고 속독모드로 읽은듯 하다. 작가님과 번역가님의 섬세한 선택까지 충분히 느끼지 못했다는 반성을 다시 해보지만.. 그럴수밖에 없을정도로 정~말 너무 재밌고 궁금했다. 그냥 잠시, 타임캡슐을 타고 노스캐롤라이나의 늪지에 들렀다가 수십년의 시간을 하루같이 보내고 온 느낌이다. 외로움 덩어리로 보여지는 카야에게 있어 … 더 읽기

덕분에..

사기병(윤지회 ) 덕분에.. 미안하지만.. ‘덕분에’ 평범한 하루의 감사함을 기억했다. 두돌 아이 엄마의 갑작스런 위암 4기 진단. 이건 소설이 아니고 진짜 일기였다. 담담하게 그려졌지만 고스란히 전달된 두려움과 슬픔. 애틋함. 간절함. 그 인생을 어떻게 다 이해할까. 상상만 해도 막막하고 먹먹하고 버티기 어려운 삶인데. 상상조차 외면하고 싶은 삶인데. 나였다면 과연 살아낼 수 있었을까. 같은 고민 없이 평범하고 무난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음에 안도하고 있는 내 자신을 보니 그 삶을 살아낸 작가님께 미안했고, 미안하라고 그린 일기가 아님을 알기에 고인께 감사했다. 오늘도 병원에 오가는 수많은 사람이 인생에서 최악의 순간을 살고 있을런지도 모른다. 그걸 기억해야지.. 그래야겠다. 그럴게요. (2020.12.24. 페이스북 기록물)

반성문

어제는 평소보다 피곤했다. 낮잠도 자고, 집에만 있었는데도. 운동 난이도가 높아서 그랬을까, 날씨가 우중충해서 그랬을까.. 하여간 너무 피곤했다. 토요일부터 감기 증상 없이 열만 가끔씩 오르락 내리락 거리던 아이를 평소보다 일찍 침대에 눕혔다. 하루종일 집에서 뒹굴거려 그런지 아이의 에너지는 아직 방전이 더 필요한 상태였고, 30분이 지나고, 한시간이 지나고.. 아이가 빨리 잠들어야 일어나서 뭐라도 하는데 라는 마음이 들기 시작하자 아이의 뒤척임에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시간이 넘어가서 기어이 아이를 울려버렸다. “엄마가 옆에 있어서 못자는거 같으니까 엄마 나가야겠어! 엄마 나가서 잘테니까 여기서 아빠랑 자! (무논리의 대향현…)” “으아앙…. 엄마. 나도 정말 자려고 노력하는데, 눈이 자꾸 똑 떠져. 정말 노력했어.미안해..” 내가 또 괜히.. ㅠㅠ 추스리고 사과하고 … 더 읽기

엄마! 피로는 좀 풀렸어??

바쁘게 보낸 토요일 저녁, 아이랑 놀아주지 못하고 피곤피곤해하며 일찌감치 잠들었는데, 일요일 아침 눈을떠보니 아이가 나의 얼굴을 미소지으며 바라보면서 “엄마, 피로는 좀 풀렸어?” 라고 물었다. 처음엔, 무슨 소린가 하고 “응?” 이라고 되물을 정도로 고차원적인 배려가 담긴 질문이었는데, 서우는 나의 되물음이 무안해질정도로 또박또박 말해줬다. “엄마 어제 많이 피곤해했잖아. 푹 잘 잤어?” 만 47개월. 놀랍고.. 나보다 낫다! 라고 감동하며 “응! 푹 잤지. 물어봐줘서 고마워.” 라고 하는 순간.. “그래? 그럼! 놀자!!” “그래! 놀자^^!!’ 역시..고단수다. (2020.7.20. 페이스북 기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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