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ad의 강점과 약점(?): 8개월 사용 후기

1. 내가 생각하는 Thread의 강점

그동안 나는 나름 꽤나 여러 온라인 플랫폼에 글을 기록해보았는데

  • 블로그는 내 글이 노출되지 않아서 재미 없었고,
  • 페이스북은 내가 유명하지 않아서 재미 없었고,
  • 인스타그램은 내가 올리고 싶은 사진이 별로 없어서 재미 없었다.

그런데 Thread는 꽤나 재밌다.

  • 새로운 연결고리: 알고리즘이 작성자의 글의 색깔에 따라 따라 피드를 추천해주고, 그렇게 관계에 새로운 연결고리가 생긴다.
  • 피드백: 내가 쓴 어떤 게시글은 상당히 많이 노출이 되기도 하고, 새로 온라인에서 맺어진 친구들에게 내 피드가 쉽게 노출되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내 생각과 글에 대한 피드백을 다른 플랫폼보다 쉽게 경험하게 된다.

이런 것들이 내게 꽤나 큰 재미를 주었고, 힘들었던 박사 학위 논문의 과정에 힘이 되어주기도 했다. 약 8개월간 스레드 생활을 하며 세계 곳곳의 연구자 및 간호사들을 알게 되기도 했고, 그분들의 이야기 및 그분들로부터의 위로가 큰 힘이 되어주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어떤 분들은 일면식 없이도 이미 오랫동안 알아온 사람처럼 친밀하다.

2. 내가 생각하는 Thread의 약점(?)

그런데 기록은 아쉽다. 기록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내가 쓴 첫 스레드(2024년 7월 21일)를 찾는데도 스크롤 내리느라 몇 분이나 걸렸다.

무려 몇 분이라니!

그러나,

실은 스레드의 목적 자체가 기록이 아니다.

스레드의 목적은 명백하다: 대화!

“Threads는 텍스트 업데이트를 공유하고 공개 대화에 참여할 수 있도록 Instagram 팀이 만든 새로운 앱입니다.”

대화는 흘러간다.

대화와 관련된 기록, 혹은 대화를 위한 기록은 별도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래서 약점!이 아니라 약점(?)이라고 쓰며 느낌표 대신 물음표를 붙혔다.

나에겐 약점같지만 스레드 자체의 목적에는 크게 위배되지는 않으므로.

3. 대안

활발한 상호작용과 체계적 기록을 모두 원한다면 롱폼(Long-foam)과 숏폼(Shor-foam)을 결합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스레드에 익숙해지니 온라인에 글을 길게 쓰는 것도 각 잡고 앉아야 가능한 일처럼 여겨지긴 하지만, 롱폼과 숏폼을 하이브리드로 활용해보고 싶어졌다.

박사 과정이 좋아요

전 박사 과정을 하고 있다는 것이 좋습니다.

박사 과정이라는 과업 덕분에 인생이 너무 바쁘지만, 덕분에 인생이 조금 더 윤택해진다고 느끼고 있기도 합니다.

일단 재밌습니다. 공부를 조금씩 더 ‘잘’ 하게 되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 요기서 공부를 잘 한다는 건, 성적을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성적은 원래 좋기도 했고.. ㅋ)공부하는 기술이 늘어간다고 표현해야 할까요..?

어떻게 하면 알고자 하는 지식에 최대한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지, 그 기술이 조금씩 늘어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알게 된 지식들을, 병원 현장에서 직접 환자를 간호하는데 조금씩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너무 좋습니다.

현실과 이론, 혹은 현실과 연구간의 차이를 발견해보고, 왜 그런일이 생겼는지 고민할 수 있는것도 즐겁습니다.

그런 고민 끝에 결국 환자를 위한 산물이 나올 것임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전 매우 오랜시간동안, 그러니까  제가 석사과정을 할 때까지만 해도  “도대체 언제까지 배울건데?? 도대체 언제 배운걸 남 줄건데?” 라는 자조섞인 내적 질문에 한심스러워 하기도 했었습니다.

마치 취미처럼 계속 공부는 하고 있지만, 진짜 환자에게 배운걸 잘 주지는 못하고 계속 자기발전만 하는 것 같아서, 수준에 안맞게 사치부린다 싶어 괴로웠던 적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박사과정을 하면서는, 이제는 배운걸 주고 있고, 앞으로 더 제대로 줄 수 있을 것 같아 매우 기대되고 즐겁습니다.

박사과정, 재미있습니다^^

(2023.3.28. 티스토리 블로그 기록물)

2022년을 마무리하며

2021년, 그러니까 작년은 생각지 못했던 둘째의 임신과 뜻하지 않았던 병가,그리고 그 와중에 여러 외부 과업의 수행 등으로 정리가 되는데, 세달의 병가는 괴로운 시간이었지만 어찌보면 내게는 처음 주어지는 직장으로부터의 장기 off 였고, 둘째 출산 전 첫째와 찐시간을 보낼수 있는 기회였다.

그 와중에 간호 인생에서 굵직한 강의 의뢰가 최대로 많았고 (보수교육 2편, 외부강의 2건 및 자문 등), 박사학위 과정도 꾸역꾸역 해내면서, 뭔가 내 커리어가 궤도에 이르렀나 싶었던 그런 한해였다.

그래서 몸은 어렵고, 주변에는 미안했지만, 보람은 있었던 2021년이었다.

2022년, 그러니까 지난 한해에는..

둘째 출산도 출산이지만내가 지난 10여년간 일터에서 제대로 산 것이 맞는지.. 치열하고 괴롭게 외로운 시간을 경험하며 자연스럽게 등산을 마무리하고 하산을 해야하나 고민해야했다.

난 돌아본다고 돌아본 것 같은데, 결론적으로는 앞만보고 달렸고 가까운 주변의 마음은 얻지 못한 외톨이라는 것이 표면위로 드러난 꼴인것 같았고,, 이는 나의 지난 시간을 후회하게 하고, 반성하게 했고, 그리고 포기하고 싶게 했다 (여전히 ing..)

내 컴퓨터 옆에는 “여기는 브니엘”이라는 메모를 써붙여 놓고 쳐다볼수밖에 없다.

하나님, 제가 씨름을 합니다. 버티고 있어요. 도와주세요.

다행히 주변에 여전하게 존재해오던 천사들의 따뜻한 손이 나를 잡아주고, 끌어주고, 밀어주어 여전히 걸어가고는 있지만, 내 인생을 돌아보며 고백하는 반성과 함께 밀려오는 억울함은 뭐랄까, 사람 눈을 바로 쳐다보기가 어렵게 만든달까.

그래서 2022년은 아직 정리가 안됐다.

연말이고 신년인데도 좀처럼 텐션이 올라가지지 않는 것이,  아마 그래서인것 같다.걷고는 있지만 에너지가 달린다.ADIEU 2022. 이유가 있겠지. 분명히 그럴테다.그리고 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께서, 분명 정리를 해주실테다.

사랑하게 하소서. 더욱.

(2023.03.22. 티스토리 블로그 기록물)

차사고

기억이 가물하다.. 그와중에 블랙박스는 왜 먹통이었는지, 기억을 되살려보기도 쉽지 않다.

처음엔 너무 당황스러워서, 내가 차선을 변경하려 했었나 싶었는데, 사진 찍어본걸 보고 기억났다.

‘아 맞다.. 차선밖으로 버스가 좀 튀어나와있어서 왼쪽으로 살짝 더 간다고 가면서 박았구나.. 버스가 정류장에서 멈출걸 왜 생각 못했을까.. ‘

사고 순간 너무 당황하며,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어서 옆으로 슁슁 달려가는 차를 멍청하게 바라보며 안절부절 하다 겨우 차에서 내렸다.
기사님도 내려서 걸어오시더니, 보험회사에서 접수하고 언제 올수 있는지 먼저 알아보라고 하셨다. 그래서 네네!! 하고 차로 돌아와서 보험회사에 접수.. “제가 버스를 박았어요..”

접수하고 남편에게도 연락하고 이래저래 하는 동암, 버스에서는 승객들이 내려서 정류정 근처에 서성이고, 누구는 사고장면을 찍고.. 그랬는데, (미안해 우리 하브.. )

나중에 출동매니저가 전화로 먼저 물어보는것이 일반버스였냐 마을버스였냐, 그리고 승객은 얼마나 타있었냐 였다.

아.. 난 전혀 기억할 수 없었다 승객이 얼마나 내렸는지.. 갑작스레 분주해져보인 정류장을 돌아보면 그래도 십여명은 되지 않을까 싶지만.. 그걸 세고 있을 정신이 없었다.

버스는 살짝 기스가 난 정도였고 우리차만 찌그러져서 누가 다쳤을 가능성을 생각하지 못했다. 휴우.. 초보 맞다. 그것 먼저 인식하고 승객이 괜찮은지를 확인했어야 했는데..

기사님께 괜찮으신지 여쭤봤더니, 괜찮을거 같은데 나쁜 사람이 없어야 할텐데.. 라셨다. 그게 무슨 말이고…?

뒤에 차가 계속 오고 있으니, 기사님이 일단 트렁크를 열으라고 알려주셨다. 사고난다고.. 아, 그렇구나. 트렁크를  열어야하는구나..

기사님은 멀찌감치 뒤에서 교통 정리를 해주고 계셨다.. 내가 해야하는거였을텐데 ㅠㅠ 죄송해라..

뒤에서 차가 아무래도 너무 막혀서 민망함을 감추질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내 과실이 분명하면 그냥 차를 빼라고 하셔서 그게 났겠다 싶었다. 그래서 기사님에게 이야기 하고 차를 빼서 버스 뒤에 세우려는데, 차가 R을 놔도 안빠지네..?? 이게 이상하게 박혔는지 자연스럽게 안빠졌다. 그래서 무리해서 빼긴 어려울것 같았는데, 기사님이 이러나 저러나 비슷하니 그냥 빼라 그래서 뺐더니, 희안하게 차가 붕 떴다가 떨어졌다. 내가 무리한거 같다 ㅠㅠ 허리가 아프다 ㅠ

현장 출동 매니저가 오더니 기사님과 이래저래 처리하고, 내 차는 조금 앞에 골목에 대라고 해서 거기까지 차를 몰고 가는데 이게 뭔가 이상하다.. 바퀴가 무슨 판대기에 계속 쓸리는 느낌..아무래도 주행은 어렵겠다.

결국 레카차 불러 공업소에 맡기고.. 얼빠진 상태로 경의선을 타고 돌아오는데, 버스랑 사고 검색하니 대부분 버스 과실 사고이지 승용차 과실 사례는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하긴.. 눈뜨고 버스를 박는다는게 내가 생각해도 황당하다..

그런데 승객이 다치거나 치료를 받는 상황이 무서운 상황이라는걸 알게됐다. 아 그래서 몇명이 탔는질 물어보셨구나.. 그래서 나쁜사람이 없어야 할텐데라고 하셨구나..

하아..좀처럼 마음이 진정이 안되는데.. 회사에사 교통사고 처리만 십년 이상 하신 아버님이 진정시켜주시고 (결론은 사망사고만 아님 괜찮다..), 남편도 보험회사에 맡기고 나중에 보험료만 더 내면 된다는 식으로 안심시켜준다.

아무 새로운 일도 없는 평안한 하루가 얼마나 특별한 일인지, 또 느꼈다.. 요즘 이걸 느낄일이 너무 잦아서 좀 힘든데.. 그래서 또 느끼기가 좀 버거운데.. 부디 당분간, 몇달 만이라도 조용했으면 좋겠다.

(2023.03.12. 티스토리 블로그 기록물)

울타리

2022.10.23.

오늘은 잠을 자기가 어렵다.

울타리가 걷어지면 다가올 외부의 적을 두려워했건만.. 날카로운 칼은 이미 울타리 안에 있었다.

나는 떳떳했고, 솔직했다. 실수는 있었지만, 바로 인정했다. 요령은 없었지만 진실했고, 정직했다.

난 애살은 없지만, 진심은 언젠가 통하리라 생각했고, 통하고 있다고 착각하기까지 했었다.

그게 아니었다는 걸 인정하는건 쉬운일이 아니다. 내가 의미있었다 생각했던 관계가 진실되지 않았다고 인정하는건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난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며 살아왔던가. 너무 열심히 살았나, 너무 무결함을 추구하였나.. 꼭 그런것 같진 않다. 그냥 맡겨진 것에 최선을 다 하려고 했을 뿐이다. 다만 몰입을 할 때 주변을 잘 못본다는 단점은 있다. 숨도 가쁘게 쉬며 몰입하게 되니. 나의 이러한 강점과 약점을, 가까운 동료에게 인정받고 격려받기를 기대하는 건 사치였던것 같다. 아마 나 또한 주변을 못돌아본 업보이겠지만.. 인정하기 쉽지않고 날 자꾸 방어하게 된다.

울타리가 곧 사라질거라는 사실에 마음이 무너졌고
울타리 안에서 이미 날 향해있던 날카로움을 발견한 후 넉다운 되어버린 하루다.

시간이 좀 걸릴것 같다.

2022.10.27

곪은 건 터지는법.
사람이 벼랑끝에 서면, 둘 중 하나인 것 같다.
살려달라고 소리치거나, 떨어지거나.

벼랑 끝.
난 자아존중감이 높은 사람이고, 복이 많은 사람이라 세상에 별로 두려울게 없었다. 그게 교만이었을거고, 그게 아마 가까운 이들의 마음을 곪게 했을거고, 그게 결국 날 벼랑끝에 서게 했다.

난 근데 적어도, 가족이라 생각했고, 방어해왔다.
나에게 권한이 생기는 만큼 더 지켜주려고 했고, 인정해줬고, 보호해줬다.
기대는 말았어야 했는데, 그래.. 기대한 것도 잘못이겠다.

요즘은 잠을 잘 못자도 피곤하지가 않다.
이상하리만큼 깨어있다.
소주 약 2병에 맥주 반병 정도.
오늘은 그렇게 마시고도 새벽 2시 33분에 잠을 못자고 이러고 있다.

인정한다. 분명 쌍방과실이다. 나만 희생양이 아니다. 내가 분명히 교만하고 건방졌고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 나 혼자 너무 잘났었다. 그리고 요령이 없었다.

그래도 너무 아파, 이제는 독을 품어야 하나 싶었는데, 남편이, 하나님이, 스승님이 그건 말리신다.

그래서 날을 세웠던 오늘의 나를 반성하고 [Blind]에게 손을 내밀며 용서를 구해보았지만, 돌아오는건 또 거절.. 시간이 필요한걸까, 시간은 필요한걸까, 과연 시간이 도와줄까..?

이전엔 내가 자신이 있었는데..
이번엔 신뢰하는 분들의 “할수 있어. 믿어. 너만의 문제가 아니야. 해결될거야. 괜찮아. 잘했어.” 이런 말들이.. 그냥 내 주위를 뱅뱅 돌 뿐이다. 자신이 없다.

그래서 그냥.. 일정부분 포기하고 가기로 정했다. 가족이라고 생각했던 세계는, 그냥 사회일 뿐이었다는 것을 이젠 인정하고,
앞으로는 그냥 원칙대로만 가련다.

내가 뭐.. 너희들 도움이 필요해서 일을 맡겼겠니.. 내가 하면 그건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였단다. 내가 너흰 믿고 갈수 있다 생각했었는데, 안될것 같아. 아직 못갈것 같아.
어쩔수 없어ㅡ 난 내가 할수 있는만큼 마음을 좀 열어 보았었고, 손을 내밀어 보았었고. 거절한건 너희야..

슬프다. 인정하기 쪽팔리고.. 괴롭다..

10월 29일.

마음을 독하게 먹었더니 많은게 선명해져온다.

일단 그동안 신경쓰지 않았던 주변의 감정선들이 보인다.

내가 심각하게 무뎠구나.

오히려, 목소리을 더 크게 내려는 의지까지 보인다.

내가 많이 우스웠구나.

하나님.
하나님 아시지요.
하나님 제 마음의 중심을 아시지요.
제가 인간미가 좀 없었을지언정
이렇게 미움당할, 나쁜 사람은 아닌거 맞지요..?
주님.
제가 억울합니다. 맞아요 억울해요. 정말 억울합니다.
그래서 너무 힘들어서, 기댈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아무리 괴로웠어도, 아무리  신경쓰였어도, 제가 제 편을 만들려고 애쓰지 않았고, 묵묵히 걸어왔습니다.
그런데 그 결과가 이렇네요. 마음 아파요 주님.
알어요 주님은 아신다는 것. 그래도 이런 시간은 힘들어요. 단련되지 않았던 근육이 건드려진것 같아요.

제게 지혜를 주세요.
어떻게 해야할지 알려주세요.
제 마음의 양심은, 지금은 이렇게 떠날때가 아니라고 외치고 있는데, 그것이 저의 강한 자아인건지, 아니면 주님이 주신 마음이신건지 구별할수 있게 해주세요.
사람이 갈 길을 정하더라도, 인도하시는 건 주님이신걸 알아요.
주님. 제가 알게 해주세요.
사람 보기엔 우스워지는 것까지 감당해보도록 할테니, 지혜를 허락해주세요.
하나님 제가.. 힘들어요. 주님이 사랑하시는 딸이 힘들어요. 저를 구해주세요. 주님. 절 들어 건져주세요. 그리고 주께서 복수해주세요. 복수의 칼은 주께 맡길께요. 제가 나쁜 사람 되지 않을께요. 너무 그러고 싶지만, 하려거든 할수도 있을것 같지마는, 그러지 않으려고 애쓸테니 주께서 도와주세요. 하나님이 도와주세요.

(2022.10.23. 티스토리 블로그 기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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