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소식

달맹아
이제 엄마가 좋은 생각만 하고 좋은 것만 보고 좋은것만 들을께!!^-^

오늘은 엄마 회사에 너의 소식을 알렸어.

아무래도 한 여직원의 임신은 회사의 여러 배려를 필요로 하다보니까.. 그 관리자의 입장도 이해하는 입장에서 신경쓰이는 부분이 적지 않은게 사실이야.

당연하게 배려받아야 할 부분이지만, 주변의 희생을 요구하는 현 시스템이 부적절하지.. 임산부가 배려받아야 할 시간에 다른 인력의 지원이 추가되어야 형평성에 맞지 않겠어? 지금은 그냥 상부상조 할것을 암묵적으로 강요하고 있지.

하여간, 아이를 기다리는 동료들도 많고 하여.. 소식을 알리는데에 약간의 떨림과 긴장이 있었는데, 다행이 모두들 축복해주셨어♡♡

이제 너의 소식은 세상에 알려졌단다.

(2021.6.25. 구글 드라이브 기록물)

두 줄

고민을 정말 치열하게 많이 했었는데..
그 고민과 상관없이, 의도하지 않았던 때, 행복한날 찾아온.

자리는 잡은건지.. 너무 또 일찍 알아버려서,

내가 외동고집하는건 주변 사람들이 다 아는데.. 어떻게 소식을 전해야하나 걱정도 되고
엄마만 바라보는 아이를 보니 마음도 괜히 울컥하고.
한 36시간 동안.. 정말 마음이 치열했다..

(2021.6.7. 구글 드라이브 기록물)

6살의 에너지

세상에 태어난지 만 5년이 된 이 아이는 넓디 넓은 공원에서 엄빠없이 무려 5시간 동안 놀 수 있을만큼 컸다.

엄마아빠는 이제 돗자리에 앉아서 멀찌감치서 지켜보기만 해도 괜찮아졌고, 아이는 그 5시간동안 돌아가며 3-4명의 친구와, 적당히 나이를 물어본 뒤 친구가 되어 함께 뛰어 돌아다녔다 (놀이터에서 쭉 지켜보니, 아이들이 서로 친해지려고 할때 이름보다 나이를 묻고 친구인지 오빠인지 동생인지 파악을 해야 그 다름스텝이 가능하더라 ㅋㅋ 어데서부터 전수받은 문화인지.. )

같이 놀자고 불러세워보는 상대아이가 항상 호의적이지만은 않았지만, 그리고 그걸 멀리서 지켜보는건 마음이 시렸지만, 아이는 이제 그런 사회적 반응 조차 그러려니 이해하는 듯 했다. 곧 자신과 함께 즐겁게 뛰어놀 파트너를 찾아내며 말이다.

미끄럼틀에서 친구들 출동하라고 저렇게 큰 소리로 카운트를 셀수 있구나.

친구가 잡으라고 내민 손을 잡기 위해 저런 길도 용감하게 가볼수 있구나.

잠자리만으로 저렇게나 신나게 한시간 넘게 뛰아다닐수 있구나.

그렇게 뛰어놀고 난 후엔, 지치는게 아니라 더 행복해지는거였구나.

노는데 진심인 아이로 잘 커줬다!!^-^.

(2021.9.22  페이스북 기록물)

㥠友

엇그제, 괜시리 더 피곤하고 지쳐있었는가, 남편이 운동하러 나간다는 게 마음에 안들었다.

그래서 운동 다녀올수도 있다고 말하는 남편에게

“알겠어. 운동이나 가!'”

라고 볼멘소리를 던졌고, 남편은 당황해하며

“잘 다녀오라고 부드럽게 얘기해도 겨우 다녀올텐데 그렇게 얘기하면 어떻게 가”

냐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난 괜히 더 뾰루퉁 해져서 그런거 아니라고, 다녀오라고. 운동 한다 하지 않았냐고, 빨리 가라고 쏘아 붙였다 (거참..성격 이상하네..)

옆에 누워있던 아이가 깜짝 놀라며 나를 꼭 안았다.

그러더니 나의 얼굴을 쓰다듬다가, 아빠에게 더 그러지 말라는 듯이 나의 입을 조심스럽게 막고 속삭이기 시작했다.

“엄마~ 아빠 가지 말라그래~.”

“응?”

“아빠 가고싶지 않은걸 수 있잖아~”

그래서 내가 다시,

“아빠는 운동 가고 싶었는데, 엄마가 가지 말라그랬다가(실은 마음만 그랬지 말로 하지 않고서는) 가라 그런거였어.”라고 말해줬더니,

“그럼 아빠 하고싶은대로 하게 해줘. 가족끼리는 마음대로 편하게 할수 있어야하는거야. 나도 그런적 있다니까~ 이전에 그때 그런적 있었어가족끼린 그럴수 있는거야

라고 말하며 까르르 웃는거였다.

아이가 어린이집, 유치원 등 사회생활을 하면서 밖에서는 본인의 의지와 마음을 어쩔수 없이 제한할게 생기겠지만, 집에서 만큼은 아빠엄마에게 편안하게 생각과 마음을 표현해달라도 오랜시간 이야기를 나눠오던 중이었다.

그랬던 아이로부터 아빠의 마음을 존중해주라는 이야기를 들으니 ‘맞네.. 맞어.. 그래야겠다..’라고 절로 생각을 하게 되더라.

요즘 남편은 회사에서는 회사에서대로, 집에서는 집대로.. 제대로 쉬지고 못하고 본인의 욕구는 없이 스트레스와 동행하며 살고 있다. 내가 더 잘해주지는 못할망정 타박을 하다니.. ㅠㅠ 한심…

세상에 태어나 만 5년을 산 작은 아이가, 부모의 갈등을 알아채고 나름의 경험담을 부드럽고 유쾌하게 이야기히며 중재자가 되기를 자처했다. 그리고 내가 얼마나 사소한 일에 남편에게 너그럽지 못했는지 깨닫게 했다.

아이 앞에서 갈등을 날카롭게 나타낸 것도 부끄러운데..

좀 더 잘 다듬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새삼 마음먹게 된 날이었다

(2021.8.28. 페이스북 기록물)

아이가 그려준 예쁜 엄마

서우가 그려준 예쁜 엄마.
그러고 보니
노란리본이 보이네.
몇년전 오늘, 하필 오프인지라
하루종일 뉴스를 보며 울면서 기도했고..
가라앉는 배를 하루종일 바라본 그 충격에
결혼해도 아이는 못낳겠다 싶었고,
정말 아이를 낳을 생각이란게 전~~혀 안들었는데.
너무 무서워서..
어느 순간 마음문 열리더니 찾아온 예쁜 딸. 너.
니가 살아갈 세상이,
노란리본을 외면하지 않고 기억하는 세상이 되길.
그리고 너는
같이 그 배를 들어올리는
그런 사람으로 자라나길.

(2021.4.16. 페이스북 기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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