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요즘 현상학에 빠진 이유.

(2023. 11.4. 페이스북 기록물) 내가 요즘 현상학에 빠진 이유. 내가 애정하는 간호학(경험과학 중 하나)이 결코 소박하지 않은 존재론에 토대를 두었고, 곤고한 철학적 토대위에 엄밀하게 서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보여주고 싶어서인듯..하다. 이런 두꺼운 책이 어떻게든 읽혀지고 있다는게 신기하다..운명인가.. ㅋ “선험적인 학문[존재론]은 원칙적인 것을 다루는 학문인데, 최종적으로 정초될 수 있기위해서 *경험과학*은 바로 이처럼 원칙적인 것에 토대를 두고 있어야 한다. 이 경우 우리가 유의해야 할 것은 *선험적 학문*은 *소박한 것이어서는 안되며*, 최종적인 *초월론적-현상학적 원리*라는 원천으로부터 길어 낸 것이라야 한다는 사실이다.” (후설, Hua I, p181, 이남인, 재인용, p35) (2023. 11.4. 페이스북 기록물)

현상학?

(2023.10.07. 페이스북 기록물) 현상학? 뭔가 난해한 듯한 이 학문은 도대체 무슨 학문인가? 현상학은 대상의 내용보다, 자신을 나타내는(Appears) 방식에 관심을 둔다. .. 모든 대상이 자신을 나타내는 방식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그리고 동일한 대상이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나는 것도 가능하다. .. 간단히 말해 현상학은 다양한 유형의 주어짐(giveness)에 대한 철학적 분석으로 간주할 수 있다. Dan Zahavi [현상학입문] 상대방이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그 자체로 받아들이려는 노력.. 그게 현상학인것 같고, 그 자체로 너무 매력적이다. (2023.10.07. 페이스북 기록물)

간호사 연속성

(2023.4.27. 페이스북 기록물) 며칠 전 드디어 제 두번째 논문이 발행됐습니다. 박사 1학기때 조은희 교수님의 “간호성과”수업을 들으며 시작했던 연구입니다. 간호가 왜 필요한가, 왜 간호사여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자신있게 대답하기 위해서, 때로는 명확한 수치로 성과를 말할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간호사의 학사 이상의 학위와 간호 경력, 간호사의 포지션 (RN 이냐 LPN이냐, 우리나라로 치면 정식 간호사 면허가 있는가 일 것입니다), 한명의 간호사가 간호하는 환자의 수 등은 환자의 사망률 및 재입원율 등을 낮추는 등 환자의 건강 성과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이것은 외국의 병원 및 국가의 간호 인력 정책의 근거가 되어오기도 했습니다. 저는 환자가 입원중에 비록 하루에 3명의 간호사 교대를 경험하곤 하지만, … Read more

박사 과정이 좋아요

(2023.3.28. 티스토리 블로그 기록물) 전 박사 과정을 하고 있다는 것이 좋습니다. 박사 과정이라는 과업 덕분에 인생이 너무 바쁘지만, 덕분에 인생이 조금 더 윤택해진다고 느끼고 있기도 합니다. 일단 재밌습니다. 공부를 조금씩 더 ‘잘’ 하게 되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 요기서 공부를 잘 한다는 건, 성적을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성적은 원래 좋기도 했고.. ㅋ)공부하는 기술이 늘어간다고 표현해야 할까요..? 어떻게 하면 알고자 하는 지식에 최대한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지, 그 기술이 조금씩 늘어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알게 된 지식들을, 병원 현장에서 직접 환자를 간호하는데 조금씩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너무 좋습니다. 현실과 이론, 혹은 현실과 연구간의 차이를 발견해보고, 왜 그런일이 생겼는지 고민할 수 … Read more

2022년을 마무리하며

(2023.03.22. 티스토리 블로그 기록물) 2021년, 그러니까 작년은 생각지 못했던 둘째의 임신과 뜻하지 않았던 병가,그리고 그 와중에 여러 외부 과업의 수행 등으로 정리가 되는데, 세달의 병가는 괴로운 시간이었지만 어찌보면 내게는 처음 주어지는 직장으로부터의 장기 off 였고, 둘째 출산 전 첫째와 찐시간을 보낼수 있는 기회였다. 그 와중에 간호 인생에서 굵직한 강의 의뢰가 최대로 많았고 (보수교육 2편, 외부강의 2건 및 자문 등), 박사학위 과정도 꾸역꾸역 해내면서, 뭔가 내 커리어가 궤도에 이르렀나 싶었던 그런 한해였다. 그래서 몸은 어렵고, 주변에는 미안했지만, 보람은 있었던 2021년이었다. 2022년, 그러니까 지난 한해에는.. 둘째 출산도 출산이지만내가 지난 10여년간 일터에서 제대로 산 것이 맞는지.. 치열하고 괴롭게 외로운 시간을 경험하며 자연스럽게 등산을 … Read more

두 딸이 내 옆에

(2023.03.21. 티스토리 블로그 기록물) 두 딸 사이에 끼어서 누워있는 밤. 첫째는 내게 등을 대고 누워 코를 쌕쌕 골며 자더니 이내 다시 돌아누워 내 시원한 왼팔을 감아 안았고, 둘째는 내 왼쪽에 기댄채 움직이 없이 누워 깊은 잠에 빠져있다. 나는 다소 불편하게 찌그러저 있지만, 이젠 이정도의 압박과 체온의 따뜻함이 당연하다. 그런데 당연하다고 언어화하는 순간 갑자기 낯설어짐은 왜일까? 언제 내가 이렇게 엄마가 되었나. 시험이나 과제를 끝낸날 지겹도록 누워서 콘칩과 스크류바를 먹으며, 이리뒹굴 저리뒹굴 만화책을 보던 시절엔 그것이 당연했는데, 그것이 벌써 20여년 전 일이고, 나는 지금 두 딸 사이에서 옴짝달싹 못하고 있다. 내가 이런 불편할 수 있는 자세를 기꺼이 유지하며 함께 체온을 나누고 있는 … Read more

포커스 그룹 인터뷰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

(2023.03.16. 티스토리 블로그 기록물) 오늘 간호대학 질적연구 수업에 한국사회과학자료원의 최문희 박사님께서 오셔서 포커스그룹인터뷰(FGI)에 대해 정말 생생하고도 심도 깊은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안그래도 최근, 질적 연구 수업을 듣지도 않은 상태에서 혼합연구방식의 연구법을 선택했었습니다. 우선적으로는 익숙하게 연구 계획에 따라 설문조사를 진행했지만, FGI는 책을 보며 준비하고 진행을 했던터라 (그것도 지난주 토요일까지) 박사님의 강의는 정말 많은걸 깨닫고 돌아보게 해주었습니다. 전 그저 FGI는 그동안 탐구되어보지 않은 주제 (10여년 전 대변관리 방식으로 하행성 대용량 관장법을 사용하기 시작했던 이분척추증을 가진 아동이 경험한 관장의 효과와 대변관리 관련 삶의 질) 에 대한 심층 인터뷰를 통해, 서로의 경험을 들으며 더욱 개인적인 경험을 끌어내게 하는 방식으로 더욱 생생한 경험적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라고 … Read more

지적장애를 가진 여성과 성

(2023.03.15. 티스토리 블로그 기록물) 저는 이번에 박사 4학기를 꾸려나갈 수업으로 이화여자대학교에서의 “장애인 가족 연구”수업을 선택했습니다. 제가 간호하는 주요 환자인 이분척추증을 가진 아동 및 성인은 배뇨장애 외에도 보행장애, 지적장애 등 다양한 장애를 동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가족들 또한 저의 간호 대상자입니다. 그러나 전 배뇨 및 배변 외 장애를 가진 아동과 보호자들이 겪는 삶을 자세하게 들여다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러한 장애인 가족연구 수업은 저의 인사이트를 키워주고 향후 가족에게 더 좋은 중재를 제공해주는 데 기반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제가 특수교육의 백그라운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저의 임상 경력을 들으신 교수님께서는 수업 수강을 허락해주셨습니다. 조별 과제로 이루어지는 지라, 3분의 특수교육을 전공하시고 … Read more

차사고

(2023.03.12. 티스토리 블로그 기록물) 기억이 가물하다.. 그와중에 블랙박스는 왜 먹통이었는지, 기억을 되살려보기도 쉽지 않다. 처음엔 너무 당황스러워서, 내가 차선을 변경하려 했었나 싶었는데, 사진 찍어본걸 보고 기억났다. ‘아 맞다.. 차선밖으로 버스가 좀 튀어나와있어서 왼쪽으로 살짝 더 간다고 가면서 박았구나.. 버스가 정류장에서 멈출걸 왜 생각 못했을까.. ‘ 사고 순간 너무 당황하며,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어서 옆으로 슁슁 달려가는 차를 멍청하게 바라보며 안절부절 하다 겨우 차에서 내렸다. 기사님도 내려서 걸어오시더니, 보험회사에서 접수하고 언제 올수 있는지 먼저 알아보라고 하셨다. 그래서 네네!! 하고 차로 돌아와서 보험회사에 접수.. “제가 버스를 박았어요..” 접수하고 남편에게도 연락하고 이래저래 하는 동암, 버스에서는 승객들이 내려서 정류정 근처에 서성이고, 누구는 사고장면을 찍고.. 그랬는데, … Read more

울타리

(2022.10.23~. 티스토리 블로그 기록물) 2022.10.23. 오늘은 잠을 자기가 어렵다. 울타리가 걷어지면 다가올 외부의 적을 두려워했건만.. 날카로운 칼은 이미 울타리 안에 있었다. 나는 떳떳했고, 솔직했다. 실수는 있었지만, 바로 인정했다. 요령은 없었지만 진실했고, 정직했다. 난 애살은 없지만, 진심은 언젠가 통하리라 생각했고, 통하고 있다고 착각하기까지 했었다. 그게 아니었다는 걸 인정하는건 쉬운일이 아니다. 내가 의미있었다 생각했던 관계가 진실되지 않았다고 인정하는건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난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며 살아왔던가. 너무 열심히 살았나, 너무 무결함을 추구하였나.. 꼭 그런것 같진 않다. 그냥 맡겨진 것에 최선을 다 하려고 했을 뿐이다. 다만 몰입을 할 때 주변을 잘 못본다는 단점은 있다. 숨도 가쁘게 쉬며 몰입하게 되니. 나의 이러한 강점과 약점을, … Rea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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