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연결고리 feat.딸과 나

(2019.8.12. 페이스북 기록물) 아이랑 1분도 놀아주지 못했다. 통근버스 한시간을 겨우 버티고, 평소에 10분이면 도착할 집까지 30분이 걸려서 걸어온 후, 집에와서 엄마께 부탁하고 좀 더 누워있었는데도 두통이 가시질 않았다. 맥아리 없이 누워서 아이한테 핸드폰으로 뽀로로를 보여주고, 루돌프 동화도 틀어주고, 겨우 약발이 좀 받아 몇 번 일어나 엎어준 후 잠자리에 다시 누웠는데, 아이에게 너무 미안해서 꿈나라에서 재밌게 놀자고 했다. 뜬금없이 자동차 이야기를 하길래.. 꿈나라 가서 자동차 탈까? 싫어 그럼 버스 탈까? 싫어 그럼 비행기 탈까? 싫어. 비행기에서 아파서 토했잖어.그러니까 버스타자!! 부릉부릉~ 아이는.. 이번 여행 귀국길에 5시간 중 3시간동안 토했었다. 최근까지도 계속 비행기타고 후아힌 또 가자 약속~! 이렇게 먼저 고리걸길래 비행기 구토사건은 꿈중에 … Read more

Keep in touch!

(2019.8.10. 페이스북 기록물) 요즘 일터에서 방광요도재활실 20년사를 정리하느라 숨쉴틈 없이 바쁘다. 가뜩이나 방학이라 어린이병원도 성수기인데, 널려져 있는 자료들을 시간의 흐름에 맞게 체계화하는 작업이 생각보다 높은 수준의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건지 퇴근길마다 숨을 한번씩 크게 쉬었던 것 같다. 어제는 분명히 즐거운 금요일 퇴근길인데도 몸이 얻어 맞은것 같이 쑤실 지경이었다. 최고로 시원한 병원에서 이렇게 정신없이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는데, 문득 나의 1999년은 어땠는지 궁금해졌다. 그때는 싸이월드도 없었던 시절이고, 일기를 가끔씩 이곳 저곳에 쓰긴 썼던것 같은데 보관해 둔 기억은 없었다. 그러다 앗! 하고 한메일이 생각이 났다. DAUM 메일. 나의 아이디는 lovely67이었다. 67은 윤혜. 486이 ‘사랑해’인 시절 지은 나의 아이디이다. 비밀번호도 다행히 기억이 나서 들어가봤더니 … Read more

속이 멀쩡하다

(2019.8.8.페이스북 기록물) 어제는 남편이랑 저녁때 급 데이트를 하느라 엄마가 아이를 재워주셨다. 남편이 석사논문만 끝내놓으면 가서 방청하고 싶다던 ‘다스뵈이다.’를 보고 들으러 가기로 한 것이다. 남편 혼자 보내서 혼자만의 시간을 줄지, 아니면 요즘 이래저래 심경이 복잡하니 같이 가서 힘이 되어줄지 고민하다 후자를 택했다. 결국 늦게 도착해 서서 방청하느라 다리가 아파 중간에 나오긴 했지만 아이는 이미 잠든 뒤 집으로 향하게 되었다. 원래는 엄마나 아빠 중 한명이 꼭 같이 있던 시간인데 이상하게 없어 그런가 아이가 울면서 엄마 올때까지 안잔다고 했단다. 아이도 나처럼, 엄마아빠와 함께하는, 빼앗길 수 없는 시간이 있는것 같다. 하여간 너무 속상해 하는 아이를 본 울 엄니도 괜히 안쓰러워 눈물이 살짝 나셨다는데 아이가 … Read more

일단 하나 또 마무리

(2019.08.02 페이스북 기록물)  성격상 닥쳐서 하는것을 싫어하는듯 하다. 나름의 기한을 정해놓고 마감이 닥치기 전에 미리 완성해둬야 마음이 편하다. 그러고보니 학창시절 시험공부도 그랬고, 과제도 그랬고, 일터에서 발표를 준비할 때도 그랬고, 심지어 휴가를 계획할때도 그랬다(휴가는 5개월 전부터 계획해둬야 제맛..ㅋ). 내가 나의 시간을 통제하는것이 중요하다. 올 한해, 예측하긴 했지만 일+alpha에서 alpha의 비중이 상당히 크다. 이 알파가 일이라면 일이고 알파라면 알파겠지만 어쨌든 쉴새없이 바쁜 체험 삶의 현장이다. 하반기에 주어진, 알파라고 칭하고 싶은 나의 과업은 초록 한개 제출, 질질 끌어온 논문 한개 마무리, 학회와 심포지움에서의 발표 혹은 강의 3개, 방재실20주년책 편집발행, 그리고 겨울 캠프이다. 초록 한개는 무사히 제출 후 발표여부를 기다리는 상태고, 논문 리비전도 마감 … Read more

섣부른 판단

(2019.07.30. 페이스북 기록물) 판단: 개개의 사실이나 의문에 대하여 단정하는 작용 오늘 내게 주어진 업무 중 가장 당혹스러웠던 업무는 입원중인 청소년 환자인 K에게 자가 도뇨를 교육해달라는 과제였다. 내게 업무를 전달하며 부탁한 이도 나의 황당함을 미리 감지했는지 “아무래도 안되긴 하겠지만, 시도는 해봐야 할것 같으니 부탁한다.”라며 어차피 버리게 될것 같은 시간에 미리 사과하는 듯 했다. 내가 그 아이를 경험해본 적은 한차례 있었는데 도저히 의사소통이 안되는 것 같아 보였다. 눈빛은 허공을 바라보거나 눈마주침을 피했고, 질문에는 전혀 리액션이 없었고, 뭔가 말을 하는 듯 할때는 알아들을 수 없었다. 아이의 상태를 검사하기 위해 “기침 해볼래?”, “배에 힘 줘볼래?” 등의 행동을 요청할때는 전혀 반응하지 않고 기분 나쁘다는 듯이 … Read more

페이스북

(2019.7.27. 페이스북 기록물) 처음 페이스북을 알게 된건 2008년이었고, 그 연도를 정확하게 기억하는 이유는, 나는 미국에서 싸이월드에 블로깅을 하고 있었는데 얼리 어답터였던, (결혼 후 소식을 접할 수 없게된 내 친구였던) 승준이가 페이스북을 하며 외국에 네트워킹을 만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흥미롭긴 했지만 저장방식과 소통방식이 낯설고, 당시에 페이스북 이용자가 한국에선 거의 없었기에 그냥 가입만 해두었었다. 그런데 몇년 뒤 싸이월드는 추억속으로 사라지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우리의 가상공간의 인간관계망으로 자리잡았다. 그래서 나도 다시 사진도 올려보고 내 생활도 올려보고 좋아요도 눌러보고 그랬다. 그러다 페이스북의 알람도 끄고 눈팅만 가끔 하던 이유는, 내 스스로가 나쁜 일보다 좋은 일만 올리게 되고, 부끄러운것보다 자랑스러운 일만 올리게 되는게 싫었다. 그리고 웃기지만 약간의 신비주의도 … Rea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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