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세계 적응하기 feat.외로움

(2019.08.27. 페이스북 기록물) 이웃 언니나 오빠랑 ‘단 둘’이 있을때는 분명 본인 위주로 재밌게 잘 놀았었는데 (아이 위주로 아주 잘 놀아주었었는데), 그랬던 언니 오빠들과 다같이 함께 모이면 다소 외롭게 되어버리는 아이를 보았다. 외로움은 OO의 마음이었을까 내 마음이었을까. 괜히 신경쓰여 아이 옆에 가서 앉았더니 놀이에 집중하다가 “엄마도 같이 할래?”라고 말을 붙여온다. 언니랑 오빠랑 같이 안놀면 심심하지 않냐고 물었더니 “아니”. 단호박. 진짜 아닌건지, 어린것이 멋적어서 아닌건지. 오랜만에 찾아보니, 아이는 같이 모여 같은 놀이를 하지만 실제로는 따로 노는 ‘병행놀이’를 하는 발달단계를 보내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그나마 다행이다. 어쨌든 아이는 지금 집 밖의 세상이 집과는 엄연히 다르다는 것을 배워가는 중이다. (2019.08.27. 페이스북 기록물)

방광요도재활실 간호사

(2019.08.14. 페이스북 기록물. 방재실 20년사에 실릴 원고를 준비하며) 간호사가 된지는 올해로 10년차, 그 중 소아비뇨의학과 간호사로 살아온 지는 8년차, 그 중 방광요도재활실 간호사로 역할을 한지는 5년차이다. 나의 성향과 강점 그리고 약점이 있는 그대로 인정되고 존중되는 문화에 속할 수 있었던 것은 나에겐 매우 큰 축복이었다. 수술실을 그만두고 퇴사하려고 하였을 때 붙들어주시고 소아비뇨의학과 임상전담간호사를 적극 권해주신 이윤아 파트장님(현 수술간호팀장)과 김경애 팀장님께 감사하다. 매너리즘 ‘매너리즘’이라는 단어는 아마도 소아비뇨의학과에 속한 모든 의료진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단어가 아닐까. 잊을만 할 때쯤 한번씩 한상원 교수님께서 언급하시는 ‘매너리즘’이라는 단어는 ‘언급’이라는 중립적 단어로 표현하기에는 너무 가볍고, ‘분노’라는 단어가 오히려 더 적절할 것이다. 적어도 내가 느끼기에 한상원 교수님께서 가장 싫어하시는 … Read more

너와 나의 연결고리 feat.딸과 나

(2019.8.12. 페이스북 기록물) 아이랑 1분도 놀아주지 못했다. 통근버스 한시간을 겨우 버티고, 평소에 10분이면 도착할 집까지 30분이 걸려서 걸어온 후, 집에와서 엄마께 부탁하고 좀 더 누워있었는데도 두통이 가시질 않았다. 맥아리 없이 누워서 아이한테 핸드폰으로 뽀로로를 보여주고, 루돌프 동화도 틀어주고, 겨우 약발이 좀 받아 몇 번 일어나 엎어준 후 잠자리에 다시 누웠는데, 아이에게 너무 미안해서 꿈나라에서 재밌게 놀자고 했다. 뜬금없이 자동차 이야기를 하길래.. 꿈나라 가서 자동차 탈까? 싫어 그럼 버스 탈까? 싫어 그럼 비행기 탈까? 싫어. 비행기에서 아파서 토했잖어.그러니까 버스타자!! 부릉부릉~ 아이는.. 이번 여행 귀국길에 5시간 중 3시간동안 토했었다. 최근까지도 계속 비행기타고 후아힌 또 가자 약속~! 이렇게 먼저 고리걸길래 비행기 구토사건은 꿈중에 … Read more

Keep in touch!

(2019.8.10. 페이스북 기록물) 요즘 일터에서 방광요도재활실 20년사를 정리하느라 숨쉴틈 없이 바쁘다. 가뜩이나 방학이라 어린이병원도 성수기인데, 널려져 있는 자료들을 시간의 흐름에 맞게 체계화하는 작업이 생각보다 높은 수준의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건지 퇴근길마다 숨을 한번씩 크게 쉬었던 것 같다. 어제는 분명히 즐거운 금요일 퇴근길인데도 몸이 얻어 맞은것 같이 쑤실 지경이었다. 최고로 시원한 병원에서 이렇게 정신없이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는데, 문득 나의 1999년은 어땠는지 궁금해졌다. 그때는 싸이월드도 없었던 시절이고, 일기를 가끔씩 이곳 저곳에 쓰긴 썼던것 같은데 보관해 둔 기억은 없었다. 그러다 앗! 하고 한메일이 생각이 났다. DAUM 메일. 나의 아이디는 lovely67이었다. 67은 윤혜. 486이 ‘사랑해’인 시절 지은 나의 아이디이다. 비밀번호도 다행히 기억이 나서 들어가봤더니 … Read more

속이 멀쩡하다

(2019.8.8.페이스북 기록물) 어제는 남편이랑 저녁때 급 데이트를 하느라 엄마가 아이를 재워주셨다. 남편이 석사논문만 끝내놓으면 가서 방청하고 싶다던 ‘다스뵈이다.’를 보고 들으러 가기로 한 것이다. 남편 혼자 보내서 혼자만의 시간을 줄지, 아니면 요즘 이래저래 심경이 복잡하니 같이 가서 힘이 되어줄지 고민하다 후자를 택했다. 결국 늦게 도착해 서서 방청하느라 다리가 아파 중간에 나오긴 했지만 아이는 이미 잠든 뒤 집으로 향하게 되었다. 원래는 엄마나 아빠 중 한명이 꼭 같이 있던 시간인데 이상하게 없어 그런가 아이가 울면서 엄마 올때까지 안잔다고 했단다. 아이도 나처럼, 엄마아빠와 함께하는, 빼앗길 수 없는 시간이 있는것 같다. 하여간 너무 속상해 하는 아이를 본 울 엄니도 괜히 안쓰러워 눈물이 살짝 나셨다는데 아이가 … Read more

일단 하나 또 마무리

(2019.08.02 페이스북 기록물)  성격상 닥쳐서 하는것을 싫어하는듯 하다. 나름의 기한을 정해놓고 마감이 닥치기 전에 미리 완성해둬야 마음이 편하다. 그러고보니 학창시절 시험공부도 그랬고, 과제도 그랬고, 일터에서 발표를 준비할 때도 그랬고, 심지어 휴가를 계획할때도 그랬다(휴가는 5개월 전부터 계획해둬야 제맛..ㅋ). 내가 나의 시간을 통제하는것이 중요하다. 올 한해, 예측하긴 했지만 일+alpha에서 alpha의 비중이 상당히 크다. 이 알파가 일이라면 일이고 알파라면 알파겠지만 어쨌든 쉴새없이 바쁜 체험 삶의 현장이다. 하반기에 주어진, 알파라고 칭하고 싶은 나의 과업은 초록 한개 제출, 질질 끌어온 논문 한개 마무리, 학회와 심포지움에서의 발표 혹은 강의 3개, 방재실20주년책 편집발행, 그리고 겨울 캠프이다. 초록 한개는 무사히 제출 후 발표여부를 기다리는 상태고, 논문 리비전도 마감 … Rea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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