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부른 판단

(2019.07.30. 페이스북 기록물) 판단: 개개의 사실이나 의문에 대하여 단정하는 작용 오늘 내게 주어진 업무 중 가장 당혹스러웠던 업무는 입원중인 청소년 환자인 K에게 자가 도뇨를 교육해달라는 과제였다. 내게 업무를 전달하며 부탁한 이도 나의 황당함을 미리 감지했는지 “아무래도 안되긴 하겠지만, 시도는 해봐야 할것 같으니 부탁한다.”라며 어차피 버리게 될것 같은 시간에 미리 사과하는 듯 했다. 내가 그 아이를 경험해본 적은 한차례 있었는데 도저히 의사소통이 안되는 것 같아 보였다. 눈빛은 허공을 바라보거나 눈마주침을 피했고, 질문에는 전혀 리액션이 없었고, 뭔가 말을 하는 듯 할때는 알아들을 수 없었다. 아이의 상태를 검사하기 위해 “기침 해볼래?”, “배에 힘 줘볼래?” 등의 행동을 요청할때는 전혀 반응하지 않고 기분 나쁘다는 듯이 … Read more

페이스북

(2019.7.27. 페이스북 기록물) 처음 페이스북을 알게 된건 2008년이었고, 그 연도를 정확하게 기억하는 이유는, 나는 미국에서 싸이월드에 블로깅을 하고 있었는데 얼리 어답터였던, (결혼 후 소식을 접할 수 없게된 내 친구였던) 승준이가 페이스북을 하며 외국에 네트워킹을 만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흥미롭긴 했지만 저장방식과 소통방식이 낯설고, 당시에 페이스북 이용자가 한국에선 거의 없었기에 그냥 가입만 해두었었다. 그런데 몇년 뒤 싸이월드는 추억속으로 사라지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우리의 가상공간의 인간관계망으로 자리잡았다. 그래서 나도 다시 사진도 올려보고 내 생활도 올려보고 좋아요도 눌러보고 그랬다. 그러다 페이스북의 알람도 끄고 눈팅만 가끔 하던 이유는, 내 스스로가 나쁜 일보다 좋은 일만 올리게 되고, 부끄러운것보다 자랑스러운 일만 올리게 되는게 싫었다. 그리고 웃기지만 약간의 신비주의도 … Read more

소아 난치성 과민성 방광. 꼭 치료해야 하나?

(2019.7.26. 페이스북 기록물) 이것저것 다 고민해보고 적용해봐도 좀처럼 호전이 안되는 경우는 “정말 정말 정말 ×100” 답답하다. 물론 소아요실금와 아동의 정서문제 간에는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오긴 했으나, 그와중에 막상 환자나 보호자가 치료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가 없고, 치료 과정에 대한 순응도가 떨어지면 이거 꼭 치료해야 하나 싶어진다. 현재 환자 및 부모가 치료에 대한 니즈도 없고 이미 가시화된 문제도 인식되지 않는데, 훗날 발생 가능할 정서 문제 및 가족문제 등을 예방하기 위해 이것저것 다 해보는게 맞나 싶기도 하다. 일단 증상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신경적인, 해부학적인 문제가 다 배제 된다면, 적극적인 치료에 들어가기 전에 환자와 가족의 문제 해결에 대한 요구도와 정서행동 상태 먼저 평가한 후 … Read more

워킹맘

(2019.7.25. 페이스북 기록물) 워킹맘 아주 가끔 힘들때가 있다. 단단한 자존감과 새로운 것에 대한 열정 덕분에 좀처럼 쉽게 지치지 않는 사람이었는데, 요즘은 가끔씩 깊은 우울이 찾아온다. 아무것도 할 힘이 안나는 상태. 잠잠히 돌아보니 엄마 윤혜와 직장인 윤혜 사이의 안정감이 흔들릴때 발생하는 일인듯 하다. 엄마 윤혜 만으로 살아본 시간이 얼마 없었다. 출산 휴가 기간인 3개월이 전부다. 그나마 그 기간에도 대학원 실습 차 병원에 와서 시간 맞춰 유축을 해야하곤 했었다. 온전히 엄마만으로 살아본 기간은 거의 없다. 그래서 나에게는 퇴근 후 저녁시간과 주말이 너무 중요하다. 퇴근 후 서우가 잠들때까지 주어지는 2시간, 그리고 주말에 함께 하도록 주어지는 약 14시간. 일주일에 서우에게만 집중할수 있는 시간은 고작 … Read more

기록

(2019.7.24. 페이스북 기록물) 기록 수년 전의 나를 떠올리게 하는 것은, 기억이 저장된 시냅스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것은, 아마도 ‘기록’ 덕분일 것이다. 방광요도재활실 20년사 발행을 준비하며 한상원 교수님으로 부터 전달받은 수많은 기록을 보며 여러모로 느끼는 바가 많다. 그 기록에는 20년 전의 생각과 삶이 고스란이 담겨 있었다. 기록은 내가 살아온 흔적이 되고, 그 흔적은 기억과 감정을 떠올리게 한다. 그것이 잘 다듬어진 수필이든, 흘겨 쓴 메모이든. 그리고 기록보다도 중요한 것은 체계적인 저장 방식이다. 요즘과 같은 시대에는 활용할 수 있는 방식이 너무 많다. 제대로 활용하지 않은 것 뿐이지. 나도 나름 기록이란것을 하긴 했었다. 주로 싸이월드였는데 유행이 지난 후 네이버로 잠시 넘어왔고 생각을 글로 … Read more

남편의 석사학위

(2019.7.6. 페이스북 기록물) 남편의 석사논문이 드디어 책으로 완성됐다. 처음 세브란스에 이직을 준비하면서, 하나님의 마음으로 세우신 세브란스에 정직하고 건강한 하나님의 일꾼 한명 들이시라고 간구했었다. 병원에 막상 입사하니 의사도, 간호사도 아닌 존재로서 무슨일을 할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고, 결국 답을 내리지 못한채 즐겁게 할 수 있는 공부를 하며 찾아보기로 잠시 결정을 뒤로 미뤘었다. 그리고 논문의 과정, 안할수도 있었지만 하겠다고 선택했다. 이 과정을 지나가야만 할것 같다고 고집을 부렸다. 그리고 정말 괴롭게, 힘들게 완성했다. 정말 치열하게 열심히 사는, 누구보다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 그 안의 다이아몬드를 발견하고 사귐을 결정했었다. 10년전에. 그는 여전히 물음표 달린 앞길에 답답해하지만, 하나님은 지금도 그를 사용하고 계시며, 길을 예비하고 계신다는 것을 … Rea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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