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임의 추억..?

그냥 아주 연한 핑크빛 액체였습니다.

왜 핑크빛일까..

병원에 전화하여 상태를 이야기했더니 또 반복되거나, 피가 다량으로 나오면 바로 오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큰 걱정 안하고 있었는데, 그날 오후, 연한 핑크빛 액체가 왈칵 하고 또 나왔습니다.

그리고 전 그 날 (10주+1)부터 눕눕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1. 융모막하 혈종 진단

초음파를 이리 저리 보던 전공의 선생님은 뭔가 의아하다는 듯이 계속 이리저리 초음파를 돌려 보았습니다.

저는 뭐, 별거 있겠나 싶은 마음으로 별로 긴장도 하지 않고 누워있었는데,

전공의 선생님은 분명 심상치 않지만 그래도 괜찮을 거라는 듯, 안도감을 주려고 애쓰는 목소리로 입을 떼었습니다.

최근에 혹시 무리하신 일이 있으실까요?
여기에 기존에 없던 피고임이 생겼어요.
교수님께서 확인해주셔야 하겠지만, 좀 쉬셔야 할 수도 있을것 같아요.

쉰다?

응?

얼마나?

도통 제가 감을 못잡고 있자, 잠시 누워있으라고, 교수님과 연락되는대로 알려주겠노라고 하고 전공의선생님은 나가셨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교수님이 외래 진료를 보고 계시는데 일단 그쪽에서 직접 소견을 듣는게 낫겠다 하여 외래 진료실로 이동했습니다.

교수님께서도 매우 당황하시며, 이건 당신이 직접 말씀하셔야 할것 같아서 외래로 오라고 했다며, 도대체 2주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냐고 하셨습니다.

멀쩡했던 자궁이 2주 사이에 반이나 떨어졌다고.

네..?

그 때부턴 교수님의 목소리가 웅웅 하고 멀리서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무조건 쉬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일단 무조건 버텨야 합니다.
일찍 나와버리면.. 너무 고생스럽습니다. 그건 안되지 않겠습니까..?

특별한 이벤트는 없었습니다.

몸이 무너질듯 힘이 들다가 9주차 정도 되었을 때 좀 나아지면서 기분이 좋아져서.

그저 기분이 너무 좋고 상쾌해져서 1박2일 강화도로 가족여행을 다녀오긴 했었는데..

특별히 무리한건 전혀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문제라면 문제였을것 같습니다.

임신 초기엔 정말 극 조심 해야하는게 맞나봅니다. 제가 제 몸을 너무 과신했다 싶었습니다. 

2. 병가 시작

저는 이미 현실감을 잃었지만, 최대한 침착하게 생각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교수님.
좀 쉬다보면 나아질 수 있을까요?
지금 아예 휴직을 해야하는 상황인가요?

가능하면 휴직을 하는게 낫겠습니다.
좀 나아졌다 싶으면 이미 임신 후반기라, 몸이 많이 힘들수 있습니다.
의사에 따라 지금 시점에 쉴 필요 없다고 하는 경우도 있으나,
분만실에서 워낙 힘든 경우들을 봐왔기 때문에 전 무조건 쉬시라고 권합니다.

이건 뭐.. 그야말로 청천벽력..

첫째 때도 육아휴직도 안하고 버텼는데..

부서에는 이 사실을 어떻게 알려야 하나..

나의 향후 미래는 어떻게 되려나…

당장 휴직을 하기엔 처리해야할 일이 산적했고, 저의 출산 후 복직 후 미래가 불확실했습니다.

그래서 일단 한달 간의 병가기간을 갖고 그 이후 상태에 따라 추가 병가, 혹은 휴직 여부를 결정하기로 하였습니다.

3. 눕눕 시작 (누워있고, 누워있고, 또 누워있고, 계속 누워있고…)

집에서 본격적으로 24시간 중 22시간은 누워있는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밥먹을 때, 화장실 갈때만 빼고 계속 누워있었습니다.

그랬더니 한 3-4일 정도 후부터는 허리가 끊어지듯이 아팠습니다. 너무 누워있었더니 없던 허리통증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일주일정도 지나니 손목이 끊어지듯 아팠습니다. 누워서 핸드폰만 보다보니 손목통증도 얻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누워서 책이나 핸드폰을 볼 수 있는 독서대도 구입하기도 했습니다.

일명 눕서대 (누워서 보는 독서대)

못봤던 드라마, 예능들을 섭렵해가봐, 더이상 지겨워서 못보겠다 싶을때까지 본것 같습니다.

잠도 그렇게 오래 자본적이 없었던것 같습니다.

허리는 부서질 것 같았지만, 그래도 언제 이렇게 쉬겠냐 생각하며 쉬는데 집중했습니다.

누워있을때 어느쪽으로 누워있어야 하나, 몸통은 들어도 되나 너무 고민이 많이 되었는데, 결국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바닥에 등을 대고 눕거나, 양 옆으로 돌려가면서 눕거나 하는 자세로 누워있었습니다.

그렇게 2주가 지나고 (11주+6), 초음파 검사 결과 1/2 정도는 흡수가 되서 좋아졌다고 확인되었습니다!!

4. 눕눕은 언제까지??

이렇게 누워만 있으니 나쁠일은 없겠다, 좋아질 일만 있겠다 싶었는데…

다시 약간의 출혈이 다시 뭍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딱 보니 갈색혈이라 그냥 고여있던게 나오는거겠지 싶어 대수롭게 여기지 않고 예정일에 내원했는데, 교수님 의견은 좀 달랐습니다.

별로 좋은 징후가 아니며, 이러다가 자궁 경부가 훅 짧아지는 경우가 있어서 예의주시 해야한다 하였습니다.

그래서 더 쉴 것을 권하셨고, 결국 병가를 더 연장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총 2달 정도 꼼짝없이 누워있었더니,

누워있는게 이제 더이상 지겹지도 아프지도 않고 익숙해졌을 때 쯤 고였던 피가 거의 다 흡수가 되었습니다.

이제 과제는 병가 종료까지 남은 한달을 어떻게 쉬느냐였는데..

병가 후 갑작스러운 활동이 또 무리가 될까봐서 아주 조금씩 움직여보기 시작했습니다.

거실에서 유튜브를 보며 요가를 따라하기도 했고, 아이 유치원 하원을 직접 해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몸을 움직여 회복시켜가며 총  3달의 안정가료 끝에 (22주)

피고임은 거의 다 없어졌고,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가도 되겠다고 진단되었습니다.

그리고 건강하게 뱃속의 아이와 함께 복직하여, 무려 39주까지 아주 무탈하게 근무 하고 건강하게 출산할 수 있었습니다.


결론

1. 임신 극초기에 여행은 삼가는게 좋겠습니다.

2. 피고임에는 절대 안정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3개월 정도의 안정이 필요했습니다.

3. 피고임이 있을 때 눕눕의 자세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쉰다는게 중요할 뿐.

4. 피고임은 어쩌면 뱃속의 아가가 하는 첫번째 효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엄마가 온전히 쉴 수 있도록 지켜주니까요.

(2022.07.20. 티스토리 블로그 기록물)

첫째에게 임신소식 알리기

임신을 확인하고 나니 동생의 동짜만 나와도,

싫다는데 왜 자꾸 물어봐.

라고 강경하던..

이제는 첫째가 되어버린 자몽이에게 어떻게 동생 소식을 전해야할지가 저희 부부에겐 무엇보다 큰 과제로 다가왔습니다.

언제쯤 알려야 좋을까.

어떻게 설명해야 아이가 잘 받아들일까.

노심초사하며 고민하던 끝에, 저희 부부는 그냥 아예 처음부터 함께하기로..아이와 함께 임신기간의 전 과정을 공유하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른 두줄을 본 후 지독히도 안가던 그 느린 일주일의 시간을 겨우 버틴 후, 초음파를 보러가기 하루 전 아이에게 이야기했습니다.

다음과 같은 단계로 말이지요.

단계 1. 뭔가 특별한 일이 생겼음을, 매우 기대되고 흥분된다는 밝은 뉘앙스로 알림.

자몽아. 자몽아. 이리와서 앉아봐. 엄청 놀라운 소식이 있어!!

단계 2. 동생은 큰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하늘에서 천사일 적에 가장 친한 친구였다는 설정 (진짜 베스트프랜드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선한 거짓말).

자몽이가 천사로 있을 적에 가장 친하게 지냈던 천사 친구 기억나? 기억 안날수도 있긴 한데 하나님께서 우리집으로 보내주셨대. 그런데 자몽이보다 조금 늦게 출발해서 이제 막 도착했다네!!??

이 이야기를 듣자, 아이는 처음엔 신나하는 듯 하더니 곧내 눈빛이 살짝 흔들렸고, 조심스럽게 말하다군요.우리집이 아니라 다른 집이였으면.. 이라고 말입니다.

단계 3. 엄마 아빠도 아직 확실하게는 모르고, 우리 온가족이 함께 가서 확인해봐야 함을 알림. 마치 미션과도 같이 (비장한 뉘앙스로!)

그런데 아기 천사가 진짜 잘 도착했는지 내일 병원가서 엄마 뱃속 사진을 찍어봐야해.

단계 4. 천사친구가 우리집에 무사히 도착한 것이 맞다면, 이건 누구보다도 큰 아이가 축하받아야 할 일임을 강조, 또 강조!! (선물은 필수!!)

만약 진짜 도착한게 맞다면, 이건 자몽이가 엄청 엄청 축하받을 일이야!! 그래서 아빠엄마가 선물도 사줘야할것 같어!

엄마 아빠의 기대되고 흥분되는 모습 때문이었을까, 선물을 받을수 았다는 사실 때문이었을까.. 아이는 조금씩 같이 들뜨기 흥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우리 온 가족은 동네 산부인과로 향했고, 전 큰 아이때보다도 떨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초음파를 찍었습니다. 그리고 작은 난황이 보였습니다.

자몽아. 자몽이 친구 아기 천사가 무사히 도착해서 집을 지었네^^

아이는 뭐가 그렇게 신기한지.. 초음파에서 난황밖에 안보이는 그 존재를 바라보며 귀엽다, 귀엽다 하며 흥분해했습니다. 휴우.. 안도..

언니 된거 축하해♡

그날 아이는 1차로 엄청 큰 캐치티니핑 하우스를 받고서는 2차, 3차 선물까지 받은, 진정한 축하 파티, 선물 세레모니의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아기천사가 우리집에 왔음을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아직도동생은 천사일적에 가장 친한 친구였다고 믿고있습니다^^

(2022.06.24. 티스토리 블로그 기록물)

둘째고민을 하며 썼던 기록.

아이가 만 4년하고도 5개월일 적에, 치열하게 둘째고민을 하다 써내려간 편지. 언젠가 아이가 왜 본인은 외동인가하며 아빠엄마에게 속상해할때 보여줄려고 써내려갔던 고민의 기록.

우리편

요즘 엄마가 많이 하는 고민이 있어. 원래는 고민을 정말 많이 하다가(네가 2-3살 정도일때까지) 더이상 고민하지 말아야지 결정했다가 (네가 5살될때까지) 요즘 들어 다시 고민을 하게 되었어.

네가 컸을때도 어쩌면 기억할지도 몰라. 바로 동생에 대한 이야기야.

엄마 아빠는 너에게 수시로 물었어.” 동생 있으면 어떨것 같아??”

너는 단호했어. “없는게 좋을것 같아.”

그런 단호한 답을 들었는데도 또 듣고 또 들으면서 어쩌면 마음을 다잡은 것 같기도 해.

엄마가 너를 하나뿐인 외동딸로 키우고 싶다고 생각하고 결정한 이유는 분명했어.

엄마는 일을 했고, 일하고 돌아온 후 너와 함께 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은 매우 짧았고, 그 시간을 누구와도 나누고 싶지 않았다는 것. 너에게 물질적으로 부족함 없이 해주고 싶다는 것. 동생이 생긴다면 아빠나 엄마 둘 중 한명은 휴직을 하고, 경력단절도 각오해야 할 수 있으니까.

너의 단호함 & 아빠의 단호함. 너도 그렇지만, 네 아빠도 많이 단호했어. 우리 상황에 맞지 않다고 이야기 하면서 이 주제 자체를 외면했어.

그래서 마음 결심하고 우리 셋이 행복한 시간을 보냈지!! 지금도 그래. 그런데 갑자기 엄마 마음이 흔들리게 된 계기가 있어. 아빠의 단호함에 살짝 틈이 열린거야.

그 안에서 꿈틀대는 마음이 보인거지.. 엄마 눈에는 이렇게 보였어. 이 세상에 우리 편이 한명 더 있어도 좋겠다. 그런데 너의 단호함도 희안하게 좀 누구러졌더라.

이왕이면 여동생이면 좋겠다고. 남동생이라도 내가 여자라서 괜찮다고.

아빠엄마에게 자녀가 한명 더 생기고, 너에게 형제가 생긴다는 것이 1),2)의 희생보다 값진 가치일까에 대해 고민해보게 돼. 긍정적으로 한번 생각해볼께.

막상 돌이켜보니, 시간은 양보다 질로 살아낼 수 있더라. 짧은 시간으로도 너와 아빠엄마는 충분히 친밀해졌고 사랑을 나눴다는 것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어. 그렇다면 동생이 생기더라도 주어져있는 짧은 시간을 소중히 잘 사용할 수 있을것 같기도 해.

가정의 재정과 아빠엄마의 경력 문제. 그건 세상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그냥 팩트야. 하지만 제대로 된 신앙고백과는 멀어져있긴 하지 . 어쩌면 그 고민 하는 그 수준이 아빠 엄마 신앙의 수준이기도 하겠다. 지금까지 아름답고 건강하게 살아오게 하신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드러내는 고민.

물론 이성적으로 대책에 대해서는 고민을 하고 준비 해야하긴 하겠지?

그래도 기본적으로 사람은 계획을 하고, 그 길을 인도하시는 건 하나님이라는 믿음이 필요할것 같아. 이 단점을 극복하고 나면 얻게되는 장점은 무엇일까?

  1. 만약 새로 태어나는 존재가 아빠,엄마,너와 결이 비슷하고 건강하게만 태어난다면, 평생을 기쁘게 함께 할 우리편이 한명 더 생긴다는 것일것 같아. 지저분하게 앞에 조건을 단 이유는, 결이 너무 다르고 건강하지 않은 존재가 우리에게서 태어나는 사실은 엄마가 감당하기엔 너무 무섭기 때문이야. 막상 생각해보니 그것만 아니라면 다 감당할수 있을것 같기도 하다.
  2. 엄마 아빠는 하고싶은것도 많고, 살아보고 싶은 삶도 다양하고, 영향력 있는 존재가 되고 싶은데 나이가 한살 한살 들어갈 수록 인간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가를 깨닫게 돼. 우리편이 많으면 많을수록 세상에서의 우리 포션이 더 커질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

3.만약 너에게 형제가 있다면, 언젠가 엄마 아빠가 먼저 하늘에 가더라도 그 슬픔을 같이 이겨낼 혈육이 있다는것..뭐 세상엔 웬수보다 더 한 골육지간도 있긴 하더만, 우리와 같은 결의 존재라면..괜찮은 관계가 되지 않을까.

너는 어느덧 태어난 지 만으로 4년하고도 5개월이 되었고, 그 사이 엄마도 엄마로 자리잡고 아빠도 아빠로 자리잡고 엄마는 엄마대로 아빠는 아빠대로 열심히 사회생활도 자기발전도 하고 있어. 지금의 시간이 너무 만족스럽고 지금대로만 유지된다면 더할나위 없을것 같아.

그럼에도 새로운 생명에 대해 고민을 하는 건, 어쩌면 본능적 고민 일 것 같기도 해. 밥 먹어도 될까? 잠 자도 될까? 이런 고민. 근데 밥도 너무 먹으면 살찌고, 잠도 너무 많이 자면 생활이 안되니까.여러모로 비교해보고 따져보는 거지 뭐.그래도 어쨌거나 이 고민도 빨리 털어버렸으면 좋겠어. 어떻게든 확고하게 결정을 빨리 내려야지.

고민하느라 보내는 시간도 아까우니까.미리 말해두지만, 동생 생기면 어떨것 같냐고 자꾸 물어봤던것 미안해.엄마 아빠가 너에게 보여준 가장 혼란스럽고 헷갈리는 모습중에 한 장면이지 않을까 싶네. 아빠 엄마의 인간적인 모습이었다고 기억해주길 바라.

(2022.06.15. 티스토리 블로그 기록물)

외동의 장점과 단점, 아니 강점과 약점 (2)

아이가 두돌 쯤 되었을 때,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동생이 있었으면 좋겠냐고. 동생이 뭔지도 모르는 아이는, 응이라고 대답했고, 전 왜그랬는지,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동생이 생기면 좋긴 좋을텐데,
동생을 안아주고 업어주느라..
우리 자몽이를 못안아주고 못업어줄수도 있어..

아마 이때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동생은 필요 없고, 동생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하기 시작한 것이 말입니다.

제가 전해준 팩트가 두돌 아이에겐 퍽 충격이었나봅니다실은,  현실을 인식하게 한다는 명목이었지만, 저 사실을 감당하면서까지 동생을 갖고 싶다고  한다면 진지하게 새로 고민을 해봤을것 같기도 합니다.

어쨌든 아이 눈치 안보고 선택할 수 있었던, 외동 부모로서 딸래미를 6년간 키우면서 느낀 외동의 단점.. 두구두구…

거의 없었습니다!!

나중엔 어쩔런지 모르겠으나, 특히 미취학 아이 차원에서는, 좋으면 좋았지, 큰 단점이 없는것 같습니다.

경쟁 없이 누릴 것을 충분히 누릴 수 있고, 형제관계에서 얻을 수 있을 것 같은 사회성은 일찌감치 어린이집이나 교회 유치부 생활을 하며 키울 수 있었습니다.

보통 외동에 대한 편견중 큰 것이 아이의 사회성에 대한 부분인데, 감사하게도 아이는 잘 성장해주었습니다. 이기적이지 않고 오히려 나눌 줄 알고, 리더십있는 아이라고.. 유치원과 동네 놀이터와 교회 유치부에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뭐, 가끔 형제끼리 자매끼리 노는 걸 보면, 제가 괜히 부러워한 적이 있긴 했지만, 아이는 그냥 본인이 놀 친구만 있으면 충분했습니다.

결국, 아이 입장에서는 딱히 단점은 없는것 같습니다.

그.러.나.부모로서 경험하게 되는 외동의 약점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가정에서 아이와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주요 대상이 부모(혹은 조부모)밖에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쉽게 말해

계속 놀아줘야합니다 ㅠㅠ

형제나 자매가 있다면 그만큼 아이의 에너지가 분산이 될터인데..

지칠 줄 모르는 아이와 끊임없이 놀아주고 반응해주고 하는 게 오롯이 부모(혹은 조부모)의 몫이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그러다보니, 어느정도 커서도 아이는 부모의 적극적인 반응을 기대합니다. 점점 주말이 두려워지고..

“조금 더 커서 친구가 더 좋아질 때쯤은 나아지겠지.. “, “이렇게 부모를 찾을 때도 지금 잠깐일거야.. ” 하며 힘을 내볼때가 많았습니다.

실제로 다른 다양한 형제 구조 보다 외동의 경우에서 부모자녀간의 관계가 돈독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데, 이런 차원으로 생각보면 이러한 다소 피곤할 수 있는 관계 또한 큰 약점은 아닌것 같긴 합니다.

지혜롭게 아이와 잘 지낸다면, 오히려 강점에 더 가까울 수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아빠엄마는 아이와 상호작용하느라 좀 피곤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는 외동이라 나쁠건 없을것 같고, 부모의 괴로움도 결국엔 강점이 될수 있다.

라는 것이 만 6년간의 경험끝의 외동의 약점입니다.

공감, 혹은 도움이 되시는지요? 아니면 혹시 다른 어떤 경험을 해보셨는지요?

가족계획. 부모의 결정이 중요하긴 하지만, 실은 부모만의 노력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부모의 결심대로 되는 것도 아닙니다.

인간의 계획을 초월한, 어떤 생명에 대한 의지가 분명히 있는것 같습니다. 외동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선택한 우리 부부에게도, 뜻하지 않게 또 하나의 생명이 찾아와버린것을 보면, 분명히 그렇습니다.

(2022.06.12. 티스토리 블로그 기록물)

외동의 장점과 단점, 아니 강점과 약점 (1)

6년간 외동딸을 키워본 개인적인 경험입니다.

제 스스로가 2녀의 맏이라서인지, 가족의 완성은 마치 자녀가 둘이 되어야 하는것만 같았고, 그래서 외동을 결심하고도 외동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치열하게도 고민했었습니다.

물론 출산이라는 것이 계획대로 되는것은 아니지만, 계획을 할 수 있다면 가장 적절한 시기에 건강하게 하고 싶었기 때문에..그리고 이왕이면 아이들에게도 좋은 터울이면 좋을것 같아, 아이가 만 2-3살을 지낙 즈음에 가장 크게 고민을 했던것 같습니다.

아마 이 글을 찾아서 읽으시는 분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시는 분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6년간 외동을 키워본 결과, 외동의 강점과 약점에 대해 나눠보고자 합니다.

100프로 장점과 100프로 단점은 없고, 다만 강점이 되는 부분과 약점이 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이 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앞으로 어떨것이다라는 예상되는 예후가 아니라 직접 경험한 내용 위주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외동의 강점

<엄마 차원>
외동의 장점과 단점, 혹은 강점과 약점을 고민하는 분들은 아마 아빠보다도 엄마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특히 워킹맘이 많지 않을까 감히 유추해봅니다 (엄마들은 참 고민할 것도 많습니다).

  • Quality time
    워킹맘에게 외동은 어떻게보면 너무 당연한 선택인것 같기도 합니다. 아이에게 집중할 수 있는 짧은 시간을 오롯이 한 아이에게만 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강점입니다. 일터에서 돌아온 뒤 주어진 애틋한 짧은 시간은 저로하여금 아이에게 온전히 집중하게 해주었고, 그 대상이 하나라 참 좋았습니다. 퇴근후 집으로 출근을 하며 보살펴야 할 대상이 더 있었다면, 아이에게 상쾌한 감정을 전달하지 못했을 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 엄마의 커리어 및 자기개발
    자녀가 한명이고, 친정엄마의 도움을 받아 일을 지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온전히 제 일에 집중하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매일같이 현자타임을 갖으며 정신줄은 항상 집에 두고 출근을 하게됐고, 다른 생산적인 것을 할 에너지는 전혀 없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두돌이 되자, 조금씩 이전과 같은 에너지가 스물스물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일터에서도 다시 생산성을 갖게 되었고, 다시금 제 자신의 의미있는 인생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학창시절의 꿈이었던 박사과정에 발을 디디게 되기도 했구요. 양육, 일, 그리고 새로운 도전.. 자녀가 한명이라 가능했습니다.

<자녀 차원>

  • 아이 몫
    저희 부부는 맞벌이 수입이 수입의 전부이고, 다른 형태의 수입원이 전혀없는 생계형 맞벌이를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 명의의 주식계좌를 일찌감치 개설해서 조금씩 아이몫을 준비해줄 수 있었는데, 아이가 한명이라 이런 여유가 가능했던것 같습니다.
  • 사랑 많은 아이
    아이는 다행히 자신이 사랑을 듬뿍 받고있다는 것을 분명히 아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을 나눌 줄 아는 아이로 자랐습니다. 어린이집, 유치원 생활을 하면서 친구들과 그리고 선생님들과 아주 원만한 생활을 했고, 자신의 것을 나눠주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로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부모에게, 선생님에게, 친구에게 사랑을 언어로, 행동으로 표현을 잘 할 줄 압니다. 아이 덕분에 마음이 따뜻하지고, 세상에 감사하게 될 때가 참 많습니다.꼭 외동이라서는 아닐수 있겠으나, 아이가 부모의 온전한 관심을 필요로 하는 시기에 그것을 채워줄 수 있기에 용이한 환경임은 분명했습니다.

이렇게 오늘은 제가 6년간 외동딸을 키워본 경험을 통한, 외동 자녀의 장점이자 강점을 나눠보았습니다. 공감, 혹은 도움이 되셨는지요?다음시간에는 제가 생각한 외동의 약점을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2022.06.06. 티스토리 블로그 기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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