㥠友

(2021.8.28. 페이스북 기록물) 엇그제, 괜시리 더 피곤하고 지쳐있었는가, 남편이 운동하러 나간다는 게 마음에 안들었다. 그래서 운동 다녀올수도 있다고 말하는 남편에게 “알겠어. 운동이나 가!’” 라고 볼멘소리를 던졌고, 남편은 당황해하며 “잘 다녀오라고 부드럽게 얘기해도 겨우 다녀올텐데 그렇게 얘기하면 어떻게 가” 냐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난 괜히 더 뾰루퉁 해져서 그런거 아니라고, 다녀오라고. 운동 한다 하지 않았냐고, 빨리 가라고 쏘아 붙였다 (거참..성격 이상하네..) 옆에 누워있던 아이가 깜짝 놀라며 나를 꼭 안았다. 그러더니 나의 얼굴을 쓰다듬다가, 아빠에게 더 그러지 말라는 듯이 나의 입을 조심스럽게 막고 속삭이기 시작했다. “엄마~ 아빠 가지 말라그래~.” “응?” “아빠 가고싶지 않은걸 수 있잖아~” 그래서 내가 다시, “아빠는 운동 가고 싶었는데, 엄마가 … Read more

간호법

(2021.4.17. 페이스북 기록물) 간호사의 학력(4년제 졸업 vs not), 경력 그리고 간호사의 소진 정도가 실제 환자의 사망률 및 재입원률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들어보셨나요? 처음 들어보셨다면.. 이제 아셔야 합니다!! 그리고 4년제 학위 후 면허를 취득한 ‘간호사’에게 간호를 받으셔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간호사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하게 규정하는 간호법이 없습니다. 간호법 제정에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그 관심이 향후 직접적인 삶의 모양(건강 vs 건강하지 않은; 무엇을 원하세요?) 을 달라지게 할 것입니다. (2021.4.17. 페이스북 기록물)

아이가 그려준 예쁜 엄마

(2021.4.16. 페이스북 기록물) 서우가 그려준 예쁜 엄마. 그러고 보니 노란리본이 보이네. 몇년전 오늘, 하필 오프인지라 하루종일 뉴스를 보며 울면서 기도했고.. 가라앉는 배를 하루종일 바라본 그 충격에 결혼해도 아이는 못낳겠다 싶었고, 정말 아이를 낳을 생각이란게 전~~혀 안들었는데. 너무 무서워서.. 어느 순간 마음문 열리더니 찾아온 예쁜 딸. 너. 니가 살아갈 세상이, 노란리본을 외면하지 않고 기억하는 세상이 되길. 그리고 너는 같이 그 배를 들어올리는 그런 사람으로 자라나길. (2021.4.16. 페이스북 기록물)

좋은 소식

(2021.4.14. 페이스북 기록물) 좋은 소식입니다. 일상에서 소변줄로 소변을 스스로 빼야하는 (자가 도뇨) 사람들이 있는데 혹시 들어보셨나요? 너무 이상하게 느껴지시지요..? 소변 보는데 무슨 문제가 있을수 있을까 싶지만, 하루 대여섯번 소변줄로 소변을 빼야만 합니다. 살기 위해서요. 그리고 평생 요실금으로 패드나 기저귀를 착용해야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모자라서가 아니라, 자기관리 안해서가 아니라, 그냥 그렇게 태어나서, 혹은 그렇게 되도록 다쳐서..(누구라도 그렇게 태어날수 있고, 누구라도 그렇게 다칠수 있습니다). 남들에겐 자연스러운 배뇨훈련이라지만.. 그게 의지와 다르게 안되고, 남들처럼 쉽게 할 수 없는 특별한 기술이 되어버려서, 남들 모르게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상상이 되시나요? 정말 그럴수 있을까 싶으시지요? 제가 매일 만나는 친구들입니다. 그렇게 남들과 다른 하루를 매일같이 살아내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너무 … Read more

카리스마와 다정함

(2021.4.8. 페이스북 기록물) 아무래도 경력이란게 조금 쌓여왔고, 내가 몸담은 영역이 아주 일반적인 분야는 아니라 그런지.. 드물지만 가끔씩 강의 의뢰가 들어온다 (강의 가능 영역이 매우 협소하다는건 안비밀..ㅋ) 나는 본래 말을 잘 하는 사람이 아니고, 말보다 글이 편한 사람이고, 일반적인 대화에서 화법이나 센스가 많이 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내가 아는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 그걸 최대한 설명하고 청중을 몰입하게 하는건 학부때 발표하던 시절부터 큰 즐거움이었다. 발표하고 가르치기 좋아하는건 엄마피가 흐르는 덕분인듯하다 ㅎㅎ 여하튼.. 강의를 하거나, 초록 발표를 하거나, 병원에서 실습 지도를 하는 등 그런 기회가 있으면 엄청 신나게 준비하고, 진짜 즐겁게 지식과 경험을 나눈다. 지난주에 강의한 소아 도뇨 관련 강의도 그랬다. 그런데 남편이 동영상을 보더니~ … Read more

가재가 노래하는 곳

(2021.3.3. 페이스북 기록물) 가재가 노래하는 곳(델리아 오언스) 어렸을 때부터 속독을 즐겨하던 나는, 책을 음미하면서 읽는 것을 어려워 한다. 빠르고 신속하게 큼직한 사건을 읽어내고 결론을 알아내는데 익숙하다. 특히 소설을 제대로 음미하질 못하는 것 같아서 소설을 읽을 때는 의식적으로 그 행간과 단어에 집중하고자 마음을 다잡고 노력하곤 한다. 이 책도 그랬다. 첫 몇페이지는..     아 정말.. 진짜 너무 재밌었다. 완전 빠져들어서 저녁부터 새벽까지 몇 시간동안 싹다 읽어버렸다. 돌아보니 습관을 못버리고 속독모드로 읽은듯 하다. 작가님과 번역가님의 섬세한 선택까지 충분히 느끼지 못했다는 반성을 다시 해보지만.. 그럴수밖에 없을정도로 정~말 너무 재밌고 궁금했다. 그냥 잠시, 타임캡슐을 타고 노스캐롤라이나의 늪지에 들렀다가 수십년의 시간을 하루같이 보내고 온 느낌이다. … Read more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