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 (단 자하비 “현상학 입문” 중 제 1부, 제 4장. 과학과 생활세계)

1. 현상학에서 본질은 무엇인가? 철학자는 본질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며, 본질은 불변의 속성을 가지는 것이다. 단 자하비도 “철학자로서 우리는 일차적으로 우연한 특징과 우연한 속성에 관심을 두지 않으며, 필연적이고 불변적인 것에 관심을 둔다.” 라고 말했다. 그리고 후설은 생활세계, 지향성, 체화, 시간성 등 근본적인 주제의 불변하는 보편적 구조를 찾고자 헌신하였다. 한편 본질을 찾는 능력은 대부분의 사람이 일상에서 문제없이 채택하는 능력이다(우린 책장에 꽂혀있는 책들이 다 어떤 비슷한 속성을 가지고 있는지 이미 암묵적올 알고 있으며, 책장 사이에 노트북같이 우연하고 우발적인 것이 껴 들어가 있을 때 쉽게 구분해낼 수 있다). 어떤 대상의 본질적 구조를 찾기 위한 형상적 변경은 일종의 상상의 도움을 받는 개념적 분석이지 누구나 쉽게 범접할 … Read more

에포케? (단 자하비 “현상학 입문” 중 제 1부, 제 3장. 방법론적 고찰)

현상학자 후설은 세계를 밝히기 위해 의식을 탐구하였고, 의식을 단지 세계 내의 일부로 존재하는 한 대상이라기보다 세계에 대한 주체로 간주하였다. 또한 후설은 세계를 밝혀내기 위해서는 ‘사태 자체’로 돌아가야만 하며, 이를 위해 우리 의식은 에포케라고 부르는 것을 수행하는 일, 곧 특수한 괄호치기나 판단중지를 해야한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이 때 무엇을 괄호치거나 판단 중지해야 하는가? 에포케란 무엇인가? 이것에 대한 해석에는 많은 의견 불일치가 있어왔고, 단 자하비는 3가지 대표적인 오해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1. 에포케에 대한 일반적 해석 오해 1. 우리가 괄호쳐야 하는 것은 우리의 선입견, 사유의 습관, 편견, 이론적 가정이다. 현상학은 대상을 향한 전회이다! 이 관점에서 현상학은 열린 마음으로 대상들이 있는 그대로 자신을 드러낼 … Read more

지향성 (단 자하비 “현상학 입문” 중 제 1부, 제 2장)

1. 지향성 (Intentionality)이란? 현상학을 공부할 때 자주 등장하는 “지향성”. 그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우리가 무언가를 할 때 어떤 의지나 목적이 있다는.. 그런 성질을 말하는 것일까? 네이버 사전에 “지향”을 검색해보니 다음의 3가지 정의가 나온다. 처음에 생각해봤듯이, 보통 지향이라고 하면 1번의 정의를 생각하기 쉬운 것 같다. 하지만 현상학에서의 “지향성”은 2번의 정의를 의미하며(의식이 어떤 대상을 향하고 있는 일), 이는 의식의 속성을 말한다 (네이버 사전에 있어서 살짝 감동했다). 의식은 의식 자체와만 연관되거나 의식으로 점유된 것이 아니라 ‘어떤 것’에 대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 ‘어떤 것’에 대한 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생각해보면 너무 당연한 사실. 2. 현상학과 지향성 그렇다면 현상학에서는 왜 그토록 지향성을 중요하게 다루는가? 그 이유는 … Read more

현상. (단 자하비 “현상학 입문” 중 제 1부, 제 1장.)

본 글은 단 자하비의 “현상학 입문”을 공부하며 정리하는 글임을 밝힌다. 1.현상학 입문 현상학은 현상에 대한 학문 또는 현상에 관한 연구를 의미한다. 이 때 “현상”은 어떤 대상의 내용적 특성이라기보다는 대상이 자신을 나타내는 방식을 의미한다. 모든 것은 각기 자기 자신을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내고 우리에게 달리 주어진다. 즉, 현상학은 다양한 대상이 어떻게 자신을 나타내어(appears) 우리에게 주어지는가(givenness)에 대한 철학적 분석이라고 할 수 있다. 2. 자명종 시계에 대한 현상학적 관점 단 자하비는 자명종 시계를 현상학적으로 고찰하여 설명하였다. 우리는 우리 앞에 있는 자명종 시계의 특정 면 만을 볼 수 있지만, 그 면 말고도 많은 면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의심하지 않고 있다(그렇지, 지금 나는 노트북의 모니터를 바라보고 … Read more

간호학이 현상학을 만났을 때

간호학이 처음 현상학을 만난 건 1970년대 말이다. 카리 마틴센(Kari Martinsen) 유럽의 노르웨이의 간호사이자 철학자인 카리 마틴센(Kari Martinsen)은 간호가 기술, 도구 중심적으로 돌아가는 당시의 세태에 이의제기를 하며, 건강 관리 시스템에서 얼마나 “돌봄”이 간과 되고 있는지를 지적하였다. 그리고 그녀는 석사 학위 논문 (Martinsen, 1975)에서부터 지금까지 40년 이상 지속적으로 현상학을 간호학에 접목시켜 돌봄 과학의 간호 지식을 형성하는 데 헌신하고 있다. 카리 마틴센은 간호사가 현상학적 태도를 수용하고 실천함으로써 환자의 내적 가치와 존귀함을 인식하게 되고, 진정한 치료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음을 강조하였다(Norlyk et al., 2023). 그녀의 간호 돌봄 과학에 대한 철학적 고찰은 현재까지 노르딕의 의료 연구, 의료 교육 및 임상 개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Arman, … Read more

이남인 교수님과 응용현상학

이남인 교수님은 서울대 철학과 교수님이시다. 이남인 교수님은 정말 우연히 알게 되었다. 하지만 운명이라고 해도 되겠다. 학위 논문 연구 주제를 정하고, 연구 방법을 질적연구로 하기로 결정한 후,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접근을 해야 하나 고민하다 유튜브에서 그냥 한번 현상학을 검색해보았다. 그런데 AIR KLASS라는 교육 플랫폼에 ‘간호학과 응용현상학’ 이라는 주제로 패키지 강의가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내가 그래도 간호학과 박사과정생인데, ‘간호학과 응용현상학’이라는 주제로 온라인 강의가 있다는 것을 몰랐다는 것이 다시 당황스럽긴 하였으나, 연구 방법을 결정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여 수강을 주저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남인 교수님의 강의를 듣게 되었다. 놀랍게도 이남인 교수님은 간호학이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와 방향을 아주 잘 알고 계셨다. 응용현상학이 왜 간호학에 … Read more

간호사의 균형감, 돌봄과 돌봄 사이

간호사는 건강 상의 결핍이 있는 사람을 직업적으로 돌보는 사람이다. 사람이라는 존재는 언젠가는 죽는 유한한 존재이기 때문에 본인 자신을 돌보게 끔 설계되어 있다. 그리고 사람이라는 존재는 결코 혼자 살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타인을 돌봐야 하는 상황에 놓여져 있을 수 있다. 자신을 돌보면서, 타인을 돌본다는 것. 그것은 엄청난 균형감을 요구한다. 일례로 자신만 돌볼 줄 아는 사람은 결코 간호사가 되어서는 안된다. 모든 관심과 에너지가 자신의 안위에만 향해 있다면, 간호사로서 다른 사람의 건강을 책임지는 위치에 있을 자격이 없다. 이는 오히려 악에 가깝다. 그로 인해 수많은 환자가 진정한 돌봄을 받을 기회를 박탈 당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로 인해 주변의 동료 간호사들도 피해를 입고 제대로 … Rea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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