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하는 코타키나발루 4박5일 결혼 10주년 여행 – 1일차- feat.6월, 감기, 티웨이, 식스티3, 여행비용

이거 가지 말라는 거 같긴 한데.. 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또 안갈수도 없기에 일단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갔다. 진짜 오랬동안 fever로부터 자유로웠기에, 아이의 열은 우리 여행의 변수로 설정되지 않았었다. 그런데 밤새 따끈했던 아이는 마음을 노심초사하게 했다.

그동안 어이없다 생각한 수많은 사례들이 생각났다. 아이가 요로감염인데 제주도로 여행을 간다고? 등등. 다 각각의 사연이 있다는 걸 인정할수밖에 없었다. 우린 결혼 10주년 기념 여행으로 오랜만의 해외 가족여행을 계획했고, 아이들은 비행기를 탄다고 학수고대했고, 특히 첫째는 아주 신나있는 상태였다. 돈도 돈이지만 상심할 마음이 더 걱정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일단 병원으로 향했다. 다른 건 눈에띄지 않고 목감기라는 것을 확인하고, 열이 오르는 아이에게 잠깐이라도 수액치료를 하기로 했다. 수액을 좀 맞으면서 항생제, 해열제를 맞추고, 아미노산 영양제도 추가해줬다. 수액을 맞으며 조금이라도 쉬기를 바랐지만, 아이는 약 한시간가량을 주사를 빼달라며 울었다. 목감기가 아니랬어도 목이 상했겠다 싶을 정도로. 부디 들어간 약과 영양제가 아이의 회복에 도움이 되길 바랄 뿐이었다.

울다 지쳐 잠든 아이. 나도 지친 상태.

다행히 아이는 결국 울다지쳐 잠이 들긴 했다. 그런데 오전진료가 마무리되며 아이는 30분도 못자고 잠을 깨야했고, 그 이후로 아이는 부족한 잠과 사투를 벌였고, 우리는 아이와 사투를 벌여야 했다.

이미 지친 우리는 단기주차장에 주차를 했다.
우리차는 하이브리드니까 괜찮아.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비행기에 타긴 탔지만 연착이 되어 뜨지 않는 그 30여분이었다. 지금보니 그때는 비행기 소음도 없더라. 그런데 그때 우리 서아는 어찌나 울면서 떼를 쓰던지. 우리는 왜 오늘 그렇게 많이 젤리를 먹였으면서 비행기에는 하나도 안들고 탔을까.. 앞자리에 앉은 일가족이 서아의 짜증에 많이 힘들어했던듯 하다. 결국 한 아이 엄마가 젤리 세개를 주었는데, 그 젤리가 통하는 시간도 너무 짧았다. 비행기의 지연이 그렇게 원망스러울수 없었다. 아이는 벨트를 매야하는 상황을 좀처럼 견뎌내지 못했고, 바로 앉히게 하면 할수록 짜증 지수와 소음 데시벨이 올라갔다. 그러나 다행히 이륙과 동시에 진정이 되었다. 살다살다 이런 연착은 처음이었는데, 정말 힘들었다. 저가항공을 선택한이의 숙명인건가…

다행히 젤리의 은혜를 갚을 기회가 있었다. 기내식 카트가 지나간 후 젤리 은인이 라면을 먹다가 물을 주문하길 원하셨는데 이미 카트가 지나가서 오래 기다려야 하는 상황.  우린 물병만 4개를 들고 탄지라, 한병 드렸다. 너무 고마워하셔서 감사.

어쨌든 이제 됐다..

겨우 진정하고 잠든 둘째. 첫째는 어디있을까요? 찾아보세요~

인줄 날았으나.. 아이는 한시간도 못자고 깼다. 그러고나서 한참을 나가자고 실갱이.. “아니야~ 가자~ 가자~ 답답해~ 아니야~ 가자~ 나가자~ 싫어~ 답답해~”를 연신 부르짖으며 짜증내는 둘째..

좁은 통로를 아이를 안고 뒤로 갔다 왔다를 수차례..

결국 아이는 잠을 완전히 깼고, 다행히 착륙 한시간 전부터는 좋아라 스티커 놀이를 하고, 패드의 게임을 만지작 거리며 더이상의 불평을 하지 않았다.

그 사이 첫째는 목이 꺾여서 자고, 찌그러져서 자고… 하다가 착륙길에 귀아프다고 울고..

나와 남편은 두통과 피곤과 싸워야 했다.

아 이건 여행인가 훈련인가. 인간은 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가.. 라는 현타에 젖을 때쯤 도착한 코타키나 발루.

도착 했습니다!! 코타키나 발루!

왜 낯선 땅은 우리를 기쁘게 맞이하는가.

모든 괴로움은 땅을 밟는 순간 사라졌다. 몸은 힘들었지만, 정신은 자유를 찾았다. 찜통에 들어온 것 같은 습도와 어색하지 않은 매연냄새가 여기가 동남아라는 걸 느끼게 하며 뭔지 모를 해방감을 주었다.

우리는 찜통에서 그랩을 15분동안 기다려야 했지만, 그랩이 계획대로 잡혔다는 것은 일단 좋은 신호로 다가왔다. 시원한 그랩택시를 타고 15분간 달려 도착한 호텔 식스티3는.. 막상 그 이름을 식스티3로 봤을 때와는 달리, sixty three 로 읽으니 우리나라 63빌딩이 떠오르며 내가 예약한 데가 그 호텔이 맞았나 혼동이 되긴 했었지만, 젊은 정년의 늦은 시간의 환대에 무사히 짐을 풀게 되었다.

짧은 30여분간의 공기는 우리 모두를 끈적이게 해서 새벽 1시에 우리 모두는 샤워를 해야만 했지만, 어쨌든 쾌적하게 잠을 잘 수 있었다.세면대의 물조절기가 엉성하게 수리되어있고, 모기향이 살짝 배어있긴 했지만, 우리 네가족 피로를 풀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4인 가족 코타키나발루, 6월의 4박 5일 여행 비용. 미리 지출하거나 준비한 돈>

비행기: 1,705,944원(갈 때 티웨이- 1,205,200원, 올 때 에어아시아: 500,744)

숙소: 848,998원 (식스티3 패밀리룸 1박 트립닷컴- 80,038원, 샹그릴라 탄중아루 키나발루 씨뷰 조식포함 3박 공홈 – 768,960)

여비: 700,000만원 5만원권으로 환전.

*예상치 못한 오늘의 지출: 아이의 병원 진료비 + 수액치료 약 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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