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하는 코타키나발루 4박5일 결혼 10주년 여행 – 5일차- feat. 샹그릴라 탄중아루 스타라운지, 샤워룸, 플레이룸

우리를 보내는 코타키나발루의 마지막 날은 매우 맑았고, 서아의 컨디션도 언제 열이 났었나 하며 맑았다. 조식당은 연휴을 앞둬 그런지 가장 붐볐고, 혹시나 모를 레잇 체크아웃 요청은 거절됐다. 뒤에 올 사람이 없으면 레잇 체크아웃에 후하다고 들었는데, 타이밍이 안좋았던거라 생각하기로 했다.

날씨는 5일 중 가장 뜨거웠고, 마지막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조금이라도 수영을 하기로 했다. 6시 비행기이니 3시반 정도에 출발하면 딱이라, 체크아웃을 아예 해버리고 좀 놀다가기로 했다. 서아는 역시나 조약돌로 소꿉놀이와 모래놀이를 좋아했고, 서우는 역시나 잠수하며 놀았다. 얼굴은 다들 바짝 타버렸다.

수영장에 나타난 토끼.
남편의 소박한 여유

적당히 놀다가 점심을 먹고 씻기로 했는데, 막상 수영장에서 스타라운지(샤워시설이 있는 곳)로 이동을 하려니 정말 멀었다. 숙소를 업그레이드하지 않고 키나발루동에 있었더라면 수영이나 식사하러 다니기가 예상보다 많이 힘들었겠다 싶었다. 돈 주더라도 업그레이드 하기로 한 우리, 칭찬해!!

스타라운지는 체크인 전이나 체크아웃 후에 티켓을 가지고 머무를 수 있는 곳이었고, 그 티켓이 있으면 안의 샤워시설이나 락커를 사용할 수 있었다. 샤워룸은 독립적인 방으로 넓직하게 되어있어서 갈아입을 옷가지를 가지고 가서 그 안에서 갈아입고 할 수 있었다. 어메니티도 있었고.. 정말 듣던대로 좋았다.

그러나 나는 벌써 잠에 취해 난동(?)을 부리는 서아랑 씨름해가며 그 넓지만 좁은 공간에서 애 둘을 씻겨야 했다. 특히나 둘째가 머리 감는 걸 ‘엄청’ ‘엄청’ ‘엄청’ 싫어하는데 세워놓고 머리를 씨름하며 감기다보니..아주 그냥 고래 고래 울며 소리를 지르는데.. 주변에 정말 민망했다. 난 씻어도 씻은게 아니고..

그렇게 나는 나대로 정신 없어하며 ‘남편은 편하게 씻었겠지?’ 싶었으나, 남편은 남편대로 씻지도 못하고 짐을 챙기러 다시 그 멀고도 먼 수영장을 갔다왔단다. 애 둘을 전쟁하며 씻기고 나까지 씻은 터라 당연히 남편은 씻고도 남았을 줄 알았는데.. 이제 막 씻으려고 한단다. 그런데 이를 어쩌나.. 내가 샤워를 한다고 오면서 썬베드에 속옷을 넣어둔 가방을 두고 왔네.. 미안 남편.

남편은 그렇게 한번 더 짐을 가지러 갔다 왔고, 돌아온 남편의 얼굴엔 말릴 수 없는 땀과 짜증이 흘렀다.

어쨌든 남편은 어렵사리 씻고 나왔는데도 5분도 안되어 다시 뻘뻘.

서아는 업히자마자 꿈나라로 기절.

서우는 그토록 고대하던 플레이스테이션 영접.

갑자기 시원해진 놀이방에서 나는 서아 감기 걱정에 덜덜.

그렇게 샹그릴라 탄중아루에서의 마지막이 순간이 도래했다

가방에 챙겨둔 언니 바지를 이불 삼아 덮어줬다.
플레이룸~엄청 큰 닌텐도. 서우는 결국 닌텐도 하는 방법은 못찾고 옆에 있는 플레이스테이션만 실컷했다.

첫날 비멍(rain-멍)을 때렸던 로비는 왠지 낯설어보였고, 그날은 아득하게 느껴졌다.

분명 빨리 갔는데, 오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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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한참을 따져봤다. 코타키나발루에 또 와야 할 이유가 뭐가 있을까.

그러더니 그런다. 이 바다는 한번 더 보고싶긴 하다고.

아빠. 나도..

<여행비용: 5일자 지출>

풀바 음료 및 점심: 75,217원
공항 스타벅스 커피&빵: 22736원

-에필로그도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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