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분척추증클리닉 공개강좌는 그 역사가 25년이 다 되어간다 (since 1999).
코로나는 오프라인으로만 진행되던 공개강좌를 온라인 공개강좌로 변화시켰다 (since 2020).
그리고 올해는 유튜브에 녹화본이 업로드되었다 (since 2024).
김상운 교수님의 “이분척추증 환자의 요실금 치료”
소아정형외과 박건보 교수님의 “이분척추증 환자의 정형외과적 치료”
소아재활의학과 나동욱 교수님의 “이분척추증 환자의 재활치료”
그리고 나의 “이분척추증 환자의 대변관리와 삶의 질”
소아신경외과 심규원교수님의 강의는 사정 상 업로드하지 못했다.
오프라인으로 공개강좌를 할 때만 해도 그것이 최선 같았다.
공개강좌를 통해 환자 보호자 및 의료진이 진료실 밖의 비교적 자연스러운 공간에서 만날 수 있었고, 그 가운데 이루어지는 대화는 훨씬 편안했다. 쉬는시간에는 소아정형외과의 김현우 교수님과 박건보 교수님께서 아이들의 발 변형 상태를 하나하나 점검해주시기도 했었다. 보호자들이 강의를 듣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연세대학교 자원봉사동아리 멘토스가 아이들과 놀아줬고, 도뇨관 업체는 홍보 부스를 차린 후 강의 참석자를 위한 간식을 제공하기도 했었다.
이런 저런 준비가 들어가긴 했지만 끝내 놓고 나면 매우 뿌듯했다.
그런데 꼭 받는 피드백이 있었다.
실시간으로 방송 해주시면 좋겠어요.
어찌보면 너무 당연한 요청이었다.
토요일 오전 일찍 진행하는 강의는 지방에 계신 분이나, 어린 아이를 데리고 있는 보호자에게 버거울 수밖에 없을 노릇..
그렇게 필요성은 알고 있긴 했었으나, 막상 시작하긴 어려웠다. 솔직히 그땐 각이 잘 안나오기도 했었다. 실시간 생중계를 하려면 카메라, 오디오 시스템은 어떻게 할 것이며, 송출 플랫폼은 어떻게 할 것이며.. 어떻게든 하면 했겠지만, 익숙했던 일은 아니었다.
그런데 코로나는 너무 당연하게 온라인 공개강좌를 가능하게 했다. 코로나 때문에 캠프도 미룬 마당에 공개강좌까지 미룰 수는 없었다. 다행히 의료진들도 이에 대해 수용적이었고, 보호자와 환자들은 환영했다.
처음 시행했을 때는 우리 간호사들은 많이 긴장했었다. 혹여라도 중간에 멈추면 어떡하나.. 소리가 잘 안들리거나, 영상이 끊기거나 하면 어떡하나.. Zoom을 잘 모르는 보호자나 환자가 어려워하시면 어떡하나..
그래서 그때는 미리 한 이틀 동안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사전 접속 테스트도 했고, 강좌 시작 후 전화로 일일히 문의를 받아가며 해결해주기도 했었다. 그리고 비상 상황에 대비하여 와이파이도 별도로 준비하고, 사회를 봐야하는 나는 여러 번 사전 테스트를 하면서 연습 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온라인 공개강좌였음에도 불구하고, 교수님들 대부분께서 모처에서 강의를 진행하시는 것이 아니라 중앙 회의실로 오셔서 강의를 하신다고 했었기 때문에, 교수님들이 들어오시고 나가시는 타이밍에도 적절하게 잘 대응했어야 했다. 은근히 신경 쓸 게 많았다.
그런데 이게 이년, 삼년 되다보니 이제는 뭐.. 너무 편한 것이 아닌가?
그렇게 익숙해지다보니 미뤄둔둔 피드백들이 슬금슬금 떠오르기 시작했다.
녹화해서 공유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녹화는 워낙에 보관차 하고 있긴 했었다.
그런데 이게 교수님들의 내공과 공력이 들어간 강의다보니 함부로 공유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실은 그렇게 공유해도 되는가에 대한 질문조차 죄송해서 차마 입을 못 떼고 있었다.
그러다 이번에는 강의 요청을 하면서 사전에 이런 녹화 및 배포에 대한 동의여부를 여쭈었는데,
세상에나.. 대부분의 교수님들께서 다 동의해주시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너무 자연스럽게 말이다. 이렇게 업투데이트 되어있는 좋은 강의를 무료로 공개한다고?
이는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다. 그런데 그것을 기꺼이 동의하셨다. 난 우리 교수님들을 정말 존경한다.
그래서 이번에는 우리 홍보팀의 도움을 받아 유튜브에 업로드 하였다.
정말 적은 인력으로 33만 구독자를 가진 채널을 아주 잘 운영하고 있는, 진짜 대단한 우리 홍보팀.
언제나 호의적인 우리 하선생님께 줌 녹화한것만 띡 드리고, 약간 생동감 있게 강의자 얼굴도 나왔으면 좋겠다고 요청드리기만 했는데, 예쁘게 편집하고 썸네일까지 만들어서 짜잔 하고 올려주셨다. 항상 기꺼히 협력해주시는 감사한 우리 홍보팀.
강의는 순차적으로 업로드 되었고, 클리닉 대상자들에게는 그 링크 안내 문자를 돌렸다. 강의에 참석하지는 못했으나 갈급함이 있으셨던 몇몇 분들께는 좋은 기회가 되었을거라 생각된다. 그리고 이 질환에 대한 강의 영상이 정말 희귀한 고로, 앞으로도 꾸준히 시청될거라 생각된다.
이런 작지만 누군가에게는 결코 작지 않은 변화를 조금씩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게..그것도 신뢰를 받으며 할 수 있다는 사실은, 참 감사한 일이다.
그리고 이 또한 나의 전문간호사로서의 Nursing practcice 중 하나라는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