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 과정이 좋아요

전 박사 과정을 하고 있다는 것이 좋습니다.

박사 과정이라는 과업 덕분에 인생이 너무 바쁘지만, 덕분에 인생이 조금 더 윤택해진다고 느끼고 있기도 합니다.

일단 재밌습니다. 공부를 조금씩 더 ‘잘’ 하게 되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 요기서 공부를 잘 한다는 건, 성적을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성적은 원래 좋기도 했고.. ㅋ)공부하는 기술이 늘어간다고 표현해야 할까요..?

어떻게 하면 알고자 하는 지식에 최대한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지, 그 기술이 조금씩 늘어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알게 된 지식들을, 병원 현장에서 직접 환자를 간호하는데 조금씩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너무 좋습니다.

현실과 이론, 혹은 현실과 연구간의 차이를 발견해보고, 왜 그런일이 생겼는지 고민할 수 있는것도 즐겁습니다.

그런 고민 끝에 결국 환자를 위한 산물이 나올 것임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전 매우 오랜시간동안, 그러니까  제가 석사과정을 할 때까지만 해도  “도대체 언제까지 배울건데?? 도대체 언제 배운걸 남 줄건데?” 라는 자조섞인 내적 질문에 한심스러워 하기도 했었습니다.

마치 취미처럼 계속 공부는 하고 있지만, 진짜 환자에게 배운걸 잘 주지는 못하고 계속 자기발전만 하는 것 같아서, 수준에 안맞게 사치부린다 싶어 괴로웠던 적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박사과정을 하면서는, 이제는 배운걸 주고 있고, 앞으로 더 제대로 줄 수 있을 것 같아 매우 기대되고 즐겁습니다.

박사과정, 재미있습니다^^

(2023.3.28. 티스토리 블로그 기록물)

박사. 선명한 음질을 위하여.

2020 9월 박사과정을 시작한다.

2005 대학입학
2010 병원취직
2015 석사과정시작
2020 박사과정시작

그러고보니 뭔가 딱 맞아떨어진다.

오늘 그 첫 행보를 걷기 시작했는데, 박사과정의 의미를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소리. 스피커.

얼마전 김동호 목사님께서 우리교회에 오셔서 세레요한이 광야에 외치는 자의 ‘소리’라고 표현된 것에 대한 감동을 말씀해주신적이 있다. 세례 요한은 스피커였고, 본질은 예수그리스도였다는 것.

나도 아마 선명한 음질의 스피커로 닦여지기 위해 박사 과정을 밟게 된 것이 아닐까.. 싶었다.

내 목소리가 아니라, 스피커가 필요한 이들의 목소리를 전달해주기 위한 스피커. 지금까지의 삶의 인도하심을 생각할때.. 그럴 것 같았다.

아직 그 과정을 본격적으로 밟은게 아니라 얼마나 험란하고 고될지 상상이 안되지만, 주께서 나를 그리 쓰시려거든, 그리고 내가 그에 맞게 준비가 되어있거든, 지혜와 명철을 갖게 해달라고 기도할수밖에. 그리고 쓰시도록 의탁해야겠지.

서우도 엄마가 공부하고 늦게들어올 날이 생긴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했고.. 주변에 도와주시는 정말 많은 분들의 마음과 헌신에 감사하며 열심히하리!!

(2020.08.15. 페이스북 기록물)

간호학의 현상학적 연구 현황에 대하여(논문 리뷰)

질병 체험에 대한 간호 현상학적 탐구 현황을 분석하여 한글로 발행된 논문이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발행된 지 6년 정도 경과하긴 하였지만 이런 리뷰 연구가 있었다는 것에 감사하다(감사합니다. 고문희 교수님).

본 연구의 저자는 대부분의 간호학 관련 저널을 포함하고 있는 데이터베이스인 CINAHL full text를 활용하여, 2006년 1월부터 10년간 ‘현상학(phenomeno*)’ 및 ‘체험(lived experience)’을 주제어로 하여 문헌 검색을 하였고, 그 결과 질병 체험 연구는 121편으로 확인되었다. 이 질병체험은 1)투병 당사자의 경험, 2)돌봄 제공자의 경험, 3)의료인의 경험, 4)제 3자의 경험 등으로 분류되었고, 저자는 이 중 투병 당사자의 직접적 질병체험이 다뤄진 62편을 분석하였다.

간호학의 현상학적 질병 체험 연구 동향 분석 결과

1. 탐구된 체험의 질병 유형으로는 만성질환이 가장 많았다.

이는 만성질환의 탐구 현상의 범위가 넓고, 지속적인 돌봄이 필요할 뿐 아니라, 그러다보니 연구 참여자에 대한 접근성이 높기 때문일 것으로 해석되었다.

2. 자료 수집 방법

주요 자료수집 방법은 목적 표집 모집, 반구조화 심층면담, 녹음 및 필사로 확인되었다.

3. 연구 참여자 수는 8명 전후가 가장 많았다(최소-최대: 3-20).

저자는 샘플의 크기보다 중요한 것은 정보력, 즉 많은 정보보다는 한 사람의 적절하고 풍부한 이야기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분석한 문헌 중 샘플이 ‘포화’되었음을 주장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포화’라는 개념은 근거이론 연구에 합당하므로 현상학적 연구에서는 신중하게 사용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였다.

4. 연구 접근 방법

연구 접근 방법은 van Manen(17편) > Smith의 IPA(10편) > Giorgi(5편)=Colaizzi(5편) 순으로 확인되었다.

그리고 여러 학자를 혼합하여 사용하거나, 특정 지침 없이 ‘하이데거 버전의 현상학’ 등으로 제시된 경우도 있었다.

5. 연구 접근 방법에 따른 철학적 기반

철학적 기반에 대한 분석 결과, 연구 접근 방법에 따른 일관된 철학적 전통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van Manen을 활용한 경우는 주로 하이데거의 해석학적 전통을 주요 기반으로 제시하였고, Giorgi의 경우 후설, Colaizzi의 경우 후설과 하이데거를 제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어떠한 철학적 배경도 제시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으며, 철학적 기반을 제시한 수준 또한 차이가 컸다.

6. 연구 진실성(엄밀성)

연구 진실성 확보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으며, 가장 많이 제시된 것은 Lincoln과 Guba의 기준(7편)이었다.

그러나 저자는 이 기준이 실제로 현상학적 연구의 기준으로 개발된 것이 아니므로 연구자의 관점에 따라 다르게 적용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제언하였다. (예를 들어 후기 실증주의자의 경우에는 삼각검증, 참여자 확인, 감사 등의 체계적 방법 선택 / 구성주의적 입장이라면 오랜기간의 관여, 심층적이고 풍부한 기술 / 비판적 관점이라면 성찰 및 동료 검증 등을 고려할 수 있다).

한편, 현상학적 환원을 언급한 경우는 11편이었으며, 다양한 목적과 수준으로 제시되었다. ‘환원’에 대한 이의가 있는 경우에서 환원 대신 ‘해석학적 반성’을 방법으로 채택한 경우도 있었다.

7. 제한점

저자는 본 연구의 제한점으로, 질병 체험의 본질적 주제 및 사실적 구조가 어떻게 구체적으로 보고되었는지는 분석하지 못했고, 상호주관적 체험이 어떻게 드러났는지도 탐색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상학적 연구의 전반적인 동향을 분석하여 간호학의 현상학적 탐구의 현황 및 나아갈 방향을 가늠하는 데 큰 도움이 되어줄 정리를 해 준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렇게 간호학자들이 현상학적 연구에 진지하고 충직하게 헌신하는것은 돌봄 대상자들의 고통을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아름다운 의지에서 비롯된다고 생각된다.(…)  돌봄 제공 전문직의 여러 분야에서 현상학적 접근의 연구가 증가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아직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어렵지만, 현상학의 근본이념과 뿌리를 알고자 하는 치열한 노력을 통해 간호학에서의 현상학에 대한 오해와 오류의 덩굴을 정리해가야 할 것이다(고문희).

참고문헌

고문희. (2018). 질병체험에 관한 현상학적 연구의 현황. 대한질적연구학회지, 3, 20-30.

나에게 현상학적 질적연구란 (2): 인터뷰 대상자 모집하기

학위 논문 연구계획서에 대한 IRB 승인 이후, 본격적으로 인터뷰 대상자를 모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재까지 두 명을 대상으로 심층면담을 진행했고, 두 명의 인터뷰 날짜를 추가로 잡아 놓은 상태이다.

인터뷰를 진행한 첫 두 분은, 나의 인터뷰 요청에 바로 흔쾌히 응해주셨다. 이미 어느 정도 라포가 형성되었던 분들이라 그런지, 정말 기꺼히 인터뷰에 응해주셨다. 특히 “전 당연히 해야죠” 라는 말씀과 함께, “전 언제나 선생님을 지지해요.”라고 해주신 첫 번째 대상자의 격려는 연구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정말 큰 힘이 되었다.

그리고 세번째.. 네번째 요청까지는.. 너무 감사하게도 바로 수락을 해주셨다.

그런데 다섯번째부터 약간의 어려움이 생기기 시작했다.

기억을 되살리는 것에 대한 감정적인 어려움, 육아로 인해 쉽게 빼기 어려운 시간..등이 인터뷰의 장애물로 부각되기 시작한 것이다.

기억을 되살리는 것에 대한 불편함.

난 그 말씀을 듣기 전까지는 그럴 가능성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듣자마자 알 것도 같았다.

나의 인터뷰가 누군가에게 트라우마를 자극하는 일이 된다면.. 절대 안될 것이다. 거절 사유를 명확하게 말씀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인터뷰에 응해주시는 분들이 정말 큰 용기와 에너지를 내어주신다는 것이란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게 되었다.

육아로 인해 쉽게 빼기 어려운 시간에 대한 문제.. 그리고 연구계획서를 보여드렸는데 아직까지 연락이 없는 두 개의 사례는 나 자신을 좀 반성하게 만들고 있다. 내가 대상자들에게 그 동안 더 잘 했다면 좀 다를 수도 있지 않았을까..하고 말이다.

윤리적이게 한답시고, “참여하지 않으셔도 전혀 상관 없어요.”를 너무 강조한 것 같기도 하다. 아니야.. 해야 할 말이긴 했지.. 아니 그래도 너무 강조했나.. 아니야. 그래도 말했어야 했어.

————- 뭔가 거절에 가까운 이 상황은 나를 좀 위축되게 하기도 한다. 뭔가 앞으로 연구 참여를 권하는 입 떼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것만 같은 이 기분.

아직 시간 있어.. 조급하지 말자. 아직 두 명이나 인터뷰 예정이고, 아직 대답이 없으신 두 분은 조만간 병원에 오시니..그 때 다시 한번 말씀을 드려봐야겠다.. 그 때까지 기도나 해야겠다..하고 다시 마음을 추스려본다.

지금 한 명 한 명의 인터뷰가 너무 절실하기 때문에.. 대상자 모집이 잘 되는 것이 너무 간절하다.

의미있는 연구를 위해, 대상자의 마음을 열어주옵소서.. 아멘..

나에게 현상학적 질적연구란 (1): 심층인터뷰를 앞두고

현상학적 질적연구 심층인터뷰를 앞둔 기대감

드디어 박사과정 연구계획서의 IRB 승인을 받아 심층인터뷰에 돌입하게 되었다.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나의 현상학적 질적연구를 위한 인터뷰가 시작되는데, 정말 무척이나 기대된다. 왜냐하면 이 과정은 나를 제대로 훈련 시킬 기회이기 때문이다. 간호사로서 대상자를 더 잘 이해하는 방법을 훈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간호사에게 현상학적 관점이 왜 중요한가

난 현상학을 공부하면서 현상학이야 말로 간호사들이 알아야 할 철학이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 간호사는 대상자의 “삶”을 돌보고자 한다. 그리고 그를 위해 여러가지를 훈련받는다. 해부생리, 병태생리, 약리 등 지식적인 것 & 주사, 드레싱 등 임상에서 필요한 술기 등 뿐 아니라 대상자와 의사소통을 효과적으로 하는 것 까지도 훈련받는다.

대상자와의 의사소통은 나의 대상자를 잘 돌보기 위해서 정말 필요하다. 숙련된 간호사라고 하여 대상자의 표정만 보고, 몸짓만 보고, 그의 필요를 다 알아차릴 순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 만약 간호사가 현상학적 관점을 장착하고 대상자와 의사소통을 한다면, 그에게 정말 필요한 많은 것들을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현상학적 관점은 짧게 정리해보자면, 1)내가 이미 나의 대상자가 경험하고 있는 그 상황에 대한 나름의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잠시 그것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는 내려놓고, 2) 실제로는 그 근거가 구축되기 이전에 이미 존재했을 대상자의 경험 그 자체에 진정성 있게 다가가고자 하는 태도라고 할 수 있겠다.

우린 Evidence based 된 실무(근거-기반 실무)를 하도록 훈련받았다.

이는 우리가 간호를 수행할 때 이미 확인된 구체적인 근거에 따라 간호를 제공함으로써, 대상자에게 가장 효과적방식을 자신 있게 사용할 수 있게 한다. 이 evidence는 우리 ‘간호 실무’의 과학적 근거이며, ‘간호학’ 존재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Evidence-based practice는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너무 그것만 중요하게 생각하다보면, 나름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바로 내 앞에 있는 나의 대상자 그 자체는 간과해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모바일 헬스케어라는 방식이 자가관리에 도움이 된다라는 근거가 축적됨에 따라, 대상자에게 모바일 헬스케어 프로그램을 권하였다고 치자.그런데 대상자는 좀처럼 그걸 사용도 안하고, 자가 관리는 여전히 잘 되지 않는다. 그럼 일단 그 대상자는 compliance가 낮은 대상자로 규정 되기 쉽다.

그런데 그 대상자가 알고 보니 자기 핸드폰이 없다거나, 학교에 있을 때는 핸드폰을 꺼놔야 한다거나, 핸드폰으로 통해 노출되는 특정 이미지나 문구가 신경쓰여서 밖에서는 어플을 킬수 조차 없었다거나, 헬스케어를 한다고 핸드폰을 켰다가 다른 게임에 눈이가서 그 게임만 했다거나, 손가락이 너무 두꺼워서 제대로 터치를 못했다거나, 핸드폰 알림 소리를 들을 때마다 깜짝 깜짝 놀란다거나, 이런것까지 해야하나하고 자기비관속에 있다거나.. 등등등.. 너무나도 많은 주관적 경험이 있을 수 있다.

이 때, 현상학적 관점을 장착한 의사소통은 앞서 언급 하였듯이 나의 대상자가 그 경험을 ‘어떻게 주관적으로’ 경험하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이 때 이미 과학적으로 효과적이라고 판명된 근거들은 잠시 괄호 안에 묶어둔다. 이건 결코 그 근거가 효과가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다만 지금 이 순간에는 오롯이 나의 관심을 과학적 근거보다 대상자의 경험, 대상자가 부여하고 있는 의미에 맞추려는 의지적인 태도변경이다. 이미 확인된 근거를 대상자에게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는 그 다음 스텝이 된다.

대상자의 삶은 단순하지 않다. 하지만 대상자를 단순하게 만들어 버리는 것이 오직 ‘근거 중심 간호’만의 강조일 수 있다.

간호가 예술이자 과학이라면, ‘근거-중심 간호’ 만큼 ‘대상자 경험-중심 간호’라는 구호가 함께 가야 할 것라고 생각한다.

현상학적 관점 장착 의사소통 트레이닝의 기회

하지만 여전히 바쁘게 돌아가는 임상 속에서, 대상자의 주관적 경험에 대해 탐색해 볼 기회는 충분히 주어지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나름의 공식적인 연구 기회를 통해 의지적으로 현상학적 관점을 장착하여 심층인터뷰를 한다는 것이 나에게 주어진 엄청난 의사소통 훈련과정이지 않겠는가?

난 이 과정이 결국 나에게 효과적으로 현상학적으로 의사소통하는 기술을 체화시켜줘서 언젠가는 바쁜 현장에서도 바로바로 발휘할 수 있는 테크닉이 되지 않을까..라는 나름의 기대가 있다. 아자아자아자리~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