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동의 장점과 단점, 아니 강점과 약점 (2)

아이가 두돌 쯤 되었을 때,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동생이 있었으면 좋겠냐고. 동생이 뭔지도 모르는 아이는, 응이라고 대답했고, 전 왜그랬는지,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동생이 생기면 좋긴 좋을텐데,
동생을 안아주고 업어주느라..
우리 자몽이를 못안아주고 못업어줄수도 있어..

아마 이때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동생은 필요 없고, 동생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하기 시작한 것이 말입니다.

제가 전해준 팩트가 두돌 아이에겐 퍽 충격이었나봅니다실은,  현실을 인식하게 한다는 명목이었지만, 저 사실을 감당하면서까지 동생을 갖고 싶다고  한다면 진지하게 새로 고민을 해봤을것 같기도 합니다.

어쨌든 아이 눈치 안보고 선택할 수 있었던, 외동 부모로서 딸래미를 6년간 키우면서 느낀 외동의 단점.. 두구두구…

거의 없었습니다!!

나중엔 어쩔런지 모르겠으나, 특히 미취학 아이 차원에서는, 좋으면 좋았지, 큰 단점이 없는것 같습니다.

경쟁 없이 누릴 것을 충분히 누릴 수 있고, 형제관계에서 얻을 수 있을 것 같은 사회성은 일찌감치 어린이집이나 교회 유치부 생활을 하며 키울 수 있었습니다.

보통 외동에 대한 편견중 큰 것이 아이의 사회성에 대한 부분인데, 감사하게도 아이는 잘 성장해주었습니다. 이기적이지 않고 오히려 나눌 줄 알고, 리더십있는 아이라고.. 유치원과 동네 놀이터와 교회 유치부에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뭐, 가끔 형제끼리 자매끼리 노는 걸 보면, 제가 괜히 부러워한 적이 있긴 했지만, 아이는 그냥 본인이 놀 친구만 있으면 충분했습니다.

결국, 아이 입장에서는 딱히 단점은 없는것 같습니다.

그.러.나.부모로서 경험하게 되는 외동의 약점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가정에서 아이와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주요 대상이 부모(혹은 조부모)밖에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쉽게 말해

계속 놀아줘야합니다 ㅠㅠ

형제나 자매가 있다면 그만큼 아이의 에너지가 분산이 될터인데..

지칠 줄 모르는 아이와 끊임없이 놀아주고 반응해주고 하는 게 오롯이 부모(혹은 조부모)의 몫이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그러다보니, 어느정도 커서도 아이는 부모의 적극적인 반응을 기대합니다. 점점 주말이 두려워지고..

“조금 더 커서 친구가 더 좋아질 때쯤은 나아지겠지.. “, “이렇게 부모를 찾을 때도 지금 잠깐일거야.. ” 하며 힘을 내볼때가 많았습니다.

실제로 다른 다양한 형제 구조 보다 외동의 경우에서 부모자녀간의 관계가 돈독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데, 이런 차원으로 생각보면 이러한 다소 피곤할 수 있는 관계 또한 큰 약점은 아닌것 같긴 합니다.

지혜롭게 아이와 잘 지낸다면, 오히려 강점에 더 가까울 수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아빠엄마는 아이와 상호작용하느라 좀 피곤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는 외동이라 나쁠건 없을것 같고, 부모의 괴로움도 결국엔 강점이 될수 있다.

라는 것이 만 6년간의 경험끝의 외동의 약점입니다.

공감, 혹은 도움이 되시는지요? 아니면 혹시 다른 어떤 경험을 해보셨는지요?

가족계획. 부모의 결정이 중요하긴 하지만, 실은 부모만의 노력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부모의 결심대로 되는 것도 아닙니다.

인간의 계획을 초월한, 어떤 생명에 대한 의지가 분명히 있는것 같습니다. 외동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선택한 우리 부부에게도, 뜻하지 않게 또 하나의 생명이 찾아와버린것을 보면, 분명히 그렇습니다.

(2022.06.12. 티스토리 블로그 기록물)

외동의 장점과 단점, 아니 강점과 약점 (1)

6년간 외동딸을 키워본 개인적인 경험입니다.

제 스스로가 2녀의 맏이라서인지, 가족의 완성은 마치 자녀가 둘이 되어야 하는것만 같았고, 그래서 외동을 결심하고도 외동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치열하게도 고민했었습니다.

물론 출산이라는 것이 계획대로 되는것은 아니지만, 계획을 할 수 있다면 가장 적절한 시기에 건강하게 하고 싶었기 때문에..그리고 이왕이면 아이들에게도 좋은 터울이면 좋을것 같아, 아이가 만 2-3살을 지낙 즈음에 가장 크게 고민을 했던것 같습니다.

아마 이 글을 찾아서 읽으시는 분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시는 분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6년간 외동을 키워본 결과, 외동의 강점과 약점에 대해 나눠보고자 합니다.

100프로 장점과 100프로 단점은 없고, 다만 강점이 되는 부분과 약점이 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이 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앞으로 어떨것이다라는 예상되는 예후가 아니라 직접 경험한 내용 위주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외동의 강점

<엄마 차원>
외동의 장점과 단점, 혹은 강점과 약점을 고민하는 분들은 아마 아빠보다도 엄마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특히 워킹맘이 많지 않을까 감히 유추해봅니다 (엄마들은 참 고민할 것도 많습니다).

  • Quality time
    워킹맘에게 외동은 어떻게보면 너무 당연한 선택인것 같기도 합니다. 아이에게 집중할 수 있는 짧은 시간을 오롯이 한 아이에게만 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강점입니다. 일터에서 돌아온 뒤 주어진 애틋한 짧은 시간은 저로하여금 아이에게 온전히 집중하게 해주었고, 그 대상이 하나라 참 좋았습니다. 퇴근후 집으로 출근을 하며 보살펴야 할 대상이 더 있었다면, 아이에게 상쾌한 감정을 전달하지 못했을 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 엄마의 커리어 및 자기개발
    자녀가 한명이고, 친정엄마의 도움을 받아 일을 지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온전히 제 일에 집중하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매일같이 현자타임을 갖으며 정신줄은 항상 집에 두고 출근을 하게됐고, 다른 생산적인 것을 할 에너지는 전혀 없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두돌이 되자, 조금씩 이전과 같은 에너지가 스물스물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일터에서도 다시 생산성을 갖게 되었고, 다시금 제 자신의 의미있는 인생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학창시절의 꿈이었던 박사과정에 발을 디디게 되기도 했구요. 양육, 일, 그리고 새로운 도전.. 자녀가 한명이라 가능했습니다.

<자녀 차원>

  • 아이 몫
    저희 부부는 맞벌이 수입이 수입의 전부이고, 다른 형태의 수입원이 전혀없는 생계형 맞벌이를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 명의의 주식계좌를 일찌감치 개설해서 조금씩 아이몫을 준비해줄 수 있었는데, 아이가 한명이라 이런 여유가 가능했던것 같습니다.
  • 사랑 많은 아이
    아이는 다행히 자신이 사랑을 듬뿍 받고있다는 것을 분명히 아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을 나눌 줄 아는 아이로 자랐습니다. 어린이집, 유치원 생활을 하면서 친구들과 그리고 선생님들과 아주 원만한 생활을 했고, 자신의 것을 나눠주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로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부모에게, 선생님에게, 친구에게 사랑을 언어로, 행동으로 표현을 잘 할 줄 압니다. 아이 덕분에 마음이 따뜻하지고, 세상에 감사하게 될 때가 참 많습니다.꼭 외동이라서는 아닐수 있겠으나, 아이가 부모의 온전한 관심을 필요로 하는 시기에 그것을 채워줄 수 있기에 용이한 환경임은 분명했습니다.

이렇게 오늘은 제가 6년간 외동딸을 키워본 경험을 통한, 외동 자녀의 장점이자 강점을 나눠보았습니다. 공감, 혹은 도움이 되셨는지요?다음시간에는 제가 생각한 외동의 약점을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2022.06.06. 티스토리 블로그 기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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