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학적 질적연구를 한다면 이 학교 이름 정도는 알아야지! – 듀케인 대학교(Duquesne University)-

미국 펜실베니아의 피츠버그에는 미국의 유일한 성령수도회(Congregation of the Holy Spirit) 소속 교육기관인 듀케인 대학교가 있습니다.

만약 현상학적 체험연구(질적연구)에 관심이 있다면, 이 대학교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왜냐!

경험과학을 하는 학계에서 현상학을 수용하여 탐구할 때 방법론적으로 많이 따르는 학자인 반 캄(van Kaam), 지오르지(Giorigi), 콜라지(Colaizzi)가 모두 이 듀케인 학교와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반 캄과 지오르지는 심리학의 “듀케인 학파”의 창립 멤버였고, 이곳에서 “심리학을 위한 현상학적 방법”을 공식화하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Adrian van Kaam (반 캄)

1920년도에 네덜란드에서 태어난 반캄은 가톨릭 사제이며, 성령수도회(Congregation of the Holy Spirit) 소속이자 신학교의 교수였습니다. 그러다 반캄은 미국 피츠버그의 성령수도회 소속 교육기관인 듀케인 대학교에 1954년에 파견이 되었는데, 신학(영성 형성)을 가르치기 위한 것인 줄 알았으나 도착하고보니 총장이 그에게 심리학과를 맡아달라고 했다고 했습니다.

심리학 경험이 없던 그는 이에 따라 미국 전역을 다니며 칼 로저스(Carl Rogers)와 에릭 에릭슨에게 심리학(Erik Erikson)을 배우고, 따뜻한 교제를 나누었으나

Karl Rogers
Person-Centered Approach,
인본주의&윤리적 심리학

Erik Erikson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단계

그들의 접근 방식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독일어, 프랑스어, 네덜란드어, 영어에 능통했던 반캄은 당시 영어로 충분히 번역되지 않았던 현상학에서 깊은 영감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는 “정말로 이해 받는다는 경험”에 대한 탐색을 통해 현상학을 적용하였고, 이것으로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교(Case Western Reserve University)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게 됩니다.

KAAM, A. L. (1959). Phenomenal analysis: Exemplified by a study of the experience of” really feeling understood”. Journal of Individual Psychology15(1), 66.
이 논문은 데이터베이스 “https://www.proquest.com/” 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이 연구로 인하여 반캄은 현상학을 심리학에 명시적으로 연결시켜 발전시키기 시작한 첫번째 연구자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그의 문헌에서 후설의 이름은 단 한 차례만 거명되고 있다고 하네요.

Amedeo Giorgi (지오르지)

Amedeo Giorgi

여전히 현역 교수로 샌프란시스코의 세이브룩 대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는 지오르지는 포드햄 대학교에서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맨해튼 칼리지와 듀케인 대학교에서 처음으로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그는 원래 양적 연구방법을 토대로 하는 정신물리학의 전문가였으나, 박사학위를 받은 후 그는 주류 심리학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게 되면서 대안적 방식으로 철학적 현상학을 채택하였고 현상학적 심리학의 영역을 개척했습니다. 반캄과 함께 심리학의 “듀케인 학파”를 창립하였으며, 한편 그는 반캄과는 달리 직접적으로 후설의 현상학을 언급하고 그 근본정신을 살려나간 학자이기도 합니다.

그는 여전히 심리학에 대한 현상학적 접근의 가치를 입증하는 논문을 계속해서 작성하고 있으며 칼 로저스(Karl Rogers)와 프리츠 펄스(Friedrich (Frederick) Salomon Perls, 게슈탈트 요법)와 같은 저명한 선구자들과 함께 인본주의 심리학 운동 역사에서 중요한 인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Paul Francis Colaizzi (콜레지)

지오르지의 제자인 콜레지는 듀케인 대학에서 심리학&철학의 학사&석사, 현상학적 심리학에 대한 박사를 받았으며, 이러한 연구를 종합해서 1973년에는 “심리학에서의 반성과 연구: 배움에 대한 현상학적 연구”라는 저서를 출간했습니다.

Colaizzi의 “Reflection and research in psychology”는 대학교 도서관에서 대출 가능합니다.

이 저서는 반캄의 방법이 지닌 한계를 보완하여 배움이라는 현상에 대한 경험적 심리학적 연구 수행 결과를 보여주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 절차가 다소 복잡하여 이 연구보다는 1978년에 발표한 논문에서의 방법이 주요 수용되어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Colaizzi, P. F. (1978). Psychological research as the phenomenologist views it. – 그런데 원문을 어떻게 읽을 수 있는지는 못찾았습니다). 콜레지 선생님은 2010년에 72세의 나이로 별세하셨네요.

정리

미국에서 심리학적 현상학이 붐을 일으켰고, 이것이 간호학에까지 흘러올 수 있었던 것(참고: 간호학이 현상학을 만났을 때)은 네덜란드 신학자이자 다국어에 능통했던 반캄 신부가 듀케인 대학교로 오게 된 것이 중요한 계기 중 하나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가 없겠습니다.

펜실베니아에는 듀케인 대학교가 있습니다.

Reference

Adrian van Kaam – Wikipedia

DanielBurstonPh.D. (2008) Adrian van Kaam, (1920–2007), , 36:1, 90-91,
DOI: 10.1080/08873260701829225

Amedeo Giorgi, PhD – University Professors Press

이남인(2005), 현상학과 질적연구, 한길사

2020년대에 임신을 한다는 것은 무엇을 경험하게 하는가? 임신 여성의 적응에 대한 현상학적 연구(논문 리뷰)

소개

본 연구는 국내의 여성이 임신에 적응해가는 현상에 대한 탐색 연구로, 임신 적응의 본질적 구조와 의미를 밝히기 위해 시행되었다.

연구 방법

  1. 연구 참여자: 임신 29주에서 39주 사이의 건강한 임산부 10명
  2. 자료 수집: 전화 인터뷰(임신과 관련된 전반적인 생각, 느낌, 기분, 감정, 생활사건, 일상생활, 배우자 및 태아와의 관계, 감정 및 어려움을 조절하는 방법 등)
    • 인터뷰 기간: 2018년 8월21일~2019년 4월 26일
  3. 자료 분석: Giorgi의 기술적 현상학
    • 1단계: 전체적 맥락과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 참여자 진술의 텍스트를 여러번 정독
    • 2단계: 연구자의 학문적 관점에서 참여자가 진술한 현상에 대한 의마단위 구분
    • 3단계: 나누어진 의미단위를 조합하여 주제화한 후, 연구자의 학문적 관심에 따라 ‘학문적 용어’로 변형.
    • 4단계: 도출된 각 중심의미를 통합 및 분류하고, 참여자의 관점에서 파악한 경험의 의미단위를 핵심상황으로 분류 및 체계화하여 상황적 구조를 기술함.
    • 5단계: 상황적 구조 기술문을 통합하여 전체 참여자의 관점에서 파악된 경험의 의미인 일반적 구조를 기술함.
  4. 연구자 준비
    • 제 1저자: 모성간호학 석사 및 박사, 질적연구 분석 및 연구방법론 수업 이수, 지역사회 여성의 산전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중재 경험 있음.
  5. 연구 타당성 확보: Guba와 Lincoln 와 Sandelowki의 엄밀성 확보 기준을 따름.

연구 결과

  1. 임신을 인지했을 때
    • 임신으로 인한 불안과 부담감, 당황스러움
      • 계획적으로 임신하였음에도 걱정, 심란함, 무서움.
      • 임신으로 아기에게 아내를 빼앗길 것을 걱정하는 남편.
      • 비계획 임신으로 부담, 놀람, 당황스러운 마음
    • 가족과 친구의 기쁨과 축하로 괜찮아짐
  2. 임신으로 여러 상황이 변화해 나갈 때
    • 신체적 변화에 적응하려는 노력
      • 오랜 입덧의 고통을 홀로 견딤
      • 임신 유지와 출산을 위한 건강 관리
      • 임신에 적응하기 위해 산모교실 참여
    • 임신으로 인한 심리적 어려움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
      • 임신으로 인한 부정적 감정을 억제하려는 마인드 컨트롤
      • 마음을 편하게 해주려는 가족의 지지
      • 사회 망을 통한 심리적 지지 획득
    •  임신으로 인한 재정 부담과 역할 변화에 적응하려는 노력
      • 임신, 출산에 필요한 재정적 부담감
      • 일과 아기 중에서 아기를 선택한 의식의 전환
    • 태아와 관계 맺기
      • 태아의 존재를 인정하고 태동에 의미를 부여함
      • 태아에게 엄마보다 더 적극적인 아빠
    • 아기를 중심으로 새로운 부부관계 적응
      • 부모 역할을 위한 동반자
      • 부부 간에 이해와 배려로 맞춰감
      • 아내를 더욱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남편
        • 남편의 위로와 공감이 필요함
  3. 출산이 다가올 때
    • 출산에 대한 막막함
      • 자연분만에 확신 없음
      • 부부가 함께 출산을 준비함
    • 출산에 대한 두려움
      • 임신 여성의 출산 두려움
      • 배우자의 출산 두려움
      • 출산 두려움 완화를 위한 산전 교육 참여
  4. 산욕기를 준비할 때
    • 도움이 필요한 산후 조리와 수유계획
      • 산후조리 계획을 세움
      • 자신없는 모유 수유
  5. 육아 대책을 세울 때
    • 상상 이상으로 벅차게 다가오는 육아
      • 육아 현실에 대비하지 않은 부모 역할의 막막함과 벅참
      • 독박 육아로 앞이 캄캄함
      • 믿을 만한 정보의 부족과 산전 교육의 실질적 도움
    • 아빠의 육아 참여 의지
      • 아빠들의 육아에 대한 의지와 걱정
      • 아빠의 육아 담당
      • 남편의 아기 돌봄과 애착 형성에 대한 아내의 바램
    • 직장 맘의 경력 단절과 육아에 대한 부담
      • 직장 맘의 경력 단절의 숨막힘과 우울
      • 직장의 업무 조장과 배려 필요

리뷰 소감

본 연구는 일반적인 여성이 임신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것을 Giorgi의 현상학적 방법론을 사용하여 탐색한 연구로, 임신을 한번이라도 직접 경험한 여성에게는 어찌보면 너무 당연한 것 같은 사실들의 나열로 보일 수 있겠으나,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에게는 임신에의 적응 현상을 이해 하는데 근거가 되어줄 것으로 보인다.

연구에서 도출한 임신 적응과정에서의 본질에서 신체적인 적응 과정은 잘 드러나지 않은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좀 아쉽지만, 정서적, 사회적인 차원은 잘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직장 맘”이라는 단어를 본질로 도출했고 이것이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만 보아도, 이 연구가 2020년대 여성의 임신 적응에서의 사회적, 언어적 현상을 생생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2050년대에는 지금의 이 연구가 드러내는 임신 적응 현상이 생경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나, 지금 이 시대를 살며 임신을 두 번 경험한 나로서는, 이 논문이 현상을 잘 반영했다고 평가한다.

Reference

고민선, 김지순, & 안숙희. (2020). 임신 여성의 적응에 관한 Giorgi 의 기술적 현상학 연구Korean J Women Health Nurs26(4), 346-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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