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가 마지막 날

90일의 병가를 마무리하는 날..
오늘은 몇번이나 울컥했고
자기 전.. 아이가 참다참다 울먹이며 엄마 회사 제발 가지마.. 라고 하는 소리에, 아이가 잠들때까지 숨죽여 울다가 밖으로 나와 펑펑 울었다.

막상 출퇴근을 하게되니, 아이와 함께하는 물리적 시간이 줄어드니.. 그게 그렇게 아쉽다.

더군다나, 다음주에 있을 공개수업때 복직 직후인지라 휴가를 내기 어려울수 있는 그런 상황이 닥치니.. 너무 괴롭다. 아이는 당연히 아빠가 올거라고 알고 있는데, 하필 병원에서 중요한 회의일정이 그시간에 겹쳤다는걸 오늘 알게 되었고, 내가 반차라도 못하면 할머니가 가야하는 상황이 되었다.. 하아..이런 상황 너무 싫다.

워킹맘으로서의 고민을 완전히 내려놓을수 있었던 시간이라 자유로웠고, 요 며칠은 아이를 유치원도 데려다줬고, 몇번은 데리러 가기도 할수 있어서 행복했다.. 이게 우리에겐 너무 특별한 시간이라는게 아이에게 미안하다.. 그냥 일상이면 좋을텐데..

이렇게 감정이 격해질때면, 일 자체에서 가치와 의미를 찾기도 어려워진다. 내가 왜 이렇게까지 일을 이어가야하나라는 고민이 들면서, 결국 돈때문인가 라는 세속적 결론에 도달하게된다. 어쩌면 가장 현실적인 결론이겠지만..

(2021.10.12. 구글드라이브 기록물)

누워있는 주

아이는 안양 할머니 할아버지 집으로 1박2일 놀러갔고~ 가는길에 보석십자수와 공룡 화석발굴놀이를 같이 보냈다. 할아버지가 아이랑 놀려고 준비해주셨다고..

집에서 같이 노닥거리면서 하면 좋은 것들인데.. 앉아서 오래 있지 못하는 입장이라서.. 아이에게 미안하다..

집에서 하루종일 누워서 드라마를 보고있고.. 가끔 앉거나 일어나 있는 시간은 하루 종일 다 합쳐도 한시간 반이 될까.. 허리는 어떻게 풀어도 아픈데, 어떻데게풀어야 안전할지도 몰라 항상 걱정된다.

난 체력적으로 아픈곳도 없고 건강한것 같은데, 이렇게 강제로라도 눕게 하신 데에는 이유가 있겠지.. 서서 자유롭게 걷고 운동하던 것이 정말 행복한 일이었음을 새삼 깨닫는다.

한편 내가 참..가만히 멍때리는 걸 못하는구나 싶기도 하다. 멍 때리는 시간을 거의 용납하지 못하고 드라마를 보거나 뭔가를 검색하고 있다. 생각이라는 걸 해야하는데, 그럴 시간을 참지를 못하는 습관 같은게 있다는 걸 알았다.
내일부터는 강제로라도 멍때리는 시간을 좀 가져봐야겠다.

OO는 나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
오늘도 나를 사랑한다는 이야기를 어찌나 풍성하게 해주는지.. 나를 보살펴준다고, 마트에서 떼쓰지 않겠다고, 엄마 허리아프면 가끔씩 잠깐 일어났다 누우라고, 엄마는 편하게 쉬라고.. 아이 스스로 아는 최선의 것들을 최선을 다해서 끄집어 내고… 심지어 아빠랑 엄마가 말하다가 말투가 좀 이상해지고 그럴때도 있지만 그조차 이해해보겠다고 한다.. 도대체 어디서 그런 생각을 하는걸까..

(2021.7.21. 구글드라이브 기록물)

누워있기 2일차

오늘은 어제보다 시간이 빨리갔다.

뭔가 생산적인걸 해야한다는 압박에서 약간 자유로워진것 같다.

일단 다음주까지는 아무것도 하지 말고 누워서 쉬는데만 집중해야할것 같다.

이후에는 보수교육 교육안 준비를 좀 하긴 해야하지만.. ㅜㅜ

집에있던 허리를 받쳐주는 마사지폼도 꽤 도움이 되고, 다리 공기압 마사지 기계도 중고로 사기로 했다.

피고임 회복에 좋다는 호박손 말린것과 연근가루도 주문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오대식 목사님의 고난주간 말씀을 유튜브로 보았고.. 찬양을 했다.

향유를 예수께 부은 마리아는, 자신의 최선의 것을 드렸다기 보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있는 그대로 믿은 진정한 자녀였다.

예수님의 말씀을 순수하게 있는 그대로 듣고 믿은..

PURE PATIENCE.

내가 고등학교때 야고보서를 읽고 감명을 받아 지었던 나의 이메일 아이디이다. 순수와 인내.
그때 나의 순수했던 영성을 다시 회복할 수 있기를..

생각해보니, 최근에 속으로 쉬고싶다 쉬고싶다 생각을 많이 했던것 같다. 나의 영혼이 쉼을 필요로 했었다.

몸이 반응을 하여 세상 강제적으로 쉬게되었으나, 이또한 은혜이고 주님의 뜻이 있을줄로 믿는다.

(2021.7.16. 구글드라이브 기록물)

피고임

내일이 드디어 진료다.

피고임이 좀 흡수가 되었을까..?

복직을 해도 된다는 소견일까, 더 쉬라는 소견일까.

달맹이는 건강하게 잘 컸을까..?

갑자기 좀 떨리고 긴장이 됐다.

임신이라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과정이었다니..

자몽이를 품고 있을때는 대학원 실습을 나가면서 아픈 아이들을 많이 봐야해서 마음이 힘들고 두려웠는데..그리고 양수가 적다고 하여 맘고생 심했었는데.. 다행히 건강하게 태어나주었다.

달맹이도 큰 이벤트 없이, 부디 건강하게만 태어나주길..♡

(2021.7.25. 구글 드라이브 기록물)

둘째 소식

달맹아
이제 엄마가 좋은 생각만 하고 좋은 것만 보고 좋은것만 들을께!!^-^

오늘은 엄마 회사에 너의 소식을 알렸어.

아무래도 한 여직원의 임신은 회사의 여러 배려를 필요로 하다보니까.. 그 관리자의 입장도 이해하는 입장에서 신경쓰이는 부분이 적지 않은게 사실이야.

당연하게 배려받아야 할 부분이지만, 주변의 희생을 요구하는 현 시스템이 부적절하지.. 임산부가 배려받아야 할 시간에 다른 인력의 지원이 추가되어야 형평성에 맞지 않겠어? 지금은 그냥 상부상조 할것을 암묵적으로 강요하고 있지.

하여간, 아이를 기다리는 동료들도 많고 하여.. 소식을 알리는데에 약간의 떨림과 긴장이 있었는데, 다행이 모두들 축복해주셨어♡♡

이제 너의 소식은 세상에 알려졌단다.

(2021.6.25. 구글 드라이브 기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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