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하는 코타키나발루 4박5일 결혼 10주년 여행 – 4일차- feat.샹그릴라 탄중아루 호캉스, 이마고몰, 선셋, 웰컴100%씨푸드

#1일차- feat.6월, 감기, 티웨이, 식스티3, 여행비용
#2일차- feat.가야스트리트, 선데이마켓, 이펑락사, 샹그릴라 탄중아루 탄중씨뷰,먹방, 도미노피자, 그랩, 여행비용
#3일차- feat.샹그릴라 탄중아루, 프라이빗 비치, 수영장, 먹방, 반딧불이 투어, 맹글로브 투어, 하이말레이시아, 6월 우기, 비오는 날의 석양.

벌써 4일차.

코타키나발루의 아침은 시원하고 맑았다.

아침에 일어나 새소리와 파도소리를 들으며 발코니에 앉아 있노라면, 낮의 그 찜통더위가 당황스러울만큼 시원했다. 오늘도 그랬다.

서아는 어제 반딧불이 투어를 하며 슬슬 살아나는 것 같더니, 아침 조식도 잘 먹어주었다. 특히 조식 뷔페에 서아가 사랑하는 잡채도 나와주어 고마웠다. 아이가 잘 먹어서 그런가, 남편도 오늘은 어제보다 조식이 더 먹을게 있어 보인단다. 어제는 세상 불평을 하더니만..아이가 살아나니 우리도 살아난다.

잡채 감사해. 이왕이면 매일 나와줬으면 좋겠어.
조식뷔페 영상 시청은 국룰..
영상 보는 아이들은 영락없이 Korean.
뭐.. 어쨌든, 뽀로로와 번개맨은 슈퍼영웅!

여행와서 계속 칭얼거리며 안아달라던 서아도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그래서 우리는 다행히 가족사진도 찍을 수 있게 되었다.

코타키나발루에서는 스냅작가를 불러 사진도 찍는다지만 남편에겐 좋은 카메라와 삼발이가 있었다. 그래서 몇몇의 추천에도 불구하고 카메라와 삼발이를 바리바리 싸들고 왔었다. 그동안의 서아 상태를 보면 진짜 예약을 해서 스케쥴을 잡았더라면 그 또한 부담이 되었겠더라. 다행히 적당한 컨디션에 적당한 날씨를 맞이했고, 기분이 썩 다들 괜찮은 날 아침..나름 챙겨온 이쁜 옷들을 입고 사진을 남겼다.

코타키나 발루로 오세요~~~
날아가자!
착륙하자!!
가족사진 찍기. 삼발이 기사님 화이팅!
삼발이 기사님. 조금만 더 화이팅!
드디어 한 컷 남김. 가족사진.

한참 사진도 찍고, 큰 나무 아래에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도 하고, 뛰어도 다니고.. 좋은 위치의 선배드에 자리잡고 이런저런 물놀이를 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드디어 좀 여유롭게 시간을 보냈다.

서우는 특히 물안경 쓰고 잠수하며 놀거나, 미끄럼틀 타는 걸 좋아라했다. 그런데 잠수 할 때마다 모자가 벗겨지니 서우는 귀찮다고 난리난리, 나는 얼굴 탄다고 잔소리잔소리.. 결국 서우는 얼굴이 아주 새까맣게 익고 타버렸고, 아이는 얼굴이 따갑다고 호소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가져온 비판텐이 도움이 된다길래 물놀이 후 얼굴에 듬뿍 발라주고, 수분팩도 해줬다. 난 당연히 아이가 하도 잠수를 해서 얼굴이 타버린건가 했는데..  나중에 보니 선크림 앞에 떡하니 써져 있는 글씨..

워셔블!!!!!????

하아.. 난 아무래도 딸 맘 자격이 부족하다. 심지어 나중에 알고보니, 코타키나발루 여행시에는 SPF 100+ 선크림이 필수품이었단다. 그 와중에 워셔블이라니.. 미안하다 큰딸..

바짝 타버리고 영문도 모르고 비판텐 쳐발쳐발 당하고 있는 큰딸.. 결국 얼굴도 얼룩덜룩 타버렸다..

한편 서아는 붕붕이 튜브를 타거나, 조약돌과 나뭇잎으로 소꿉놀이 하는 걸 좋아라했다. 낮은 물에 눕거나 엎드려 발장구 치는 것도 좋아했고, 음악이 나오면 둠칫 둠칫 춤을 추기도 했다. 쪼꼬미가 양손의 검지손가락을 하늘로 쭉 뻗고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춤출때 정말 귀엽다. 한참을 신나게 놀았는지 낮잠 타임에 선베드에서 옆에 끼고 누웠더니 금새 잠이 들었다.

신나게 놀고 금새 잠들어버린 귀염둥이

서아가 자는 시간은 나의 자유시간..잠깐의 여유에 멍도 때려보고, 그제서야 서우랑도 물놀이를 하려 했는데..!!

고놈의 귀염둥이가 금방 깨버렸다. 그러더니 방에가서 자자고 난리 난리..

얘가 잠자리에 이렇게 예민한 아이었다니..비행기에서도 그러더니 둘째는 제대로 “방”에서 “누워서” 자야 하는 아이었다. 지금은 홀딱 다 젖어있어서 방에서 자면 추울 것 같은데, 방에서 자자고 고집 고집 부린다. 일단 데리고 방으로 들어가긴 했지만, 하도 졸립다고 난리를 쳐서 도저히 나 혼자 씻기기도 어려울 것 같은 상황.. 결국 씻기기는 포기하고 아이 옷만 후딱 갈아 입히고, 나는 수영복 위에 샤워 가운을 대충 걸치고 수건을 베개 삼아 누워 아이에게 팔을 대어 주었다. 아이는 금새 깊게 잠들었다.

아이 낮잠 후 우리는 두 가지 중대한 과업을 남기고 있었다. 하나, 기념품 쇼핑. 둘, 코타키나 발루 선셋 바라보기.

오늘은 어쨌든 외출을 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니, 한국에 돌아가 나눠 먹을 간식거리를 좀 사야 했다. 부모님도 드리고, 회사 동료에게도 주고. 남편은 아이와 다니기 쾌적한 쇼핑몰이이라는 이마고몰을 선택했다. 이마고몰은 샹그릴라 리조트에서 그랩으로 한 10분 정도 걸렸는데, 우리나라의 스타필드 같은 백화점이었고 상당히 깨끗하고 넓었다. 우리는 기념품으로 사갈 간식거리로 멸치과자, 밀크티, 커피 등을 샀고, 서우는 할머니가 주신 용돈으로 산리오 쿠로미 플랙스를 했다.

깔끔하고 시원했던 이마고몰.
2층 토이저러스 옆에 산리오 러버의 천국이 있음.괜찮은 가방을 4만원 돈 주고 샀음 (진위여부는 알수없음).

실은 제대로 된 아메리카노를 못먹은지 4일째인 우리는 이마고몰에 스타벅스가 있다는 것을 알고 쾌재를 불렀었다. 그런데 결국 어디있는지를 못 찾았았고, 선셋을 40여분 앞둔 지금, 아메리카노의 여유는 사치였다. 결국 오늘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포기. 한국 가서 실컷 먹자.

실제로 돌아오는 길은 러쉬아워에 걸려 갈 때보다 30분 정도 더 걸렸고, 그랩 비용도 올 때의 두배 정도 들었다. 근데 그래봐야 7천원. 기름이 나는 나라라 그러더니 택시비가 저렴하긴했다. 어쨌든, 예상치 못한 러쉬아워에 그랩에서 발을 동동거릴 수밖에 없었지만 다행히 우리는 선셋 전에 도착할 수 있었고, 사람들은 바닷가 근처에 모여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옹기종기 모여 선셋을 바라보는 사람들

우리도 테라스를 나가 선셋을 바라보았고, 수평선까지 뻗어있는 구름은 이 하늘이 얼마나 넓은지를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당분간은 보지 못할 이 석양은 많이 아름다웠다.

해가 바다로..바다로..
해가 바다로..바다로..
선셋 앞에서 모녀
선셋 앞에서 우리 가족.
feat. 해돋이 아님.
샹그릴라 탄중아루 탄중씨뷰 테라스룸에서 바라보는 선셋

한참 해 지는 것을 바라보며 감상에 젖으려는데, 갑자기 서아가 목에 뭐가 걸렸다며 손가락을 자꾸 입으로 넣으며 헛구역질을 하기 시작했다. 아까 사탕을 씹어먹더니 조각이 목에 붙은 걸까.. 한참을 달랬는데, 결국 아이는 기어이 살짝 토를 해버렀다. 하아.. 아직 선셋은 진행중이구만.. 결국 나는 아이를 데리고 부랴부랴 들어가서 씻겼고, 나는 젖은 옷을 갈아입었다. 그리고 아이는 주문한 시푸드의 맛도 못 보고 잠이 들어버렸다.

그래도 우리는 먹을 건 먹어야지. 우리는 굳이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서 또 고생하지 말고, 그랩으로 씨푸드를 주문해서 먹기로 결정했었다. 그래서 원래 웰컴씨푸트라는 곳에 주문을 하려고 했는데, 선셋이 지나고나니 늦어져서인지 더 이상 배달을 받지 않는게 아닌가? 결국 “웰컴 100% 씨푸드“(?)라는 곳에 주문을 했는데, 오호! 가리비인가 조개인가 하여간 shell with chili 요리가 아주 끝내줬다! 진짜 맛있었고, 밥을 비벼먹으니 진짜 꿀맛!! 결국 그 요리는 배부른데도 한번 더 시켜먹었다. 이 요리는 그냥 웰컴씨푸드나 유명한 창천씨푸드? 라는 곳에는 없는 메뉴라는~(남편의 주장이 있었으나, 사실관계 확인요함)

씨푸드를 먹는데 우리도 여유를 부리고 싶어서 무한도전 레전드를 보면서 먹기로 했다. 실은 서우랑 처음으로 같이 보는 무한도전이었는데, 서우가 정준하가 외계인 목소리를 내는 걸 보며 진짜 재밌다고 배꼽빠질듯이 낄낄거리며 웃겨하더라. 서우가 웃겨하는게 더 재밌었다는..이제 같이 무도멍 할 때가 됐나보다. 무도멍 하며 맛있는거 먹는건 정말 꿀맛이지.

무도멍 하며 먹는 웰컴 100% 씨푸드.

이제 진짜 마지막 날의 밤!!

여행을 가면 남편이랑 테라스에서 맥주라도 한 캔 하며 쉴틈이 있겠지 하였으나, 결국 4일 내내 하루도 그런 여유는 주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새벽, 서아가 다시 열이 나기 시작했다.

아까 안 씻고 머리가 좀 젖은 상태로 낮잠 재운 것이 치명적이었을까.. 여행 와서 노느라 빼 먹고 못 먹인 약이 치명적이었을까.

어쨌든 얘는 목이 부어서 목에 뭐가 걸린 것 같다 한 것이 분명해졌다. 결국 아이는 새벽에 약을 한번 더 먹고서야 괜찮아졌다.

우리의 코타키나발루 여행기는 나중에 돌아보았을 때 비극일까 희극일까?

<여행비용: 4일자 지출>

그랩(샹그릴라-이마고몰): 3,791원
그랩(이마고몰-샹그릴라): 7,291원
기념품(환전한 돈 다 쓰고 추가도 더 쓴 돈): 17,607원
100%웰컴씨푸드(이것저것 잔뜩): 54,595원
100%웰컴씨푸드(관자요리 추가): 19,662원

모든 것은 아름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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